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입사부터 등급차별하고 승진배제 “시정하라”
여성은 입사부터 등급차별하고 승진배제 “시정하라”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9.09.1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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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성차별 해소 위한 적극적 조치 권고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여성을 남성 보다 낮은 등급으로 채용해 단순·반복 업무에만 배치하고, 승진에 필요한 직무와 직위는 남성에게만 부여하는 등 여성을 승진과 임금에서 차별한 (주)○○○○(이하 피진정회사)에 대해 “오랜 기간 누적된 성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 조치 계획을 수립해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진정인은 “피진정회사가 생산직 근로자 채용 시 여성은 남성보다 낮은 등급을 부여하고, 채용 후에도 여성 근로자의 승격에 제한을 둬 같은 사원으로 입사한 생산직군 여성 근로자는 현재도 전원 사원인 반면, 생산직군 남성 근로자는 전원 관리자로 승격한 것은 성별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며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피진정회사는 “생산직의 제조 업무 중 현미경 검사 등 세밀한 주의를 요하는 업무에는 과거부터 여성 근로자를 많이 채용했는데 숙련도가 필요하지 않는 단순반복 작업이므로 생산직 중에서 가장 낮은 등급을 부여했다. 관리자는 전체 공정의 이해와 함께 설비에 대한 기본지식이나 경험이 있어야 하고 무거운 장비를 다뤄야 하므로 ‘체력이나 기계를 다루는 능력’을 겸비한 남성 근로자가 상대적으로 승격에 유리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결과는 달랐다.

인권위는 조사를 통해 생산직 제조직렬의 경우 남녀 근로자가 남·녀 구분 없이 3조 3교대로 운영되고 있고, 출하 및 품질관리 직렬 근로자들도 제조직렬에서 순환 근무를 한 것을 볼 때, 생산직 남녀 근로자들의 작업조건이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없으며, 그 책임이나 노력의 정도 또한 실질적 차이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생산직 근로자들에게 설비에 대한 기본 지식이나 경험이 필수적이라고 하더라도 교육훈련이나 직무부여 등을 통해 여성 근로자들도 그 능력을 갖추게 할 수 있음에도, 피진정회사는 수십 년간 설비에 대한 기본 지식이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남성 근로자에게만 부여하고 여성 근로자에게는 이와 관련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전혀 제공하지 않았다. 이점은 피진정인이 여성 근로자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 피진정회사가 ‘생산직 제조직렬 근로자가 관리자로 승진하는데 필수적인 능력’이라고 주장하는 기계설비에 대한 기본지식이나 경험은 인사고과의 평가요소에 포함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에게 공지된 바도 없다. 더불어 이를 검증하거나 평가하는 객관적인 절차나 기준 또한 갖추고 있지 않거나 신규 채용 시 특별한 자격 기준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어서 피진정인이 주장하는 기계설비에 대한 기본지식이나 경험이 관리자로 승진하는데 필수적인 요건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인권위에 따르면 이처럼 여성을 남성보다 낮은 등급에 채용하거나 관리자 승진에서 여성을 배제한 결과 20년 이상 재직한 생산직 근로자(108명) 가운데 여성은 모두 사원급(52명)에 머물러 있는 반면, 남성은 모두 관리자급(56명)으로 승진했다. 생산직 근로자 전체 353명 중 여성 151명 또한 모두(100%) 사원급인 반면, 남성은 182명(90.1%)이 관리자급이었다.

인권위는 “피진정회사가 여성 근로자는 ‘숙련도가 필요하지 않는 단순반복 작업에 적합’ 하거나 ‘위험하고 무거운 부품을 관리하는 업무는 담당하기 어렵다’는 성별 고정관념 및 선입견에 기인하여 여성 근로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피진정회사의 임금체계는 등급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끼치는데, 최초 등급 부여 때부터 차별을 받은 생산직 여성 근로자들은 근무하는 기간 내내 남성 근로자에 비해 임금에서 상당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바, 이는 남녀 임금격차가 경력단절 뿐 아니라 승진 배제 등에서 비롯함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