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영학자 테일러(Frederick W. Taylor)은 과학적 관리론(科學的管理論)을 개발하였다. 100년이 지난 고전이론이지만, 경영학뿐만 아니라 행정학과 교육학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테일러는 노동자들의 생산성에 주목하고 이를 향상시키기 위해 시간분석, 동작분석을 실시하였고 표준화된 작업절차를 제시하였다. 그리고 표준화된 실적에 따라 능률급제를 주장한다.

테일러의 시대는 문맹자가 많았다. 때문에 일하는 사람(Do‘er)과 기획하는 사람(Think’er)으로 분류하였으며 기획하는 사람은 기획관리라는 직무에 종사하고, 일하는 사람은 오로지 주어진 매뉴얼대로 일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이것이 바로 관리주의와 기능주의의 모태가 되었으며 사회복지에도 영향을 주었다. 오늘날 사회복지 현장을 보면 조직운영 측면으로 보면 기능주의 방식, 기술적으로 보면 사례관리로 자리하고 있다.

사회복지 시설유형은 기능주의 방식으로 분류된다.
장애인, 아동, 노인, 한부모 등으로 시설유형이 분리되는 이유는 보건복지부, 기초자치단체의 조직이 그렇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발생되는 문제는 일 떠넘기기이다. 장애인에게 문제와 욕구가 있으면 장애인 부서에서 담당한다. 그러나 욕구와 문제의 사례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아동장애인이면서 한부모 가정은 어느 부서가 담당할까? 기능주의의 폐단이 만들어진다. 사회복지조직으로 이 문제가 옮겨지면 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욕구와 문제 해결 외에도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조직은 기획팀 혹은 전략팀을 만들기 원한다. 기능주의 시각에서는 매우 필요한 부서이다. 하지만 기획전략은 모두의 일이다. 굳이 해당 부서가 있어야만 돌아가는 업무는 아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조직한다. 하지만 정작, 그 만큼의 일은 없다. 그러니 각양각색의 종합적인 업무들이 주어진다.

사례관리는 관리주의 방식이다. 사례를 관리한다는 이 단어의 조합은 결코 조화롭지 않다. 지역과 사람은 관리하여야 되는 대상이 아니다. 이러한 오랜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례관리는 공공이나 민간에서 우리의 전문성을 확인시켜 줄 기술로 지지받고 있다. 

테일러의 관리주의 방식에 따른다면 사례는 Do‘er이고 관리는 Think’er이다.

미국의 레이건 정부 시절에 만들어진 사례관리 기술은 정상화(Normalization) 원칙에 따라 다수의 사회적 약자의 공간이 지역사회로 옮겨지자 어떻게 하면 ‘자원들을 그들에게 효율적으로 연결할까?’ 라는 고민에서 나온 것이다. 즉, 사람이 아니라 자원을 관리한다는 개념이 더 짙다. 

승근배 계명복지재단 양지노인마을 원장<br>
승근배 계명복지재단 양지노인마을 원장

사례관리는 이론이 아니라 자원을 연결하고 관리하는 기술에 가깝다. 사회복지실천론의 한 부분에서, 또는 지역사회조직론의 한 부분에 다루어져도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학 선택과목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이 측정되고 분석되고 관리되어야 한다는 관리주의 방식의 맹신이다.

우리는 공공조직이 아니라 비영리민간조직이다. 그러나 기능주의와 관리주의 방식 속에서 일하는 현장은 그 틀 속에 갇혀 있다. 보다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조직이어야 하나 그 틀 속에서 있다보니 지역과 사람과의 만남이 부자연스러워지는 것이다. 

급변하는 인간과 지역의 욕구에 대응하는 변환이 필요하다. 기능적 조직은 ‘매트릭스 조직’(Matrix Organization)으로 변환되어야 한다. 주어진 기능대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능동적 적응을 하여야 한다. 

관리주의는 ‘권리’주의로 변환되어야 한다. 사례나 자원이 관리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권리와 지역사회의 고유성이 인정되고 지켜져야 한다. 어떠한 변환을 고민할 것인가는 리더의 몫이다. 

미래사회는 기능적으로 관리하려는 리더보다는, 사람과 지역의 변화를 직시하고 변환하려는 리더를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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