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故우동민 활동가 사망 관련 '공식사과'
인권위, 故우동민 활동가 사망 관련 '공식사과'
  • 하세인 기자
  • 승인 2018.12.1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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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활동가 인권침해 잘못 인정과 피해자 명예회복 조치·재발방지 약속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故우동민 활동가와 장애계 인권활동가의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명예 회복을 위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10일 제19차 전원위원회를 개최하고, 장애계 인권활동가 인권침해사건과 청와대의 인권위 블랙리스트 건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진상조사는 지난 7월~11월까지 약 4개월 동안 진행됐으며 조사의 객관성 확보를 위해 교수·인권활동가·변호사로 구성된 ‘진상조사 자문위원회’로부터 조사 전반에 대한 자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인권 보호와 인간 존엄 가치 위한다던 국가기관서 인권침해 발생

인권위가 공식사과한 해당 사건은 지난 2010년 11월 22일~12월 10일까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계 인권활동가들이 인권위 배움처와 사무실 등을 점거 농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장애계 인권활동가들은 “인권위가 농성장 내 난방과 전기 공급을 중단하고, 활동보조인 출입과 식사 반입을 제한하는 등 농성 참여자들의 인권을 침해했다.이러한 인권침해행위가 원인이 돼 우동민 활동가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진상조사 결과 해당 사건 농성이 모든 사람의 인권과 기본 자유를 증진, 보호하기 위한 인권활동의 성격을 갖고 있었음에도 당시 인권위는 ▲경찰력 요청 농성자 해산 ▲승강기 운행 통제 ▲활동보조인 출입과 식사 반입 제한 ▲화장실 이용 곤란 ▲난방 미공급 ▲전기 공급 중단 등의 인권침해행위을 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故우동민 활동가를 비롯한 중증 장애 인권활동가들이 활동보조인의 조력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장시간 추위에 노출됐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

이에 인권위는 “활동보조 지원을 받을 장애인의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최소한의 체온 유지를 위한 난방조치 등을 소홀히 해 우동민 활동가를 비롯한 활동가들의 인간 존엄과 가치를 침해했다.”면서도 “인권위 점거농성 참여가 우동민 활동가의 사망에 미친 영향에 대해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우나 인권위 점거농성 기간 추위와 활동보조인 제한 등이 우동민 활동가의 건강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부인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에 대해 당시 인권위는 해당 사건을 부인하거나 은폐하는 등의 대응을 준비한 것도 드러났다.

단체 또는 국회로부터 해당 사건의 인권 침해 여부에 대한 확인을 요청받았을 때, 당시 인권위는 장애계 단체의 인권침해 주장이 사실이 아니거나 설사 사실이더라도 인권위 책임이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유엔 인권옹호자 특별 보고관이 해당사건에 대한 우려를 포함한 보고서를 발표하자, 인권위는 공식 답변서를 제출하고,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 시 구두 발표 등을 통해 책임을 부인하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인권위 관련 문서와 참고인 조사 결과 사건에 대한 인권위 책임 부인 입장은 2012년 운영지원과에서 마련했고, 2014년에는 인권정책과에서 대응해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해당문서를 준비하도록 지시하고 최종적으로 결재권을 행사한 것은 현병철 前 위원장으로 밝혀졌다.

인권위, “인권침해행위 인정과 공식사과, 재발방지 조치 취할 것”

이 같은 조사 결과에 인권위는 “현병철 前 위원장 시기 인권위는 진상조사 없는 사실 부인으로 해당 사건 농성에 참여한 장애계 인권활동가에 인권옹호자로서의 사명과 자부심 등 명예에 부정적 영향을 준 측면이 있다.”며 “특히 故 우동민 활동가의 사망에 대한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음으로 유족에게 가족을 잃은 슬픔에 더해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결과로 이어지게 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에 인권위는 ▲공식사과와 명예회복 ▲인권위 내부 관계자 ▲재발방지 등에 대한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진상조사 결과에 대한 위원회 내부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이 사건 농성 당시 위원회의 대응을 인권침해행위로 인정하고, 故우동민 활동가 등 장애계 인권활동가, 유족, 국민들에게 진정한 사과 입장을 밝히며, 우동민 활동가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 방안으로 보도자료 배포, 브리핑, 신문 관고 등을 통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인권위에서 일어난 인권침해행위에 대해 공식 인정한다.

故우동민 활동가 8주기 추모제에 위원장과 직원이 참여해 유족에게 사과를 전달하고, 인권위 내부에 해당 사건을 기록한 상징물을 설치해 인권위 책임을 인정할 예정이다.

또 당시 농성에 참여한 故우동민 활동가와 장애계 인권활동가의 명예 회복을 위한 조치를 추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권위 내부 관계자들에 대한 조치도 이뤄진다.

인권위는 “이 사건과 관련해 인권침해행위에 관계된 지도부 등에 대한 책임 부과는 관련자들의 퇴직, 시효 만료 등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올해 말까지 당시 위원장, 사무총장 등 지도부 과실에 대해 조사결과 보고서 등에 명확히 기록해 공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현재 재직하고 있는 관계자를 포함한 전 직원에 대해 인권옹호자 권리와 장애 인권에 관한 특별인권교육을 받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인권위가 인권옹호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인권위 차원의 인권옹호자 선언을 채택하고, 인권위원들과 사무처 직원들의 인권의식을 함양하는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효성있게 추진하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청사방호 등의 목적으로 농성자의 기본권을 일부 제한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해도 농성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생명과 안전 등 기본적 인권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농성자 인권보호를 위한 대응체계와 조치 방법’을 포함하는 점거농성 대응지침, 농성자 인권상황 목록 등을 마련하고, 이에 대한 내부 직원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해 재발방지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