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없는 국민명령 1호… “이러려고 장애인의 날 만들었나”
예산 없는 국민명령 1호… “이러려고 장애인의 날 만들었나”
  • 최지희 기자
  • 승인 2019.04.1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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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공투단 제39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 앞서 규탄 대회 열어
“장애등급제 폐지, 지역사회 통합 ‘말로만’ 기만”

“이러려고 장애인의 날 만들었습니까? 이러니 아직도 장애인거주시설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지금 63 컨벤션 센터 안에서는 제39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행사를 진행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낙연 국무총리, 보건복지부도 있을 것으로 압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명령 1호,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 해주십시오.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장애인은 죽을 때까지 감옥 같은 시설에서 살다 죽어야 합니다.

지난해 11월 장애자녀를 둔 한 부모가 자녀를 죽이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하지 않으면 이 사회는 부모가 장애인을 살해해도 재판부가 인정해주는, 장애인은 부모에게 짐이 되는 판례가 인정되는 상황이 영원히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도대체 이 나라는 무엇입니까?

대통령이 약속해도 지키지 않는 이 사회, 보건복지부로 떠넘기는 이 사회, 기획재정부가 예산을 내놓지 않는 이 사회, 우리는 누구에게 알리고 이야기 해야 합니까?

그래서 오늘 제39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왔더니, 경찰이 입구를 막고 ‘초대권이 없으면 들여보내지 말라’고 이야기 합니다. 장애인은 여전히 거리에서 차별 철폐를 외치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4월 20일 국가가 정한 장애인의 날을 거부합니다.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투쟁하겠습니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이형숙 집행위원장-

18일 제39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이 열린 63 컨벤션 센터 앞,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투단)은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와 ‘장애인거부시설폐쇄법 제정’을 촉구하는 손팻말과 현수막을 들었다.

420공투단은 이번 장애인의 날 역시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규정하고, 이날 오전 10시부터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 없는 제39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 규탄 대회’를 열었다.

제39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 420공투단은 이들에게 목소리를 전하려고 했으나 경찰에 의해 출입이 막혔다.

이에 420공투단은 대형 현수막을 펼치는 등 도로 일부를 점거했다. 경찰은 10시 18분 ‘교통혼잡과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며, 420공투단이 집회 장소로 신고한 63빌딩 갤러리아 면세점 앞 보도로 돌아갈 것과 함께 집회 종결을 요청했다.

이에 420공투단은 ‘장애등급제 폐지하라니까 가짜 폐지해놓고, 장애인 행사라면서 들어가려고 하자 초대권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다고 막아섰다’며 발언을 이어갔다.

 

“장애인을 위해서 장관이 정녕 해야 할 것은 번쩍번쩍한 행사가 아니라 정말 차별 받고 있는 곳에 가야합니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사회를 위해서 함께 살아야 하고, 우리 모두 인간으로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장애인은 사람 대접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저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 봤지 권리가 있음을 존중하지 않았습니다. 이제까지 장애인은 존중 받지 못한 삶을 살았습니다. 가까이 있는 음식점에 들어가려 해도 접근성이 보장되지 않아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 게 아니라 식당이 우리를 선택하는 게 장애인의 삶입니다.

우리의 권리는 우리 스스로 목소리 내야만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63빌딩 안에 있는 법인 단체들은 장애인을 위한 단체라고 하면서 철저하게 장애인 개개인의 삶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언제 그들이 거리에 나와서 장애인 차별 철폐를 위해 투쟁했습니까. 이런저런 생색은 다 내면서, 이런저런 자리에 있으면서, 그저 그 분위기에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이게 우리의 사회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들이 이 자리에 없다 할지라도 힘 모아서 장애인 차별 철폐 투쟁을 계속할 것이고 거주시설을 폐쇄할 수 있도록, 정부가 탈시설정책을 내놓을 때까지 투쟁했으면 좋겠습니다. 골방이나 시설에 처박히지 않고 가족과, 이웃과, 동료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왜 우리는 국무총리와 장관을 만날 수 없고, 왜 그들은 우리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습니까?

정권이 바뀌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광화문 농성장을 찾아 영정사진 앞에 조의를 표하며 대화창구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그뿐이었습니다. 사실은 정부가 짜놓은 틀에 맞췄을 뿐. 말로만 그렇게 한다고 기만하고 있습니다. 장애등급제가 폐지되기 위해서는 개인별 지원이 있어야 하고, 그에 맞는 예산이 있어야 합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

이어 11시 10·22·32분 경찰이 해산 명령을 내렸으나 큰 충돌 없이 규탄 대회는 마무리 됐다. 420공투단은 11시 40분경 규탄 대회를 마치고 해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