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면접, 본인이 직접 적게해요
초기면접, 본인이 직접 적게해요
  • 김재중
  • 승인 2020.01.1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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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로서 사례관리 업무를 주로 담당한지 횟수로 5년 째. 
저는 생태(당사자와 환경이 어울리는 모습), 강점(복지를 이루는데 이롭거나 쓸모 있는 것), 관계(사람다움과 사회다움의 핵심요소)를 중심으로 당사자를 만나 도와나가려고 애씁니다. 특히, 당사자께서 사례관리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시어 역할을 하실 수 있도록 돕고,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며 최대한 보장하고자 애씁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당사자가 자신 삶의 주인이 되어 살아가실 수 있는 모습을 지향합니다.

사례관리 업무를 하다 보면 당사자 본인으로부터 요청, 당사자 이웃으로부터 의뢰 등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당사자를 직접 만나 어떠한 도움이 필요한지 파악하기 위해 가정방문을 자주 나가는데, 당사자 중심으로 초기면접을 진행한 경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다음의 이야기는 박 씨 아주머니께서 복지관으로 직접 전화하여 난방비 지원을 요청하셔서, 아주머니 댁으로 가정방문 가서 초기면접을 진행했던 이야기입니다. 지면으로 이야기 나눔을 허락해 주신 아주머니께 감사드립니다. 

박 씨 아주머니와 가정방문 시간을 사전에 약속하고, 댁으로 비타민 음료 2개를 챙겨서 가정방문 갔습니다.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집에 손님이 오는 일이니 마실 거리를 걱정하는 경우가 있어서, 아주머니와 나누어 먹을 음료를 챙겨갔습니다. 집으로 들어가서 인사 나누고 자리에 앉으며 챙겨간 음료를 드렸습니다.

“뭘 이런 걸 챙겨왔어요! 감사해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야기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정보 동의도 안내하고, 초기면접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 드렸습니다. 그리고 혹시 초기면접지를 직접 써 주실 수 있으신지 여쭸는데 가능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아주머니께서는 초기면접지 양식을 채워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만나 이야기 나누는 사이에 말씀해 주시기 어려운 부분은 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여러 번 말씀 드렸습니다. 이야기 나누는 과정에서 예의를 다해서 질문하고 대답했습니다. 중간 중간에 궁금한 점에 대해서는 질문해 주셨고, 초기면접지 문항으로 아주머니의 지난 세월과 현재 상황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아주머니께 오늘 만남이 어땠는지 질문했습니다.

“보통 상담을 하면 저는 묻는 질문에 답변만 했는데… 이렇게 제가 문항에 직접 적으며 이야기 나눴던 것은 처음이에요. 제 꺼니깐 제가 정확하게 쓰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사회복지사 보다 본인이 적는 게 정확하지 않나요?”

김재중 : (아주머니의 말씀에 크게 공감하며) “맞아요 아주머니. 아주머니의 삶의 이야기는 아주머니께서 가장 잘 알고 계시죠. 그런데 오늘 제가 직접 써달라고 부탁드렸는데 불편하거나 그렇지 않으셨나요?”

아주머니 : “저는 평소에 책 읽고 글 쓰는 일을 좋아해서요. 전혀 불편한 것이 없었어요. 오히려 궁금한 점은 선생님께 질문하며 직접 써 내려갔던 것이 편안했어요. 오늘 이야기 나누며 선생님께서 저의 강점을 많이 알려주셔서 재밌었어요. 책을 많이 읽는 것, 건강이 나쁘지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 음식 솜씨가 좋다는 것, 약을 잘 챙겨먹으며 건강관리를 위해 애 쓰는 것…”

김재중 : “이야기 나누다보니 선생님께서 많은 강점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서 말씀드린 거였어요.”

아주머니 : “오늘 이야기 나눴던 것이 편안했나봐요. 저도 모르게 제 이야기만 많이 했네요.”

김재중 : “아주머니께서 편안하게 느끼셨다니 다행이에요. 혹시 아주머니처럼 글 쓰는 일이 익숙한 주민께는 초기면접지를 충분히 설명 드리고 직접 써 달라고 부탁드리면 더 좋겠네요?”

아주머니 : “네. 맞아요.”

아주머니께 오늘 만남에 대해 감사인사 드리고 집을 나왔습니다.

앞으로 초기면접을 함에 있어서 글 쓰는 일이 익숙한 당사자께 초기면접지를 충분히 소개하고 써 주실 수 있는 분께는 써달라고 부탁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초기면접을 위해 가정방문을 가면 당사자의 강점을 하나도 발견하지 못하고 돌아올 경우가 많은데, 오늘 만남을 통해 아주머니의 여러 가지 강점을 발견한 일이 놀라웠습니다. 복지관으로 복귀하며 처음 만남부터 끝까지 당사자가 자기 삶의 주인이 되도록 함께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