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거주시설에서의 삶 증언대회-그곳에 사람이 있다’ 김순애 씨

안녕하세요. 저는 김순애입니다. 저는 2009년에 전남 신안군에 있는 한우리 복지원에 입소했습니다. 2013년에 나왔고 한우리 복지원은 사람을 개집에 가두고 폭행했던 곳으로 유명해졌고 저 나오고 그게 크게 터진 곳입니다.

본인들이 살 것도 아니면서

초등학교 6학년 때 엄마가 돌아가시고, 쭉 아빠랑 둘이만 살았어요. 그런데 어느날 저희 아빠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셨어요. 다행히 빨리 병원에 가서 아빠는 완쾌가 됐는데, 후유증으로 다리를 약간 절으셨어요. 나중에 재발하게 되면 제가 아빠를 케어를 못하니까, 어떻게 해줄 수 있는 데가 없을까 하다가 시설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그때 당시만 해도 제가 시설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어요. 시설에 좋고 나쁜 거, 아무것도 생각을 못했어요. 그러다가 천주교 다니시는 아주머님 두 분이 어느날 갑자기 찾아와서 “두 분이 사는 게 좀 저기 하다. 좋은데 알아볼테니까 거기를 가는 게 어떻겠냐?” 물어봤어요. 어떻게 찾아 오신지는 모르겠어요. 그때 저도 시설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네, 좋아요.” 한 거예요. 지금이라면 좀 그랬을텐데, 그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그때는 나랑 아빠랑 둘인데, 저러다가 아빠가 돌아가실 수도 있겠다 그 생각이 제일 컸던 것 같아요.

그 아주머니 분들이 시설을 알아봤다고 한 번 가보자고 해서 사전답사로 가는데 배를 타고 들어가요. 또 배타고 들어가서 20분인가, 30분인가 또 차로 들어갔어요. 딱 들어갔는데, 거기가 옛날 초등학교를 개조해서 복지관 겸 교회로 썼더라고요. 그 때부터 거부감이 들었어요. 근데 그 아줌마는 좋다고. 본인들이 살 것도 아니면서.. 사전답사면 보고 집에 왔다가 며칠 고민해보고 시설에 가는 거잖아요. 근데 사전답사로 갔다가 그날로 바로 입소했어요. 그 때 딱 싫다고 말을 해야 하는데 그 말을 제가 못했어요.

아, 내가 오지 말아야할 데 왔다

처음에는 거기 적응시키려고 그랬나 엄청 잘해줬어요. 근데 세 달 딱 지나고 나니까 보였어요. ‘아 내가 오지 말아야 할 데 왔다.’ 거기서는 거주인들을 원생이라고 불렀어요. 그 원생 분들한테 하는 행동이 보이잖아요. 거기에는 거의 지적, 정신장애, 다운증후군이 있는 분들이 사셨는데, 특히 지적장애인 분들한테 막 대하는 게 보였어요. 그분들한테 막 대하고, 하대하고, 지금 밥 안 먹으면 다음날 아침까지 밥 안준다고 그래요. 그리고 언어장애가 엄청 심한 분들한테 특히 말 하다가 안 되면 때리고 그랬어요.

거부감이 막 밀려오는데 어떻게 나갈 방법이 없잖아요. 거기는 나가는 게 보호자 동의하에 나간다고는 해요. 말은 그래요. 근데 어떤 언니가 나가고 싶다고 보호자한테 전화 하면 원장목사님이 그걸 딱 틀어버려요. 그 보호자한테 도리어 안 좋게 말해요. 나가면 큰일 난다, 여기서도 이렇게 안 좋은데 나가면 더 심해지는데 그걸 어떻게 책임질 거냐. 그 이후에 일어나는 일은 우리는 신경 안 쓸 거다. 그렇게 말해버리더라고요. 그러니까 나도 막 나가고 싶은데, 나 처음에 데려왔던 아줌마들한테 전화를 하고 싶어도 전화를 알아야 하지....

장애인을 개집에 가두고 폭행했던 곳으로 드러난 한우리 복지원. ⓒ함께걸음
장애인을 개집에 가두고 폭행했던 곳으로 드러난 한우리 복지원. ⓒ함께걸음

나는 여기서 끝까지 살아야 되나

저한테는 막 때리고 그런 건 없었어요. 근데 거기가 교회잖아요. 저는 교회를 시설 들어가기 전에도 안 다녔어요. 어머니랑 아빠는 불교, 저는 불교도 교회도 안 믿었어요. 그래서 교회에서 어떻게 하는 지를 하나도 모르는데, 거기서느 ㄴ예배가 끝나면 “사랑합시다”라고 이렇게 악수를 해요. 다 끝나도 돌아가면서 “사랑합시다” “사랑합시다” “사랑합시다” 이거를 다 하더라고요. 교회에서는 예배가 다 끝난 후에 이렇게 하나보다 했어요. 들어가고 나서 세달 전까지는 순수하게 악수만 하다가, 세달 후부터 원장목사님이 딱 돌변하더라고요.

저는 근육병이에요. 그래도 그 때 당시까지는 혼자 걸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예배가 다 끝나고, 방에 침대가 있고 서랍장 중간에 제가 서있었어요. 서서 “사랑합시다” 그랬는데 원장목사님이 갑자기 뽀뽀했어요. 저는 저희 아빠도 저한테 뽀뽀 안 해요. 그런데 갑자기 낯선 사람이 뽀뽀를 하니까 갑자기 열이 확 치받더라고요. ‘다른 사람한테는 안 그러는데 왜 나한테만 이래? 내가 근육병이라서 나한테 이러나?’ 일부러 제가 확 주저 앉아 버렸어요. 그러면 못 하잖아요. 그래가지고 확 주저 앉아버렸는데, 나를 못 앉게 잡았어요.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