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코로나19 대응책, “장애인은 사각지대”
쏟아지는 코로나19 대응책, “장애인은 사각지대”
  • 박성용 기자
  • 승인 2020.02.1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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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 대상자 ‘활동지원사 대체인력’ 파견 지침 부재
장애계 “장애유형에 맞는 즉각적인 대책 마련해야”

지난해 12월 발생한 코로나19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20일 첫 확진자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30명(17일 오후 5시 기준)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의심감염자로 분류돼 자가 격리 상태에 있다.

이로 인해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각계 부처들은 다양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쏟아지는 정책 속에 장애인은 외면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17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추련)와 장애인단체들은 감염병 확산 시 장애인 활동지원 대체인력 파견 등 지원 대책과 매뉴얼 마련을 정부와 보건복지부에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었다. 

반복되는 중증 장애인 감염병 대응 부제… 관계 부처 “확인이 필요하다” 답변만

발언 중인 중증 장애인 당사자 이혜미 씨
발언 중인 중증 장애인 당사자 이혜미 씨

지난달 26일 중증 장애인 당사자 이혜미 씨는 6번째 확진자와 같은 예배에 참석했고, 동행한 활동지원사와 함께 자가격리 됐다.  

이로 인해 이 씨는 활동지원사 대체인력 투입을 문의했지만, 관련 지침이 없어 투입이 힘든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장애인단체들이 장애인관련 지원 대책을 확인하기 위해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 중앙사고수습본부 상황반, 다산콜센터 등을 연락을 시도했지만 다른 부서로 책임을 떠넘기거나, 확인이 필요하다는 등의 답변만 되풀이 됐다.

또한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에 수어통역이나 문자서비스가 가능하냐고 문의했지만, 오후 6시까지만 수어통역이 가능하고 개선의견을 국민 신문고에 건의해달라는 답변만 받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씨는 “자가격리를 하면서 10일 넘게 집에만 있었다. 점점 어지럽고 머리가 아파왔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활동지원이 없으면 활동하는 게 힘들다. 위험한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고, 받고 싶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활동지원사가 없어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중증 장애인에 대한 감염병 대응 부제는 지난 메르스 사태 당시도 지적된 바 있다. 

2015년 5월 메르스 발병 당시, 중증 장애인 당사자 이00 씨는 신장 투석을 받던 병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자가격리 대상자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활동지원사가 출입할 수 없어 장애인콜택시 이용과 신장투석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자, 감염 위험이 큰 병원을 자발적으로 입원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장애인단체들은 2016년 10월 감염병 확산 상황에서 장애유형에 맞는 대응책을 마련하도록 정부를 피고로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정부는 법원의 강제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기일에 책임자가 참석하지 않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말뿐인 재난 안전 강화가 아닌, 즉각적인 대책 마련 필요”… 장애유형별 대응책 마련해야 

정책을 마련하지 않은 정부와 보건복지부에 대한 비판도 함께 이어졌다.

발언 중인 노들장애인자자립생활센터 김필순 사무국장
발언 중인 노들장애인자자립생활센터 김필순 사무국장

노들장애인자자립생활센터 김필순 사무국장은 “코로나19 확진자이거나 접촉자는 자가격리를 하게 되는데, 활동지원사 대체인력 투입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는 상황을 직면하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 경우는 코로나19 확진이 아닌 상황이지만, 만약 증상이 발견됐다면 다른 방법이 있었을지 의문이 든다.”며 “이번 상황이 마무리돼도 새로운 질병은 계속해서 나올 것이며, 중증 장애인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 함께 반복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준우 공동대표는 “우리는 병이 두려운 것이 아니다. 우리가 두려운 것은 활동지원이 끊기고 방치돼 살아가는 것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나는 활동지원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이다. 만약 병에 걸린다면, 병에 걸리는 자체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방치되는 것이 더 두렵다.”며 “국가는 중증 장애인을 위해 책임을 다하고, 안전하게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재난위기 매뉴얼에 장애인을 위한 대책이 부재한 현실도 지적됐다.

발언 중인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경석 이사장
발언 중인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경석 이사장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경석 이사장은 “여러 보도 자료를 통해 장애유형별 재난위기 매뉴얼을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매뉴얼을 발표하고 장애인 재난 안전이 강화된다고 설명하지만, 실질적으로 장애인 인권이 보장되는지 의문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난 정권 당시, 메르스에 대한 대책이 미흡했다고 비판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무엇이 달라졌는지 모르겠다.”며 “단순히 말로만 재난 안전이 강화된다고 하는 것이 아닌, 즉각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우리에겐 보건복지부가 재난을 일으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각성을 촉구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