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으로 서명운동 확대 예정… “각자의 조건에 맞춰진 투표용지 제공받을 수 있어야”

“모두를 위한 그림투표용지 만들기입니다. 서명해주세요.”

25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종로구 혜화역 4번 출구 앞에 서명운동을 알리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날 피플퍼스트서울센터와 한국피플퍼스트,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은 ‘모두를 위한 그림투표 용지 만들기 국민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지난 1일 서명운동 선포식에 이은 첫 서명운동으로, 전국으로 서명운동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발달장애인 당사자들과 활동가들은 “장애가 있거나, 나이가 많거나, 글을 모르거나, 투표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진을 함께 넣어주면 편리합니다. 모두를 위해 그림투표용지가 필요합니다.”라며 소리 높여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대학로를 찾은 시민과 주변 상인들이 관심을 보이며 서명을 하기 위해 다가왔다. 몇몇은 좀 더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며 그림투표용지에 대한 필요성을 묻기도 했다.

그림투표용지는 후보자의 이름과 정당만을 표기하고 있는 현재 투표용지에 정당 로고와 후보자의 사진을 넣어 모두를 위한 투표용지를 만들자는 것으로, 그 필요성을 알리고 법을 개정하기 위한 서명운동이다.

글자와 기호를 표기한 숫자만 담긴 현재 투표용지는, 글자를 읽을 수 없거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글자 해독이 어려운 사람들의 참정권을 가로막고 있다.

이미 대만과 영국, 터키와 이집트 등 해외 여러 국가에서 투표용지 안에 후보자의 사진이나 정당로고를 넣어 투표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을 중심으로 그림투표용지 도입을 위한 목소리가 높은데, 아직 우리 사회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장애계에 따르면 그림투표용지 도입에 관한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의 질의에 국회 입법조사처는 ‘후보자 사진 유무에 따라 좌우되는 선거 당락’, ‘홍보물보다 투표용지에서 두드러지는 후보자의 매력’ 등의 이유를 들어 사실상 반대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국민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장애계 단체들은 “여전히 정치권을 비롯한 권력기관들이 ‘대한민국 국민, 그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참정권’을 우선에 두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어 “투표에 참여하는 과정은 참정권을 부여받은 국민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돼야 한다. 그 평등함은 획일적인 투표용지의 제공이 아닌,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참여할 수 있도록 각자의 조건에 맞춰진 투표용지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림투표용지의 도입을 촉구했다.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