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일 전 예매 했음에도 리프트는 당일 별도 요청?… 예정 출발시간에서 11분 지연되는 상황 발생, 원인은 ‘승객 탓’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페이스북 계정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페이스북 계정

코레일 서울본부가 관할하는 서울역에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승객의 탑승을 지원하지 않는 사례가 생겼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13일 경상남도 창원시로 향하는 10시 5분 출발 KTX 열차를 타기 위해 서울역을 찾았다. 그는 3~4일 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예매를 마친 상태였다.

박 상임공동대표가 서울역 안내소에 도착한 시간은 9시 57분경. 안내소에 ‘리프트를 가져와 달라’고 말했으나, 안내소 직원은 ‘10분 전에 오지 않았다’며 거부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장애인’이라고 표시까지 해서 예매했다. 그렇다면 미리 승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맞지 않나. 창원시로 가는 열차가 많지 않다. 다음 열차는 12시 50분에 출발하는데, 그렇게 되면 일정이 한참 지난 뒤라 가나마나한 상황이 된다. ‘급하니까 리프트를 보내 달라, 기다리겠다’고 말하고 승강장으로 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박 상임공동대표가 승강장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1분. 직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박 상임공동대표는 열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휠체어를 기울여 출입문을 막기에 이르렀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제야 승무원 한 명이 내려와 리프트 지원 대신 ‘내려와라’, ‘다음 열차를 타라’, ‘불법으로 하지 말라’고 이야기 했다.

이윽고 또 다른 승무원과 함께 철도경찰도 나타났다. 열차 출발시간 10분이 지나서야 승무원이 리프트를 가져오면서 상황은 마무리 됐다.

‘이용 당일 30분 전 신청’ 방침 될 수 없어… 장애인차별금지법 등 위반

코레일은 ‘이용 당일 늦어도 30분 전에 리프트 또는 도우미를 요청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코레일에 문의한 결과 “운영 규정이나 방침은 아니다. 다만 이용 당일 늦어도 30분 전에 요청하지 않으면, 사정상 리프트 또는 도우미 지원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하게 열차를 타야 하는 상황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을뿐더러, 인간의 기본권 가운데 하나인 이동권 보장을 거부하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과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 등을 위반하는 행위다.

ⓒ코레일 홈페이지
ⓒ코레일 홈페이지

서울역은 열차가 뒤늦게 출발한 원인으로 박 상임공동대표를 가리켰다. 열차 내 화면에 ‘고객의 열차 출발 방해로 인해 출발이 11분 지연되었습니다. 불편을 끼쳐 대단히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의 긴급공지를 띄웠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기분이 속된 말로 뭐 같았다. 자기들이 잘못해놓고 내가 (열차의 출발을 막기 위한 목적을 갖고) 고의로 방해한 사람으로 내내 방송했다. 이후 코레일에 명확하게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김성연 사무국장은 “운영 방침이나 규정으로 정하면 법률 위반으로 더 문제가 되는 사안임에도, 코레일이 으레 그렇게 하고 있다. 장애인 당사자가 일찍 가서 준비하고 그러니까 소위 ‘맞춰주니까 버릇된 격’이다. 누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이고, 누가 서비스를 제공 받는 쪽인지 구별을 못할 지경에 이른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장애인이 표를 끊을 때 표시가 된다. 코레일이 충분히 사전에 준비할 수 있는 것이다. 편한 대로 하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게다가 리프트의 경우 점검을 소홀히 해 사고도 빈번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문제를 제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페이스북 계정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페이스북 계정

모든 대중교통의 이동권 차별·침해 ‘여전히 심각’

박 상임공동대표의 창원행은 서울역에 가기 전부터 험난했다. 함박눈이 쏟아져 택시 이용이 불가피 하자 특별교통수단인 ‘장애인콜택시’를 요청했다.

장애인콜택시를 부른 시간은 아침 7시. 그가 있는 곳에서 서울역까지 자동차 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40분~45분 정도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르지만, 평소 장애인콜택시가 오기까지 두 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한 시간이다.

예상보다 장애인콜택시 대기시간이 더 길어졌고, 그는 하는 수없이 일반 택시를 선택했다. 전동휠체어가 아닌 수동휠체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나마 가능한 일이었다.

보편화 된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현실, 그래서 그냥 특별교통수단을 부를 수밖에 없는 현실, 철도·항공·선박을 이용할 때마다 부딪치는 문제 등. 오래 전부터 꾸준히 문제가 제기됐지만, 아직도 이동권 보장의 길은 멀기만 한 상태다. (웰페어뉴스 ‘장애인콜택시, 표준 조례안 '두 번' 차별 없어야’ 참조)

아침부터 열 받는다.

장콜은 두 시간이 지나도 연결되지 않아 KTX를 타려고 ○○○택시를 불렀다.

타려는데 운전기사는 흴체어를 태우면서 이렇게 태우면 안 된다고 하며 인상이 오만상 구겨졌다.

서울역에서 앞 차 때문에 밀리니 성질이 나서 “○○새끼, 머리통을 까부셔 버릴까보다”고 욕을 한다.

내 머리통이 까부셔진 느낌이었다. 서울역에 도착해서 택시에 내리는데 휠체어 타는 데 시간이 지체되니 뒤의 차가 경적을 울렸다.

그러니 밖으로 욕을 퍼 붙는다. 기다림과 욕과 눈이 범벅이 되어 겨우 서울역에 기차시간 8분전에 도착했는데 10분전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일언지하 다음 차 끊어라 하고 지원하려 하지 않았다.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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