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언제까지 갇혀 살아야 하나
발달장애인, 언제까지 갇혀 살아야 하나
  • 손자희 기자
  • 승인 2018.12.1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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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발달장애인의 탈시설 정책 세미나’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가톨릭장애인사목협의회 주최, 한국가톨릭장애인사목연구회 주관으로 지난 12일 ‘발달장애인 정책의 현실과 미래-탈시설을 둘러싼 이슈 논쟁’에 대한 토론회가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렸다. ⓒ손자희 기자<br>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가톨릭장애인사목협의회 주최, 한국가톨릭장애인사목연구회 주관으로 지난 12일 ‘발달장애인 정책의 현실과 미래-탈시설을 둘러싼 이슈 논쟁’에 대한 토론회가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렸다. ⓒ손자희 기자

2016년을 기준으로 거주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 수는 3만 명에 이른다. 이는 전체 등록 장애인의 0.1%수준이다.

이들이 살고 있는 장애인 거주시설은 전국에 1505개소인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100명이 넘는 장애인 수용시설은 39개소로, 이 39곳 중 절반이 넘는 20곳이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이다.

이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가톨릭장애인사목협의회 주최, 한국가톨릭장애인사목연구회 주관으로 지난 12일 ‘발달장애인 정책의 현실과 미래-탈시설을 둘러싼 이슈 논쟁’에 대한 토론회가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발달장애인 탈시설화의 뉴패러다임’에 대한 발제를 맡은 나사렛대학교 재활복지대학원장 김종인 교수는 “가족의 품을 떠나서 낯선 환경의 시설에서 지낸다는 것은 사실상 ‘수용소’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김종인 교수는 발달장애인을 단순한 약자가 아니라 다른 강점을 가진 인간 주체로 보고, 그 강점을 살려 맞는 직업을 찾게 해야한다며 발달장애인 인재개발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뮤지컬과 영화에 출연하는 우리나라 최초 다운증후군 배우 강민휘씨와 IT회사 ‘테스트웍스’에서도 많은 자폐성장애인 직원들이 빅데이터 분석업무를 우수하게 수행하고 있는 사례들을 제시하며, 발달장애인의 자립 가능성에 대한 확신의 목소리를 내세웠다.

발달장애인도 ‘세금 내는 국민’으로

더불어 토론에 참여한 장애계 관계자들은 장애인이 가정으로, 지역사회로 다시 돌아가 사회구성원으로 제대로된 ‘자립’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목소리는 계속해서 나오고있지만, 그에 대한 정책과 제도는 매우 미비한 현실을 꼬집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손자희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손자희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정부가 2017년 7월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탈시설'용어와 정책에 대해 최초로 명문화한만큼 이에 대한 실질적 지원과 대안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며 "이를 위해서는 돌봄을 필요로하는 사람들이 자택이나 그룹홈 등 지역사회에 거주하면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복지급여와 서비스를 누리고, 자아실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커뮤니티 케어'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스웨덴의 모범적인 '탈시설'선례도 소개됐다. 

스웨덴은 1985년 국회에서 '탈시설'을 선언하고, 대표적인 시설의 폐쇄를 단행했다. 1997년에는 시설폐쇄법을 제정해 법으로 규정했으며, 1999년 12월 31일자로 스웨덴의 모든 생활시설을 강제 폐쇄했다. 따라서 정부가 '장애인거주시설폐쇄법'을 제정해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한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발달장애인 부모의 본인 부담이 커질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부모가 직접 발달장애인을 돌보기 어려웠던 것이 시설에 보낸 큰 이유이기 때문.

특히 김종인 교수는 ‘공동생활가정’을 제안했다.

‘발달장애인 탈시설화의 뉴패러다임’에 대한 발제를 맡은 나사렛대학교 재활복지대학원장 김종인 교수 ⓒ손자희 기자

이 공동생활가정은 사회복지사나 특수교사 등의 자격이 최소한 1개는 있는 사람이 자신의 집에서 장애인을 위탁 양육하는 제도이다. 입양은 아니지만 가정과 비슷한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가족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강점이다.

그리고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황소진 부회장은 또 다른 대안으로 '가정형 거주홈'을 제안했다. 지금의 장애인거주시설은 수용인원이 계속해서 방대해짐에 따라 서비스의 질이 낮아지고, 인권유린 등의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대규모시설을 소규모 시설로 개편하는 규정을 마련해 보다 세심한 맞춤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조정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현실화 하기 위해서는 예산 지원이 필수적인데, 내년도 장애인을 위한 예산 역시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으로 발달장애인의 부모와 관계자는 국회에 예산을 늘려달라고 계속해서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계속해서 '탈시설'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지만, 그에 따른 실효성있는 대책이 없어 당사자와 가족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이에 이날 장애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예산 지원과 정책마련을 가속화해 '탈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마련을 마련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