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각장애인 영화관람권 관련 항소심… “정당한 편의제공의 원칙 확대되길”

자막과 수어통역이 동시에 제공된 첫 재판이 진행됐다.

청각장애인들의 재판 방청에 법원이 수어통역과 자막을 제공, 정당한 편의 제공에 대한 원칙을 보여준 선례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시·청각장애인의 영화관람권 보장을 위한 차별구제청구소송과 관련, 영화관사업자 측이 제기한 항소심이 진행됐다.

지난 2016년 2월 17일 영화관 사업자(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를 상대로 시·청각장애인 영화관람권 보장을 위한 차별구제청구소송이 제기, 지난해 12월 7일 2년여 간의 공방 끝에 영화관사업자는 시·청각장애인의 영화관람권을 보장하라는 취지의 판결이 나온바 있다.

하지만 영화관 사업자(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인 피고들은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 2심 재판이 시작됐다.

준비절차를 거쳐 지난 22일 2심의 첫 변론기일이 진행된 가운데 청각장애인 20여 명이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참석했고, 이에 법원에서는 방청에 참여한 청각장애인들이 재판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재판과정에서는 처음으로 수어통역과 자막(속기지원)을 동시에 제공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추련)에 따르면 이는 1심 때 수어통역 혹은 자막을 선택 지원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장추련은 “수어의 특성상 빠르게 절차가 진행되는 법정에서 어려운 법정용어를 수어로 표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또 자막만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법정의 상황이 있을 수 있어 1심에 참여한 청각장애인 원고들은 수어통역과 문자통역 중 한 가지만 선택하여 편의제공을 받을 수 있는 것에 답답함을 느껴왔다.”며 “두 가지 편의제공을 법원에서 모두 제공했던 이번 재판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방청에 참여한 청각장애인들은 자막(속기지원)과 수어통역 두 가지 편의제공을 통해 재판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이 없었다며 매우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그간 청각장애인 원고가 참석했을 때에만 제공되던 편의제공을, 방청에 참여한 청각장애인에게도 동일하게 제공했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장추련은 “청각장애인의 선택권과 정보접근권을 보장한 법원의 이번 편의제공의 절차와 과정에 대해 매우 환영한다.”며 “앞으로 이와 같은 사례가 더욱 확대돼 장애인이 관련된 재판과정에서 당사자가 배제되지 않도록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검토와 지원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어 “모든 민·형사사법절차에서 장애인에게 제공되는 정당한 편의제공의 원칙이 이번 사례를 계기로 더욱 폭넓게 확대 될 수 있도록 법원과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검토를 요청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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