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중 이주노동자 사망, 국가에 책임 있어”
“단속 중 이주노동자 사망, 국가에 책임 있어”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9.02.1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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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관련자 징계와 재발방지대책 마련 등 권고… 법률구조 요청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단속과정에서 발생한 이주노동자 사망사건 관련 직권조사 결과 국가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사고 책임이 있는 관계자 징계 ▲인명사고 위험 예상 시 단속 중지 ▲단속과정 영상녹화 의무화 등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지난해 8월 22일 사건 당시 미등록체류자였던 딴저테이 씨는, 법무부 단속 중 7.5m 공사장 아래로 추락했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뇌사 상태(18일 간)로 지내다 9월 8일 사망했다.

사고 소식을 들은 피해자 아버지가 한국에 입국, 이후 피해자의 장기 기증을 결정하고 한국인 4명에게 기증한 사실도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인권위는 언론보도 내용, 현장 목격자 진술, 미등록체류자 단속 중 유사 사망사건 발생 등을 고려해 단속과정에서 적법절차와 인권보호 의무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기 위해 같은해 10월 4일 직권조사 실시를 결정했다.

법무부와 출입국·외국인청은 피해자 사망과 관련 “피해자가 적법한 공무집행에 응하지 않고 도주한 것이 추락의 원인이며 단속반원들이 예측할 수 없었던 사고.”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의 판단은 달랐다. 

인권위 침해구제 제2위원회가 사고 당시 상황을 녹화한 바디캠 영상, 법무부 내부 보고서, 119 신고자료를 검토하고 현장조사, 단속반원과 목격자 등 참고인 조사를 진행한 결과 “피해자와 단속반원 간 신체적 접촉이 추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단속반원들은 사건현장의 구조, 제보 내용을 통해 사고의 위험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구체적인 안전 확보 방안을 강구하도록 한 내부 규정을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단속반원들에게 단속 업무 시 안전계획과 조치를 강구할 의무를 해태한 책임이 있고, 사고 이후 119 신고 이외 아무런 구조행위를 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단속을 진행한 것도 공무원으로서 인도적인 책임을 다하지 않은 매우 부적절한 대처라고 판단이다.

이에 인권위는 피해자 사망에 대해 국가가 책임이 있다고 보고, 법무부 장관에게 관련자 징계 권고, 대한변호사협회 법률구조재단이사장에게 피해자 및 유가족 권리구제 법률구조를 요청했다.

더불어 이번 사건에서 지적된 주거권자 동의 절차 위반, 긴급보호서 남용, 단속 중 과도한 강제력 사용, 단속 후 장시간의 수갑 사용 등 적법절차 위반 사례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세부지침을 마련하고 관련 공무원에 대한 직무교육 실시 등을 권고했다. 또한 현행 단속과정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법원에 의한 통제 등 형사사법절차에 준하는 실질적 감독체계 마련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