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5년 이탈리아 경제학자 파레토(Vilfredo Federico Damaso Pareto)는 조직이 두 분류의 집단, 즉 성과를 만드는 소수 20%와 그 외 다수의 80%로 형성되어 있다고 주장하였다. 100년이 넘는 동한 파레토의 법칙은 조직관리 뿐만 아니라 인간의 모든 행동과 분야에 적용되었다. 

때문에 조직은 성과를 만드는 20%의 소수집단에 관심을 보였고 조직관리는 이들에게 맞춰져 버렸다. 과연 조직은 20%에 의해 조직의 80%의 성과가 창출되고 다수의 80%는 기여한 것이 없는 것일까?  

2004년 미국의 인터넷 비즈니스 관련 잡지 와이어드(Wired)의 편집장인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이 제안한 롱테일 법칙(Long Tail theory)을 소개한다. 이는 80%의 사소한 다수가 20%의 핵심소수보다 뛰어난 가치를 창출한다는 이론으로 '역(逆) 파레토법칙'이라고도 한다. 

예를 들어 옷가게에서 주요 매출을 차지하는 쇼윈도우의 20%의 인기가 있는 옷들은 금새 판매량이 낮아지지만, 옷가게의 안쪽에 진열된 잘 팔리지 않는 다수의 80%의 옷들은 꾸준하게(long tail) 판매된다. 이 꼬리 부문에 해당하는 옷들의 총 판매량이 인기가 있는 옷들의 총판매량을 더 압도한다는 것이다. 파레토의 법칙과 롱테일의 법칙은 모두 경제학 이론이다. 다만 파레토법칙은 경제학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채택되었지만 롱테일의 법칙은 경제학에서만 차용된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롱테일의 법칙은 조직관리와 조직문화 측면에서 주는 함의가 있다. 다수의 80%라는 성과가 없어 보이는 집단도 조직의 성과에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차피 100%가 다 잘할 수 는 없다. 80%가 주어진 역할을 하고 20%가 성과를 낸다면 공동의 성과가 아닐까? 이렇듯, 롱테일의 법칙과 파레토의 법칙을 동시에 조직관리에 적용한다면 조직 구성원 중에서 쓸모가 없는 구성원은 없는 것이다. 모두 어떤 방향성에서든 조직의 성과에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며 다만 단기성과와 장기성과로 구분될 뿐이다.

우리는 성과를 측정함에 있어서 단기성과에 집중한다. 그리고 그 성과에 따라 보상과 분배를 한다. 그러나 장기성과의 측면을 본다면 단기적 성과에 대한 보상과 분배에는 문제가 있다. 보상과 분배에 있어서 너무 단기적 관점에서 결정함으로 조직문화가 어려워지게 된다. 왜냐하면, 구성원들 간에 위화감이 발생되는 원인 중, 잘못된 보상분배의 결정이 많은 영향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구성원들 사이의 자발적이고 건설적인 교환을 저해한다.

승근배 계명복지재단 양지노인마을 원장<br>
승근배 계명복지재단 양지노인마을 원장

자원의 주고 받음이 있어야 하지만 오로지 단기성과에만 집중됨으로 공동의 성과보다는 자신의 성과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20%의 소수에 대한 80%의 다수는 교환을 멈춘다. 그러니 성과라는 것이 20%밖에 되지 않는다. 20%의 소수는 노력은 하지만 번아웃에 노출된다. 그리고 조직을 떠난다. 결국 남은 80% 사이에서도 교환은 멈추고 조직의 성장은 후퇴하게 된다.

조직의 구성원들은 20%이든, 80%이든 조직의 장기적인 공동의 성과를 위해 기여하고 있음을 믿어라. 파레토의 법칙을 신봉하는 리더라면 롱테일의 법칙도 신봉할 수 있다. 그러한 구성원에 대한 믿음이 신뢰인 것이고 그것이 조직의 사회적 자본인 것이다. 

파레토법칙에 의거하여 조직을 경쟁시키는 것보다는 롱테일의 법칙에 의거하여 조직을 이끄는 전향적 태도가 필요한 이유는 사회적 자본인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뢰’를 통해 구성원들간의 ‘거래’가 이루어진다. 적어도 비영리조직이라면 두 개의 법칙을 동시에 믿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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