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특수학교 폭력 “안전한 학교 보내고 싶다”
끊임없는 특수학교 폭력 “안전한 학교 보내고 싶다”
  • 하세인 기자
  • 승인 2018.10.22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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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 “국공립전환, 특수교육정책 대전환 등 근본적 대책 마련해야”
연이어 발생한 특수학교 폭력 사태로 부모들이 22일 청와대 분수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아이가 있는 교실만 감옥 같았습니다. 아이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교사가 문을 잠그고, 아이들은 창틀에서 보고만 있었습니다.

사건이 발생해 학교에 가 CCTV를 확인했습니다. 아이가 겁에 질려 떨고 있는데 교사가 사각지대로 데려가 때리고… 아이가 주저앉자 계속해서 구타했습니다. 우리 아이는 교사의 화풀이 대상이었습니다.

-교남학교 피해자 부모-

장애학생의 과잉행동을 물리적 힘으로 제압하는 교사, 장애학생을 사랑으로 돌보지 않는 교사, 잘 알아듣지 못하고 산만하다는 이유로 연구도 강의도 없이 시간만 보내는 교사들은 교단을 떠나주세요.

학교에서 인간이 아닌 짐승만도 못한 존재로 취급당하고 있는 장애학생들의 상처는 누가 보상한단 말입니까.

장애학생을 키우는 일이 힘든 것이 아니라 장애학생에 가해지는 폭력과 냉대에 더 견디기가 힘듭니다.

-인강학교 학부모 대표-

특수학교 내 장애학생에 대한 폭행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부모들이 이를 규탄하고 나섰다.

강원도 태백 미래학교의 교사에 의한 성폭행, 서울 인강학교의 사회복무요원의 상습 폭행, 서울 교남학교의 교사에 의한 아동학대와 방조 등 특수학교에서 장애학생을 상대한 폭행사건이 연이어 밝혀지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없는 사회를 향해 부모들이 “장애가 있는 학생이 안전한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전국통합교육학부모협의회 등은 22일 서울 청와대 분수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학생을 상대로 일어난 폭력 사태 해결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립특수학교 국·공립 전환, 도전행동 장애학생 위한 행동지원체계 구축 등 대책 마련 촉구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부모들은 폭력사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사립 특수학교를 국·공립 특수학교로 전환 추진 ▲도전행동이 있는 장애학생을 위한 행동지원체계 구축 ▲특수학교 아닌 일반학교 통합교육 실현을 위한 특수교육정책의 대전환 등을 요구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대표는 “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교사 순환이 없는 폐쇄적인 사립 특수학교.”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립 특수학교를 국·공립 특수학교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 대표는 “최근 폭행 사건이 발생한 학교의 공통점은 사립 특수학교다. 이곳은 한 번 취업을 하면 평생 그 직장을 다니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이 때문에 장애학생이 폭행을 당하는 것을 봤음에도 묵인하고 방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처럼 학교 폭력이 발생되고, 적절한 대응 체계를 구축하지 못하는 등 운영 역량과 자질이 의심되는 사립 특수학교에 대해 교육청이 직접 나서 국·공립 특수학교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며 “나아가 다른 사립 특수학교도 빠른 시간 내 국·공립 특수학교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도전행동이 있는 장애학생을 위한 행동지원 체계 구축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윤 대표는 “특수교육법을 만들 당시 행동지원센터를 설치한 외국 사례를 들며 설치를 요구했지만,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인강학교 CCTV를 보면 도전행동이 있는 장애학생들은 수업에서 배제돼 사회복무요원에게 감금과 폭행을 당했다. 교육부에서 근본적 해결을 위해 행동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특수학교와 특수교육지원센터 내 행동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하고, 행동분석전문가, 심리상담 전문가 등을 배치해 도전행동을 지원·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특히 특수교사를 대상으로 행동지원 상담 제공과 관련 교육·연수 실시 등을 통해 특수교사가 도전행동이 있는 장애학생을 수업 시간 내 효과적으로 지도할 수 있도록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계속해서 폭행사건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특수학교로 갈 수 밖에 없는 것에 대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통합교육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윤 대표는 “사립 특수학교 내에서 폭행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부모들은 ‘학교에 보내고 싶다’며 무릎까지 꿇고 특수학교 설립을 원하고 있다.”며 “통합교육의 현장에서 특수학교로 전학가야 하는 이 현실이 우리의 현실이며, 이는 국내 사회 내 통합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분리된 장소에서 교육이 이뤄지는 특수학교가 아닌 통합된 장소에서 이뤄지는 일반학교 통합교육이 실현될 수 있도록 특수교육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정부는 완전 통합교육 실현을 위한 목표와 청사진, 재원조달과 특수교사 충원 방안을 제시하고 국회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전부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통합교육학부모협의회 오수미 대표는 “저학년부터 통합교육이 잘 이뤄져야 사회 나가서 진정한 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 대표는 자신의 사례를 들며 “통합교육을 시키려 아이를 초등학교 입학시킬 당시 들었던 이야기는 ‘특수학교로 가면 되는 것 아니냐’였다. 또 아이를 가르치는 교사에게 ‘우리 아이 성향은 이렇습니다’라고 했더니 ‘이 아이만 신경 쓸 수 없다’고 했다.”고 토로하며 “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학교에서 나누고 있는 것이다. 장애학생이 특수학교를 다니다 갑자기 사회에 던져지면 일상에서 통합된 생활을 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통합교육의 촉진을 위해 특수학교를 점진적으로 일반학교로 전환하는 등의 정책이 수립돼야 하며, 특히 혅 문제가 되고 있는 사립 특수학교를 중심으로 일반학교로 우선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한편 이날 이들은 ‘폭력없는 학교’가 적힌 상자에 꽃을 넣는 퍼포먼스를 진행했고, 그 뒤 ‘특수학교 폭력 사태 관련 정책 제안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들은 특수학교 폭력 사태 관련 정책 제안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