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행정기관 최초 혐오표현 대응 공동선언식 개최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5일 오전 11시 서울특별시교육청 조희연 교육감, 광주광역시교육청 장휘국 교육감, 경기도교육청 이재정 교육감, 전라북도교육청 김승환 교육감과 함께 국가기관 및 행정기관 최초로 혐오표현 대응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네 개 교육청은 ‘모든 학생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의 가치가 학교 교육 과정에 스며들게 하고, 학생인권조례가 혐오표현에 대응하는 규범적 토대가 되도록 함으로써, 혐오표현 공동대응이 전국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하며 공동선언에 참여한다.

인권위는 “최근 우리 사회에 혐오표현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학교도 그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혐오표현은 인간의 존엄성을 부정하고 다양성과 다원성에 기초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며 불평등을 조장한다.”며 “이러한 혐오표현은 성별, 장애, 종교, 성적지향, 나이, 출신지역 등 특정집단에 대한 부정적 편견과 고정관념에서 비롯된다. 민주시민교육의 장인 학교가 인간의 존엄과 평등의 가치를 가르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인권위와 참여 교육청은 혐오표현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응을 위하여 ‘인권존중 학교를 위한 혐오표현 대응 공동선언문‘을 선포하고 다양한 후속 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각각의 공동체에서 혐오표현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대내·외적으로 선언하는 것은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혐오표현 대응의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선언은 혐오표현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위축의 효과가 있고, 그동안 혐오표현으로 피해를 입었던 이들에게는 연대와 지지의 효과가 있다.

이번 공동선언문에는 교육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혐오와 차별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을 권리’의 보장을 위해 ▲교육공동체 내 혐오표현 불관용 원칙 선언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고 실천하는 자율규범 마련을 위한 협력과 지원 ▲대항표현 교육 및 인식개선 캠페인, 실태조사 등 혐오표현 예방을 위한 공동협력 등이 담겨 있다.

선언문 낭독에 앞서 국가인권위원회 최영애 위원장은 “처음으로 교육청과 인권위가 혐오표현 문제를 공동선언을 통해 알리고 범사회적 대응을 촉구하는 매우 의미 있고 시의 적절한 자리.”라며 “오늘은 다양성 존중을 추구하는 우리 사회에 기록될 뜻 깊은 순간.”이라고 밝혔다.

인권위와 참여 교육청은 공동선언문 발표를 시작으로 학교 내 혐오표현 대응 가이드라인 제작에 들어가 2020학년도 1학기에 맞춰 초안을 발표하고 후속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한 교육영역에서 선도적으로 시작된 혐오표현 대응 공동선언과 이어질 활동들이 우리 사회에서 혐오표현에 대한 불관용 원칙을 밝히고 대응하는 마중물로서 범사회적 혐오표현 대응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 인권존중 학교를 위한 혐오표현 대응 공동선언문 -

학교는 민주주의, 지속가능한 포용사회, 평등을 발전시킬 사회적 의무를 지닙니다. 민주사회의 구성원인 청소년들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학교에서 민주시민으로서 지녀야 할 가치와 태도를 학습하며 성장합니다. 그 바탕에 인권 존중의 문화가 있습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확산되고 있는 혐오표현이 학교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정 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담은 혐오표현은 차별의 구조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차별을 재생산하고 불평등을 조장합니다. 존중과 평화, 정의라는 인권의 기본 정신을 배우는 민주시민교육의 장에서 혐오표현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다양성 존중이라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교육공동체의 모든 구성원들이 혐오표현에 시달리지 않고 혐오와 차별을 당하지 않고 안전하게 학교에 머무를 수 있도록, 모든 형태의 혐오표현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을 약속하며 아래와 같이 선언합니다.

1. 특정 집단과 개인에게 모욕․비하․멸시․위협의 의사를 표현하거나 차별과 폭력을 선전하고 선동하는 혐오표현은 교육공동체 안에서 절대로 용인될 수 없다는 원칙을 밝힌다.

2.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이 혐오표현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학생, 교직원, 학생 보호자들과 함께 자율적 대응 방법을 마련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과 협조를 강화한다.

3.혐오표현에 대응하는 대항표현 교육 및 인식개선 활동, 각종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며 올바르게 생산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미디어 교육, 혐오표현 피해에 실효성 있게 대응하기 위한 실태조사 등 인권 우호적 학교 문화를 만들기 위하여 공동으로 협력한다.

2019년 11월 15일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최영애 , 서울특별시교육감 조희연, 광주광역시교육감 장휘국, 경기도교육감 이재정, 전라북도교육감 김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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