한국사회복지사협회 성명서

사회복지시설 설치·운영자 및 시설의 장이 종사자, 거주자, 이용자에게 종교행위를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사회복지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결국 제안 의원들이 스스로 철회했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이하 협회)는 지난 5월 10일 ‘특정 종교 강요 행위 방지’를 포함하는 내용의 사회복지시설 윤리경영과 사회복지사 등 직원의 인권 보장 촉구 공문을 전국 사회복지법인 및 사회복지시설에 안내한 바 있다. 9월 19일에는 이번 개정법안 지지 성명을 내고 ‘종교 자유 침해 방지’라는 당연한 취지의 법안에 논란이 발생하는 것에 유감을 표하고 통과를 응원해 왔다. 일련의 과정에도 불구하고 결국 철회라는 참담한 결과로 이어진 것에 다시 한 번 깊은 유감을 표한다.

물론, 이미 「근로기준법」 제6조(균등한 처우)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신앙을 이유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 거주자 및 이용자 역시 종교인 시설장이 당사자 동의 없이 종교후원금을 내게 하는 등의 사례가 적발돼 국가인권위원회를 통해 시설 특별 지도 감독 및 행정처분 권고를 받는 일이 실제 벌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협회가 이번 종교 강요 금지 법안에 기대를 걸고 통과를 응원해 온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국제적으로 사회복지사는 종교를 이유로 차별 대우를 하지 않는 것을 기본적 윤리기준으로 삼고 그 가치를 지켜야 할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둘째, 「사회복지사업법」을 근거로 설치하고 운영을 위탁받은 법인·시설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목적은 사회복지사업 그 자체에 있기 때문이다. 덧붙여 지방자치단체도 사회복지시설에서의 종교 강요 행위가 심각함을 인지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제안 의원들이 스스로 철회한 것이라지만, 주목할 점이 있다. 지역구 종교시설 및 종교지도자, 교인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고, 집단행동으로 제안 의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했다. 제안 의원실 관계자들도 법안철회를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언론을 통해 조명되고 있다. 나아가 일부 의원실에서는 ‘앞으로 종교 관련 법안은 힘들 것 같다’는 패배감마저 포착된다.

협회는 회원들의 우려와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며, 사회복지사 관련 법 제․개정 활동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 또한 ‘특정 종교 강요 행위 방지’를 포함하여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거주자, 이용자의 인권보장이 이루어지는 사회복지 현장 조성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하겠다.

2018. 10. 17.
한국사회복지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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