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조직에서 이루어지는 사회서비스의 첫 번째 목적은 고객의 만족과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위한 평가체계의 도입, 인력과 품질향상을 위한 여러 정책들이 시도되었고 그 결과 또한 진일보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 있는 조직 구성원들의 희생을 부정할 수도 없다. 서비스의 공급에 있어서 고객과 구성원의 만족은 상관관계에 있는 것이지 순서적 개념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시도는 늘 고객만족을 우선으로 한 구성원의 희생을 필요로 하였다. 
이제는 사회서비스의 목적에 고객의 만족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만족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양자의 만족을 통해 서비스품질의 향상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사회서비스원의 장기적 계획에는 사회서비스정책과 일자리정책 간의 균형감이 우선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고객을 위한 사회서비스 정책으로 접근한다면, 사회서비스원이 운영하여야 되는 분야는 사각지대와 관련된 사업을 선정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사회적 이슈가 크고, 시민들이 가장 염려하는 것에 반해, 인력과 재정지원이 취약한 사업들이다. 해당 사업은 아동, 노인, 장애인 등의 보호전문기관, 자살예방센터 등이다.

일자리정책으로 접근하자면 보육과 노인요양원 등이다. 사회서비스원이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선거에서 관심을 모았던 이유는 보육과 노인요양원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취약한 인권이 사회적 이슈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함에도 사회서비스원 시범사업이 이루어지는 4개 시도에서 계획되고 있는 사업계획을 보면 본 취지와는 많은 거리를 보이고 있다. 

사회서비스 정책과 일자리정책 간의 균형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과 구성원들의 만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선정에 대한 숙고가 필요한 대목이다.

단기성과에 매몰되어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접근한다면 균형 잃은 일자리정책으로 전락해 버릴 것이다. 2000년대 후반에 만들어진 장애인활동보조사, 요양보호사, 시범사업 전담인력 등 일자리정책 중심으로 만들어짐으로써 구성원들의 희생을 요구했던 선례가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한다. 더 이상 구성원들의 희생으로 복지를 떠 받쳐야 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공공 일자리라고 하더라도 민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추가적인 재정지원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그럼으로 근로환경이 혁신적으로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동일한 복지정책의 전달자 역할임으로 특별한 사회서비스가 제공되는 것도 아니다. 사회서비스원의 운영자와 사회복지시설의 운영자도 지금과 동일한 인력풀로 구성될 것이다. 전달방식도 동일할 것이다. 사회서비스원 시범도시에서는 서비스 프로세스와 평가시스템을 갖추고 매뉴얼을 만들고 성과측정을 통해 사회서비스 품질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지금과 다른 것이 있다면 관리방식 일뿐이며 지금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강화될 것이다.

그러나 이전까지 민간의 사회서비스에 그런 것들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이것은 더욱 강력한 중앙집권화 된 관리와 통제의 방식으로 통해 사회서비스를 개선해보겠다는 의미이다. 관리의 주체가 민에서 관으로 바뀌는 것일 뿐 이전의 관리방식과 동일하다. 지금과 비교하여  민간에서 공공으로 관리주체와 방식이 바뀌는 것만으로 사회서비스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어차피 공공은 지금도 관리책임이 있지 아니한가.

변화의 변수는 오로지 조직문화에서 찾아야 한다. 사회서비스원의 영역에 들어온 사회서비스 사업에 수평적 권력과 자율성, 그리고 수평적 조직문화가 자라날 수 있도록 민주주의를 조직화하여야 한다. 

승근배 계명복지재단 양지노인마을 원장<br>
승근배 계명복지재단 양지노인마을 원장

위기개입과 사각지대의 사회서비스 영역에 자율성과 권한을 부여한다면, 노동이슈가 발생하는 보육과 요양원에 수평적 권력을 부여한다면 우리가 기대하는 사회서비스정책과 일자리정책의 균형적 효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즉 민간의 사회서비스에 필요한 것은 지금과 같은 관리와 통제의 방식이 아니라 자율성과 수평적 권력, 그리고 연대라는 조직자본을 주입하는 것이며 이는 조직의 민주주의로 실현될 것이다. 

지금까지 사회서비스 현장에 부족했던 것을 돈이나 관리능력만으로 본다면 착각이다. 정말 필요했던 것은 자율성과 권한, 그리고 수평적 권력이라는 조직자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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