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구는 문제가 아니라 권리이다
욕구는 문제가 아니라 권리이다
  • 승근배 계명복지재단 양지노인마을 원장
  • 승인 2019.03.11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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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업무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데, 어느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돕고자 지원을 하고, 조직과 팀의 발전을 위해 혁신적인 제안을 하며, 굳이 말을 안 해도 정해진 규정을 준수하는 구성원이 내 곁에 있다면... 게다가 한 두 명도 아니라면, 그것이 조직의 문화여서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면...’

직무기술서나 명세서, 그리고 매뉴얼이 아무리 구체적이고 완벽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이타적인 행동은 담아낼 수도 없거니와 이것을 구성원들에게 문서나 규정으로 강제하거나 명령할 만한 것이 못된다. 강제적이거나 보상이 보장되거나 보상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의 자유재량에 발생하는 행동은 조직의 성과와도 관계가 높다.

직무에 대한 최소한의 요구를 넘어서는 이러한 행동을 1980년대 초반에 오건(Organ)과 동료들에 의해 조직 내에서의 자발적 도움 행동을 ‘조직시민행동(0rganizational Citizenship Behavior)’ 으로 정의하였다. 자발적 행동 이외에도 조직에서 요구하는 최저 수준 이상을 수행하는 양심적 행동, 갈등과 문제가 발생해도 불평이전에 스스로 해결하려는 신사적 행동, 구성원들 간의 갈등이 일어나기 전에 스스로 예방하고자 하는 예의적 행동, 조직과업을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공익적 행동이 있다.

중요한 것은 조직시민행동을 촉진시키는 요인이다. 요인은 크게 5가지로서 감독(리더의 슈퍼비전), 승진(공정성과 기회), 급여(적정성과 합리성), 직무(주어진 일), 동료(함께 일하는 구성원)이다. 5가지 요인을 매슬로우가 주장한 5개의 욕구로 비교하자면 감독은 존경의 욕구, 승진은 자아실현의 욕구, 급여는 생존의 욕구, 직무는 안정의 욕구, 동료는 소속의 욕구일 수 있다. 즉 조직시민행동의 촉진요인은 구성원의 욕구와 관계되어 있으며 각 개인이 추구하는 욕구의 달성여부가 만족도에 영향을 주고 이 만족도가 조직시민행동의 원천일 수 있는 것이다.

욕구의 만족이 조직시민행동에 영향을 주는 이유는 일의 의미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일의 의미를 발견했다.’ 라는 것은 자아의 실현만이 아니라 생존이든, 소속이든 구성원이 추구하는 각자의 욕구를 충족한 것을 의미한다.각자의 욕구충족이 만족감을 주며 이 만족감이 조직시민행동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일의 의미를 발견한 구성원은 직무몰입과 조직몰입을 경험하게 되며 이 몰입수준에 의해 조직의 성과창출에 기여하고 조직의 목표를 달성한다.

조직이 구성원들의 만족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며 그 해답은 욕구의 충족(만족)인 것이다. 우리가 마주하는 사회적 약자들의 욕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듯이 조직에서도 구성원들의 욕구만족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것이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동기부여이기 때문이다. 해결방법은 너무나 간단하지만 욕구를 문제로만 바라보기에 인지적 불편함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욕구를 문제로 치부하는 시각을 전환하라. 사회적 약자의 ‘문제’는 ‘욕구’이다. 그리고 이 욕구는 ‘권리’이기도 하다. 인간을 진단주의로 바라보는 관점이 사회적 약자를 보호와 시혜의 스티그마(Stigma)를 부여하듯이 조직 내에서도 구성원의 만족보다는 성과에만 집착하고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 대한다. 때문에 구성원의 욕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못한 채, 성과달성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진단하고 문제화해 버린다. 조직에서 자신이 충족하고 싶은 욕구를 문제로 진단한 상황에서는 만족이란 있을 수 없기에 조직시민행동은 일어나지 않는다. 조직은 불만족한 구성원에게 기능주의와 매뉴얼을 들이대며 기계처럼 대한다.  

승근배 계명복지재단 양지노인마을 원장<br>
승근배 계명복지재단 양지노인마을 원장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또는 요구하는 바를 조직의 문제로 간주하는 문화는 지양되어야 한다. 문제가 아니라 구성원의 욕구이자 권리이며 그것이 충족되어야 조직시민행동이 촉진되어 성과로 연동된다. 조직의 성과달성을 위해 ‘자아실현’이라는 최상의 욕구를 가진 구성원들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생존이든, 소속이든, 자아실현이든 간에 구성원들의 욕구는 문제가 아니라 권리로서 존중되어야 한다. 사회가 다양한 욕구의 충족 속에서 유지되고 발전하듯이 조직도 역시 다양한 욕구를 가진 인간들의 충족 속에서 성장한다. 모두 동일한 욕구라면 갈등이 있을 뿐이다.

구성원의 만족은 조직시민행동과 관계되어 있으며 조직의 성과에 영향을 준다. 만족은 곧 욕구의 충족을 의미하며 동기부여를 촉진한다. 그럼으로 성과를 원한다면, 조직시민행동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면, 구성원들의 욕구를 인정하라. 욕구는 문제가 아니라 권리이며 동기부여의 원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