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넘어 '고령사회’된 韓… “장애유형 고려한 ‘장애노인’대책 절실”   
‘고령화’넘어 '고령사회’된 韓… “장애유형 고려한 ‘장애노인’대책 절실”   
  • 손자희 기자
  • 승인 2018.11.26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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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고령 발달장애인∙뇌병변장애인 중심의 정책 방향 토론회 열려

OECD국 중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로 이미 ‘고령사회’에 접어든 한국.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데 이어 18년 만에 고령사회로 들어섰다. 24년이 걸린 일본과 비교해도 매우 빠른 속도다.

지난 7월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 수는 738만여 명으로, 처음으로 고령사회 기준인 14%를 넘어섰다. UN은 이 비중이 7%가 넘으면 '고령화사회', 14%가 넘으면 '고령사회', 20%가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구분한다. 이대로 가면 5년 뒤인 2023년에는 초고령사회가 되고, 2060년에는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4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처럼 빠른 고령화 속도에 대해 노후대비는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65세 이상 장애인구, 전체 장애인의 무려 ‘절반’수준…대책마련 시급

특히, 2017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장애인구의 비율은 46.6%로, 전체인구 13.8%에 비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건복지부 연도별 등록 장애인 현황을 살펴보면 현재 우리나라 전체 장애인 중 60세 이상 장애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 39.6%에서 2005년 45.9%, 2016년도 54.6%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 중 65세 이상도 2007년 32.7%, 2011년 38.8%, 2016년 43.4%(약 1,089,796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전체 고령장애인의 증가와 더불어 고령 발달장애인의 수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 발달장애인 인구는 2010년 5,388명에서, 2017년 9,030명으로 증가했으며, 50세 이상은 2010년 2만5,498명에서, 2017년 4만1,939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 장애인’을 위한 정책이 없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한국장애인부모회,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실이 지난 23일 오전 11시부터 이룸센터 교육실에서 ‘고령 장애인과 돌봄 제공자의 욕구조사 및 정책지원방향’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고령장애인과 돌봄제공자의 욕구 및 정책 방향 토론회 ⓒ손자희 기자

고령발달장애인에 맞춘 연령기준 필요… 소득보장과 주거, 보건, 고용뿐만 아니라 ‘돌봄’에 대한 정책필요 목소리

이날 토론회는 김성천 중앙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심석순 부산장신대 교수가 ‘고령 장애인과 돌봄 제공자의 욕구조사 및 정책지원방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앞으로의 정책 지원방향에 대해 제언했다.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 이상진 과장, 영등포장애인주간보호센터 권유상 원장,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김태현 실장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고령장애인과 돌봄제공자의 욕구 및 정책 방향 토론회 ⓒ손자희 기자

9개 지역(서울시, 부산광역시, 대구광역시, 경기도, 충청북도, 전라북도, 경상북도, 경상남도, 제주특별시)의 40세 이상 고령 발달장애인과 뇌병변장애인 476명, 돌봄제공자 300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9월까지 양적조사하고, 40세 이상 고령 발달장애인과 뇌성마비장애인 10명, 돌봄제공자 5명에 대해 양적 조사 내용을 기반으로 면담한 결과에 따르면, 고령 발달장애인이 ‘노인’으로 생각하는 평균 연령은 58.1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만 65세를 일괄적 기준으로 적용하는 장애인 정책이 현실성 있는 연령기준을 마련해 야 한다는 것을 드러낸다.

심석순 교수는 “장애를 고려해 노인 연령 규정을 비장애인 대비 15세~20세 하향 조정해야 하며, 개별 장애 유형과 정도 등을 고려해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석순 부산장신대 교수 ⓒ손자희 기자

이에 대해 소득보장과 주거, 보건, 고용, 돌봄의 영역에서 정책마련이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매월 필요한 최소 월평균 생활비는 99.6만 원이었지만, 실제 사용하는 월평균 생활비는 59.6만 원으로 현재 월평균 생활비가 충분한가에 대한 질문에 59.1%가 전혀 충분하지 않거나 충분하지 않은 편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심 교수는 고령 발달장애인의 조기노화를 고려해 국민연금의 노령연금 수급 연령 기준을 특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령 장애인은 우울, 불안 등 정신과질환을 가장 많이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성인기 이후 발달장애인과 뇌병변장애인에게 종합적인 조사와 표준매뉴얼 등 같은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돌봄제공자의 경우 1주 ‘50시간 이상’제공자는 ‘어머니’가 56.3%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형제∙자매’47%로 조사됐다. 돌봄 제공자가 생각하는 장애인의 조기 노화시점은 평균 44.6세로 ‘40세~49세’응답자가 43.8%로 가장 많았다.

가족 돌봄자들은 휴식이 ‘부족하거나 매우 부족’하다는 응답이 51.9%로 높았고, 그 중에서도 형제자매 73.7%, 배우자 52.7%, 어머니 52% 등의 순으로 휴식이 부족하다고 조사됐다.

따라서 돌봄제공자에 대한 정기휴식과 종합 건강검진 지원 등에 대한 종합계획이 수립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영국의 경우, 16세 이상의 장애인이나 지속적인 간병 또는 보호가 필요한 사람을 주 35시간 이상 돌보는 돌봄제공자에게 자산조사 없이 주급이나 2주에 1회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며 이러한 제도를 우리나라에 잘 반영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장애인부모회 정기영 회장 ⓒ손자희 기자

이에 대해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김태현 정책실장은 “지난 15일에 있었던 고령장애인에 대한 토론회가 장애인에게 초점이 맞추어 졌다면, 이번 토론회에서는 당사자와 돌봄제공자까지 포함하는 지원책에 대한 모색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등포장애인주간보호센터 권유상 원장은 “고령 발달장애인에게는 소득보장과 주거, 보건, 돌봄, 고용은 복지 범주에서 운영해야 한다.”며 “고령 발달장애인이 스스로 소득을 창출하고 주거, 보건, 고용을 해결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고령 장애인을 돌보는 부모 문제도 함께 해결하지 않으면 고령장애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장애인당사자와 그 가족 모두를 위한 복지가 이루어져야 함을 피력했다.

한국장애인부모회 정기영 회장은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고령장애인과 그들의 돌봄 제공자가 처한 문제(돌봄 스트레스, 피돌봄자에 대한 미래계획 등)나 욕구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가 수행된 적이 없고 해당 정책도 수립되고 있지 않다.”며 “증가하는 고령 발달장애인과 고령 뇌병변장애인 그리고 그들의 돌봄 제공자를 위한 올바른 정책지원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실태와 욕구조사가 절실하다.”며 이에 대한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