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3명의 앙케트를 통해 본 눈물의 의미

지난 9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진행된 북콘서트 현장.

“행복하세요?”

갑자기 이런 질문을 받으면 아마 당황스럽거나 한참 고민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만큼 우리의 삶이 행복과는 거리가 멀게 살고 있다는 반증이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고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사람들의 개성과 문화도 다양해지는 것 같은데 우리는 왜 행복하지 않은 걸까.

‘울어도 돼요’의 저자 박마루는 그 원인을 눈물(울음)에서 찾는다.

방송인과 교수, 정치인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박마루의 책이 발간됐다.

박마루는 방송인이자 4집 앨범을 낸 가수다.

KBS TV ‘사랑의 가족’과 EBS TV ‘희망 풍경’ 진행자로 방송 활동을 했으며, KBS 5부작 시리즈 ‘인간극장’ 주인공으로 우리에게 희망브랜드로 각인됐다.

현재도 CPBC 평화방송 라디오 ‘1365자원봉사, 참 소중한 당신’ 진행과, 복지 TV ‘마루의 행복한 휴먼플러스’ 진행 등 다양한 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현재 복지TV 사장과 CBS 시청자위원, 나사렛대학교 협동교수로도 바쁘게 지내고 있다. 제9대 서울특별시의회 의원으로도 활약한 바 있다.

이렇게 바쁜 중에도 자신의 달란트는 ‘브릿지’라며 사람들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면서 소외계층들에게 힘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내 이름은 희망 바이러스’가 있고, 음반은 최근 4집 음반 ‘다시 꿈을 꾸어요’를 내고 활동 중이다.

1,053명의 앙케트를 통해 본 눈물의 의미

저자는 책 속에서 눈물의 의미를 되새긴다.

눈물이 메말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울어야 할 때 울지 않으면 속병이 되고, 그것이 결국 우울증으로까지 발전해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병리 현상은 개인을 넘어 사회로 확산된다. 그와 같은 우울증의 원인이 개인이 아닌 사회구조에 있기 때문이다. 울고 싶을 때 마음 놓고 울 수 있고, 그런 눈물을 기꺼이 인정하는 사회가 되어야만 행복이 비로소 자신와 가까이 있는 진정한 행복 사회가 가능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자신이 경험했던 자살 충동 내지 자살 시도 경험을 토대로 눈물이 없는 개인, 그것을 구조적으로 강제하는 이 사회가 바로 개개인을 우울과 자살로 내몰고 이 사회를 우울한 사회, 생기 잃은 사회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이 같은 개인의 경험을 사회화하기 위해 19세 이상 전국 남녀 1,053명을 대상으로 앙케트를 실시했다. 그리고 앙케트를 통해 사람들이 얼마나 감정(눈물)이 막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그 막힌 감정(울음)이 결국 개인은 물론 사회를 통째로 억압하는 원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그 해결책 역시 눈물, 사회적인 울음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에 있다고 강조한다.

눈물이 메마른 사회의 병리 현상

2017년 3월, 유엔 자문기구인 지속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1인당 GDP, 사회적 지원, 기대수명, 관용, 선택의 자유, 부정부패 6개 항목을 조사해 국가별 행복지수를 발표했는데, 한국은 56위에 불과했다.

1위는 노르웨이, 2위는 덴마크, 3위 아이슬란드, 4위 스위스, 5위 핀란드 순이었다. 상위권 나라의 공통점은 ‘우월한 복지제도를 통해 삶의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었다.

반면, 한국인의 행복지수가 떨어지는 근본 이유는 ‘출생부터 죽음까지 개인이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불안에 있었다. 먹고 사는 문제에 몰입하다 보니 행복을 느낄 겨를이 없는 것이다.

이처럼 사회구조가 가져다주는 압박은 개인의 우울, 일탈로 나타난다. 해결되지 못한 감정은 화산 깊은 곳에 숨어 있는 마그마 덩어리와 같다. 그것은 언제 어떤 식으로 터져 나오게 마련이다.

지금도 멀쩡한 사회 지도층 인사가 불미스런 행동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엄청난 실망과 분노를 안겨주고 있지 않은가. 어디에서도 해소하지 못한 감정이 쌓이고 쌓여서 정신적인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마침내 터지고 마는 것이다. 마치 미하엘 엔데의 소설 ‘모모’에 나오는 감정을 잃은 회색신사들의 회색도시 같은 상황이 지금 대신 우리 사회를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눈물’에 대한 통계 보고

남녀노소 1,053명을 대상으로 앙케트. ‘마지막으로 울어본 때는 언제인가?’, ‘울고 싶을 때 어떻게 하나?’, ‘울 수 없는 이유는?’, ‘울고 난 후의 느낌은?’, ‘울고 있는 사람을 볼 때 어떻게 하는가?’, ‘일 년에 몇 번 우나?’ 등 17개 항목 질문이 던져진다.

앙케트 조사에서 ‘마지막 울어본 기억’에 대한 연령대별 조사 결과, 전 연령대에서 ‘기억나지 않는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울음에 인색하다는 걸 보여 준다. 이와 관련해 울고 싶을 때 남의 눈치를 보는지에 대한 조사에서 남자와 여자 모두 ‘그렇다’는 답변이 많았다.

언제 크게 울어봤는지에 관한 설문에서는 남자와 여자 모두 2, 30대에 크게 울어봤다는 공통된 결과가 나왔다. 남자와 여자 모두 군대와 졸업, 취업과 결혼을 비롯한 인생의 전환점에서 울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10대들이 느끼는 고통 또한 무척 다양하고 매우 심각한 현상으로 나타났다. 친구 간의 문제, 시험에 대한 압박감, 부모의 불화, 진로 등 어쩌면 어른들보다 훨씬 더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치고 있을 것 같다는 게 저자의 추론이다.

문제는 이렇게 울고 싶은 일이 많은데 울 수가 없는 사회적 현실이다.

‘울고 싶을 때 어떻게 하나요?’란 질문에 ‘친구와 솔직히 대화한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남자 6.7%, 여자 8.8%에 불과했다.

반면, 울고 난 후의 느낌을 묻는 질문엔 대부분 ‘시원하다’고 응답했는데 이 같은 응답은 모든 연령대에서 높이 나타났고, 특히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었다.

이에 저자 박마루는 “나는 인생에서 한 번의 깊은 통곡과 눈물이 내 삶의 놀라운 변화를 맞는 계기를 경험했다. 이 경험을 공론화함으로써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이 조금이나마 건강해지는 데 일조하고 싶다.”며 책의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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