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한국시각장애인도서관협의회와 함께 ‘제92주년 점자의 날’ 기념식 개최
92년 된 점자,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 아직 열악

'제92주년 점자의 날 기념식'이 2일 이룸센터에서 열렸다. ⓒ조권혁 기자
'제92주년 점자의 날 기념식'이 2일 이룸센터에서 열렸다. ⓒ조권혁 기자

시각장애인들의 언어인 점자 탄생 92주년을 맞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한국시각장애인도서관협의회가 2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제92주년 한글점자의 날 기념식’을 가졌다.

이번 기념식은 송암 박두성 선생이 1926년 11월 4일에 반포한 대한민국 유일한 점자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고, 점자를 비장애인에게도 널리 공유할 기회의 장을 마련하고자 열렸다.

송암 박두성 선생은 민족문화를 말살하던 일제하에서 '조선 사람이 일본 점자로 공부할 수 없다'며 한글점자의 창안에 몰입하신지 3년여 만에 한글점자를 완성해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번 점자의 날 기념행사 세부 내용으론 경과보고와 유공자 포상, 점자의 날 기념 세미나가 이룸센터 이룸홀에서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 이우성 실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조권혁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 이우성 실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조권혁 기자

행사를 주최한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홍순봉 회장은 “점자는 흰 지팡이와 더불어 시각장애인의 재활과 자립의 상징이다.”며 “지난 2017년 점자법이 제정됐지만, 아직도 점자사용 환경은 아직도 열악하다.”며 공공기관에서의 점자 문서 제공 의무화, 점자 정보화 추진 등 점자의 사용 환경 개선을 위해 각 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또한 이날 행사에 참여한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 이우성 실장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시각장애인들의 점자 사용 권리를 신장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하며 “올해에는 점자와 점자 문화의 발전과 보존을 위한 5개년 계획인 제1차 점자발전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앞으로 점자 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튼튼히 하고 점자 교육과 연구가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는데 힘써보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꾸준한 점자의 발전, 하지만 일생 생활 속 점자 보급률은 현저히 낮아

발언하고 있는 강원명진학교 박성수 교사 ⓒ조권혁 기자
발언하고 있는 강원명진학교 박성수 교사 ⓒ조권혁 기자

기념행사 종료 후 '디지털 시대의 점자와 정보접근'을 주제로 진행된 세미나에서 강원명진학교 박성수 교사는 “PC 사용의 보편화를 통해 점자에도 큰 발전이 있었다. 공급자에게는 점역에 소요되는 시간과 인력을 줄여 경제적으로 점역 결과물을 공급할 수 있게 됐으며, 동시에 수요자의 경우 이른 시간 안에 결과물을 받아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점자 발전에 대해 언급했다.

하지만 점자의 꾸준한 발전에 반해 일상 생활 속에서 점자 보급률은 현저히 낮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 교사는 “이동을 하는 데 있어 좌석 번호를 혼자 찾을 수 있어야 하며, 은행 ATM 기계와 민원서 발급과 같은 개인정보와 관련된 것도 혼자 찾을 수 없는 현실.”이라며 점자와 일상생활 속에서 편의시설 간의 연동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찬가지로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이연주 정책팀장 역시 “사실 점자를 이용해서 주변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없다. 일상생활에서 점자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은 꾸려지지 않는 상황에서 점자 이용률을 언급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이룸센터 마당에서는 비장애인도 점자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 점자도서 및 촉각 도서 전시 ▲점자스티커 및 명함제작 ▲시각장애 체험 등의 부스를 마련해 많은 사람의 참여를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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