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총장 “과거 검찰이 진상규명 못하고 현재까지 불행한 상황 유지돼 마음 깊이 사과”

27일 문무일 검찰총장은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들을 만나 사과를 전했다.

“형제복지원에서 일어난 강제노역, 폭행 등 인권유린에 대해 당시 검찰이 인권침해 실상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고, 피해사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못하고 현재까지 유지되는 불행한 상황이 발생한 점에 대해 마음 깊이 사과드린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을 만나 직접 사과했다.

피해생존자 증언을 들으며 눈물을 보인 문무일 검찰총장.

이날 형제복지원 피해자 30여 명과 만난 문 검찰총장은 피해생존자들의 증언을 들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대검찰청과거사위원회에서는 형제복지원 피해사건이 국가의 책임이라며 추가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 검찰총장에게 비상상고 신청 등을 권고했다.

이에 문 검찰총장은 지난 20일 법원 판결에 법령위반이 있다며 사건을 대법원에 비상상고 했다.

문 검찰총장은 “과거 정부가 법적 근거 없이 내무부 훈령을 만들고,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국가 공권력을 동원해 국민을 형제복지원 수용시설에 감금했으며 더불어 강제노역을 시키며 폭력행사 등 가혹행위를 가해 인권을 유린했다.”며 “당시 김용원 검사가 형제복지원 수사를 진행했고 기소했지만, 검찰의 외압에 수사를 조기종결하고 기소한 사건 마저도 재판과정에서 관련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다. 이는 민주주의라 할 수 없다.”고 잘못됐던 당시 상황을 인정했다.

이어 “과거 검찰이 진상을 명확히 규명했다면 형제복지원 피해자 전부 인권침해 사실이 밝혀지고, 인권침해에 대한 적절한 후속조치도 이뤄졌을 것.”이라며 “이 자리만으로 부족하지만 형제복지원 피해자의 아픔이 회복되길 바라며 피해자와 가족에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다시 한 번 사과를 전했다.

아울러 “인권이 유린되는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검찰 본연의 역할에 진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피해생존자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전하고 있다.

이에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모임 한종선 대표는 “30여 년이 흘렀지만, 이렇게 직접 찾아와 준 것은 검찰이 검찰다운 모습으로 개혁하겠다는 의지로 환영하지만, 사과와 비상상고만으로는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그 어떤 누구도 자신의 억울함을 풀 수 없다.”며 심경을 전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형제복지원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검찰차원에서 목소리 내 줄것을 요구했다.

이어 한 대표는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을 검찰차원에서 강력히 요구 ▲시설 이용 인권유린사건 등 모든 인권유린사건에 대한 범죄자에 강력한 법적구속 처벌 ▲윗선의 외압, 정치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검찰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 뒤 피해생존자에 끊임없는 사과와 개혁된 검찰의 자세 등의 요구를 담은 요구안을 전달했다.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특별법 제정과 진상규명 숙제 아직 남았다"

특히 한종선 대표와 최승우 활동가는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386일째 노숙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모임 한종선 대표와 최승우 활동가는 특별법 제정을 위해 국회 앞에서 386일째 노숙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한 대표는 웰페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아홉 살, 누나는 열 두살에 이유도 모른 채 형제복지원에 들어갔고, (당시의 고통으로)누나와 아버지는 현재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다.”며 “우리가족은 왜 무엇 때문에 국가폭력이라는 것에 희생당해야 했는지 내가 왜 잡혀가야 했는지, 내가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만 했는지 그 이유를 명확히 알고 싶다. 특별법 제정으로 진상규명이 이뤄져 하루 빨리 집에 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부산시의 사과, 검찰총장의 비상상고와 사과 등 현재 사회 전반적으로 국가 폭력을 인정하고 피해 당사자를 구제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는데, 여전히 국회만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이 사회가 바로잡히고 우리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특별법 제정으로 이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27일 문무일 검찰총장이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들을 만났다.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모임 한종선 대표(왼쪽)가 문무일 검찰총장(오른쪽)에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