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으로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은 휘청
‘최저임금’으로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은 휘청
  • 손자희 기자
  • 승인 2018.12.0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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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으로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유지 어려워…보충급여 등 정부지원 필요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은 장애인복지법 제58조에 따라, 일반 취업이 어려운 장애인에게 직업훈련을 제공하고 직업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복지시설로서의 기능과 이익을 내고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으로서의 기능 모두를 수행하고 있다. 

최저임금이 지난해 6,470원에서 올해 7,530원으로 인상되고, 내년에는 8,350원으로 급격하게 인상되면서, 직업재활시설의 수익금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근로 장애인의 월 평균 임금은 증가하고 있다.

장애인 급여의 인상은 결국 수익금에서 충당되기 때문에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장기적으로는 장애인들의 임금에 대한 부담으로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영위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장애인직업재활시설들의 운영의 어려움이 가중됨은 물론이고, 장애인들의 고용의 질도 악화되는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직업재활시설에는 일반 기업과 동일한 법과 규정이 적용되다보니 일반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는 구조 속에 놓여있지만, 정부는 실질적으로 이를 보호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 29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의 실효적 대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모습 ⓒ손자희 기자

이에 대한 대책을 모색하고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의 실효적 대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지난 29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국회의원,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한국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의회에서 주관으로 개최됐다.

토론회는 나사렛대학교 재활복지대학원장인 김종인 교수가 좌장을, 국립한국복지대학교 이명수 겸임교수가 주제 발표를 맡아 진행됐다. 이어 주식회사 케이티 정연구 차장, 에덴하우스 직업재활연구소 정재권 소장, 한국지체장애인협회 박종현 국장, 한국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신직수 국장,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과 남성욱 사무관, 보건복지부 장애인자립기반과 김승일 과장이 토론에 참여했다.

이명수 교수는 사회복지시설과 기업의 중간에 교착된 직업재활시설의 정체성에 질문을 던지며, 직업재활시설의 수익금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2015년대비 2017년 수익금 11.5%감소) 근로장애인의 임금은 계속 증가함(2015년 대비 2017년 7.4%증가)에 따라 직업재활시설 생산성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훈련-고용전이(고용)-신규장애인 시설 이용 기회 확대’의 선 순환 구조가 부재하며, 오직 직업재활시설 운영이 생산에 집중되어 직업재활서비스와 고용전이 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현실을 꼬집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직업재활시설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할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직업재활시설은 ‘보호고용, 직업재활서비스, 고용전이’를 주요 기능으로 수행해야 하지만 현재 체계 내에서는 생산성 향상에 대한 부담과 장애인 이용이 장기화 됨에따라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직업재활시설을 유형별로 나눠 ▲고용형 직업재활시설 ▲통합형 직업재활시설 ▲복지형 직업재활시설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용형 직업재활시설은 근로장애인의 고용기능을 담당해 경쟁력과 생산성 강화를 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하며, 통합형 직업재활시설로서 보호고용과 고용전이, 훈련∙직업재활서비스 확대를 위한 지원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복지형 직업재활시설은 주간보호시설과의 기능을 구분을 통해 직업적응훈련시설으로서 훈련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를 위해서는 보충급여도입과 급여제도 개선 등을 통한 장애인 소득 보장 제도마련으로 장애인의 고용∙소득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저임금적용제외인가 작업능력평가 기준을 개선하고, 근로장애인의 최소인원 기준 폐지, 이용장애인 훈련수당 지원, 고용전이 확대를 위한 인력 지원 확대 등이 밑받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주식회사 케이티 정연구 차장은 “독일의 통합전문가 배치사례와 같이 우리나라도 장애인 고용 전문가의 양성과 배치로 일반고용 전이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며 “전이를 희망하는 근로장애인을 채용하는 사업주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각종 지원금을 주어 일반고용 전이 확대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업재활을 하는 선진국 대부분이 국가의 책임으로 인식하고 보호고용을 운영하고 있고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을 동원해 체계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미국은 생산품 판매를 통해 수익을 보장하는 지원책을 마련했고, 일본은 근로능력에 따라 일부 최저임금 감액제도를 도입하고 근로능력이 더 낮은 장애인은 최저임금에서 제외시켰다. 독일은 근로장애인의 적용을 받지 않는 유사근로장애인 제도를 활용하고, 영국 등은 직업재활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직업재활 서비스를 지원하면서 최저임금 적용제외를 적용하고 있고, 호주는 최저임금을 적용하면서 지원고용을 통해 일반 경쟁고용 위주로 노력하고 있고, 스웨덴은 보호고용에 보충급여를 도입해 임금을 보전해 주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따라 한국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신직수 국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피력했다.

신 국장은 “2014년도의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의 권고안에서도 보충급여제를 도입해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 적용에서 배제되고 있는 장애인의 급여를 보장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며 “2018년도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가가 임금 보조 형태’로 직업재활시설을 지원해 최저임금으로인한 부담을 줄여야한다’는 언급에 대한 약속을 지켜달라”고 제언했다.

한편, 이 날 참석한 토론자들은 현재 직업재활시설 상황으로는 상승된 최저임금을 맞춰 지급하는 것이 어려운 현실에 대해 한 목소리로 토로하며,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교육부가 함께 중증장애인 고용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