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리호리’했던 장비, 이제는 ‘우람듬직’… 알피인스키로 패럴림픽 나가고파”

알파인스키 봉현채 선수(뒤)와 이정희 가이드. ⓒ대한장애인체육회
알파인스키 봉현채 선수(뒤)와 이정희 가이드. ⓒ대한장애인체육회

크로스컨트리 유망주로 꼽혔던 봉현채 선수(17, 경기)가 알파인스키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지난 13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에서 진행된 제17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여자 알파인 회전 시각장애 부문에서 1·2차 합산 1분56초74를 기록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알파인스키에서의 첫 메달 소감에 봉현채 선수는 “좋아요. 만족해요.”라며 소감을 전했다.

금메달을 차지한 최사라 선수(16, 서울)의 1·2차 합산 기록은 1분46초36.

봉현채 선수가 알파인스키로 전향한지 한 달여 밖에 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최사라 선수의 기록을 10초 차이로 따라간 것은 주목해볼 만한 일이다.

“새로운 도전 해보려고요. 알파인스키에서는 크로스컨트리 때보다 실력과 성적을 더 많이 쌓아보고 싶어요. 국제대회도 나가고 패럴림픽도 가야죠.”

봉현채 선수가 알파인스키를 시작한지는 이제 겨우 한 달여. 장애인동계체육대회를 앞두고 알파인스키에 처음 도전했다.

알파인스키에서는 신인 중의 신인 이지만, 이미 크로스컨트리에서는 손꼽히는 실력자였다.
(14세 소녀 봉현채 “올림픽·패럴림픽 모두 꿈꿔요”_  2017.02.08 )

초등학교 2학년에 운동 선수였던 엄마를 따라가 처음 크로스컨트리를 시작해, 초등학교 6학년이 끝나가던 11월 대한장애인체육회 꿈나무·신인선수로 선발돼 훈련을 했다.

봉현채 선수(뒤)의 경기 모습. 시각부문에 출전한 봉현채 선수 앞에는 가이드가 함께 경기 한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14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크로스컨트리 출전 당시 봉현채 선수(뒤)의 경기 모습. ⓒ대한장애인체육회

2016년 처음 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 출전해 2019년까지 서울 소속으로 세 번의 대회(2018년은 평창패럴림픽으로 미개최)를 치르는 동안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에서 금메달 8개를 목에 걸었다.

비장애인 전국동계체육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획득한 적도 있다. 장애인동계체육대회와 달리 시각선수인 봉현채 선수 앞을 달리는 가이드가 없지만, 경기 코스를 외우다시피 훈련해 큰 불편 없이 자신의 실력을 발휘했었다.

“알파인스키의 경기 시간은 1분 안팎. 장비는 ‘우람 듬직’해졌어요.… 패럴림픽에서 만나요.”

그런 그가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

지난해 장애인동계체육대회를 끝으로 크로스컨트리를 떠나 “새로운 종목을 도전해 보고 싶다.”며 올해 대회는 알파인스키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기존 서울 소속에서 경기도로 소속을 옮겼다.

종목을 바꾸고 가장 크게 체감된  변화는 경기 시간이다.

크로스컨트리는 10분 이상의 경기를 해야 하는 반면, 알파인스키의 경기 시간은 한번 활강에 1분 안팎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크로스컨트리 유망주로 꼽혔던 봉현채 선수(17, 경기)가 알파인스키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크로스컨트리 유망주로 꼽혔던 봉현채 선수(17, 경기)가 알파인스키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봉현채 선수는 “크로스컨트리는 체력적인 소비가 큰 운동이다. 비장애인 대회와 장애인대회를 함께 출전하는 것도 좋았지만, 반면 체력적인 부담도 있었다.”며 “오랫동안 해온 종목이라 아쉬움도 있지만, 열심히 해봤으니 새로운 종목에서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변화는 많아진 장비다. 

크로스컨트리에서의 장비는 스키와 부츠, 폴대 정도 였다면, 알파인스키는 헬멧과 보호 장비까지 말 그대로 큰 가방의 가방 가득 들어간다.

표현을 그대로 쓰면 “‘호리호리’했던 장비가, 이제는 ‘우람듬직’해졌다.”며 장난스레 이야기하는 봉현채 선수. 

종목은 바뀌었지만 최종 목표인 ‘패럴림픽 출전’의 꿈은 여전하다.

“크로스컨트리 때보다 더 높이 가보고 싶다.”는 봉현채 선수. 이어 “3~4년 후에는 국제대회에 나가 메달도 따고, 패럴림픽에도 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정두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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