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발달장애인 고등교육과 특별전형
〔칼럼〕발달장애인 고등교육과 특별전형
  • 웰페어뉴스 기자
  • 승인 2020.03.0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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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렛대학교 휴먼재활학부 김종인 교수
나사렛대학교 휴먼재활학부 김종인 교수
나사렛대학교 휴먼재활학부 김종인 교수

〔칼럼〕발달장애인 고등교육과 특별전형_나사렛대학교 휴먼재활학부 김종인 교수

「이름을 적으셨나요. 아는 문제부터 풀어보세요. 문제가 이해 안되면 재차 물어보세요. 문제의 정답을 모두 작성한 후 제출해 주세요.」

1990년대 초 제가 유학생활을 했던 미국노던콜로라도주립대학 장애학생센터의 지적장애학생의 시험을 위해 마련된 별도의 시험장에 걸려있는 ‘테스트팁(Test Tip)’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된다.

미국의 이 대학에는 시각장애학생을 위한 점자·음성·전자도서 제공, 청각장애학생을 위한 전문수화통역사 배치, 지적장애·자폐성장애·뇌성마비·뇌전증 등 전반적 발달장애인을 위한 학습도우미는 물론, 이처럼 별도의 시험장 및 시험요령(Test Tip)까지 제공하는 배려 등을 통해 장애인 고등교육권 보장과 장애유형별 교수학습의 수월성을 담보해 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있어서 장애인 고등교육은 교육부에서 특수교육대상자 고등교육 특별전형제도를 도입한 1995년부터 시행하게 되었다. 사실 1995년 이전까지는 장애학생의 대학 진학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힘들었다. 장애인 특별전형제도는 사실상 장애인의 고등교육에 특례입학제도로 ▲정원외입학 ▲장애유형별 적합전공 및 입학사정 ▲절대평가로의 학점부여 등 그야말로 특혜를 제공하는 교육방법이다. 물론 초창기 특별전형제도를 도입한 대학에서는 시각장애·청각장애·지체장애(뇌성마비 포함) 등 3가지 유형의 장애로 국한했다. 적어도 대학의 학사 학위의 수준을 고려해서 장애유형도 이렇게 한정적으로 대상자를 선정하여 고등교육의 기회를 부여한 것이다.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로 총칭되는 우리나라 발달장애인 특례입학의 효시는 나사렛대를 졸업한 후 아시아 최초의 다운증후군 영화배우가 된 강민휘씨의 영향이 컸다.

강민휘씨는 원래 장애인 특별전형으로 대학을 진학할 수 없었다. 2001년 강씨가 대학 입시에 지원할 때는 특별전형의 요강에는 다운증후군인 강씨는 지원대상에 포함될 수 없었던 것인데, 강씨는 신학부 야간에 검정없이 무시험으로 입학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후 2학년 때 인간재활학과로 전과를 하여 대학졸업의 영예를 얻게 된 것이다

사실, 이때 강민휘씨에게는 자립생활과 동급생 멘토와의 통합생활을 체득한 기숙사 생활과 함께 개별화된 자기주도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시행하여 인재로 육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강민휘씨의 성공사례가 알려지면서 발달장애인 부모들 사이에 고등교육의 욕구가 분출되기 시작했다. 나사렛대학교를 비롯하여 장애인 특별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에서는 발달장애학생을 고등교육의 대상자로 추가전형하게 되었고, 급기야 나사렛대학교는 재활자립학과라는 발달장애인 전담 고등교육기관을 신설하게 되었던 것이다.

당시 국회의원 나○○ 의원은 국회연구단체인 ‘We Can’을 만들어 발달장애학생의 고등교육의 타당성에 대한 국회공청회를 수차례에 걸쳐 개최를 주최해 주는 등 발달장애인 고등교육의 기회제공 및 특별전형의 대상자로 진입할 수 있게 길을 열어준 것은 물론, 나사렛대학교의 발달장애인 전담 학과인 재활자립학과 설치에 ‘견인차 역할’도 해주었던 것이다.

이와 함께 서울대를 비롯한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신여대 등 우수한 대학들도 앞다투어 장애인 특례전형제도를 도입하였는데, 특히 발달장애인 특별전형에는 대구대, 나사렛대 등 지방대학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교육 약자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하여 국가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장애인구 수는 전인구의 5.2%인 256만 명 정도로 전국적으로 8천여 명의 장애대학생 중 발달장애인이 25%인 2천여 명이 된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장애발생 패러다임 변화와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소아마비 장애인은 백신개발로 발생 자체가 없어진 반면,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 등 소위 발달장애가 학령기 장애의 60%를 상회할 만큼 장애인 고등교육의 대상자가 변화되고 있다.

더구나 발달장애인이 가지고 있는 약점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나 사회성, 충직성, 독창성 등 다름의 능력을 개발하고 신장시켜 성장, 발전시킨다는 개별화된 교육 전략을 세워왔던 것이다.

아울러 음악이나 예술 등 달란트를 개발·신장하는 것도 하나의 진로 직업의 로드맵으로 삼고, 전공을 이수토록 하는 곳도 백석예술대학, 성신여대 등 많이 생기게 되었다.

한 예로 2011년 국회의원 나○○ 의원 딸 K양은 나사렛대 발달장애인 전담 학과인 재활자립학과에 응시, 1차에 합격했으나 마침 당시에 성신여대 실용음악학과에 장애인 특별전형이 도입되어 입학을 한 것이다. 사실 이 학과의 당시 학과장이 지체장애인 당사자 교수로서 장애학생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고등교육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장애계에서 익히 평가되고 있었다.

더욱이 현대실용음악과의 드럼전공과 다운증후군 지적장애인인 K씨를 접목할 때 교수학습의 효과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진로직업에도 기여할 것으로 사료되어 입학의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고, 당시 입학의 기회를 준 대학과 교수님께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특히 발달장애인은 어느 대학이나 환경이 아니고 다운증후군, 아스퍼거 증후군 등 발달장애인을 이해하고 전인재활적인 교육관을 가진 교수를 만나느냐가 일생을 좌우한다는 얘기도 있다. 현재 장애학생에게 고등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전국 80여 개의 대학 대부분은 정원외 입학에서부터 성적도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로 부여하면서도 한 개인의 삶을 완성하는 멘토와 매니저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선거철만 되면 장애학생 특례입학 제도를 정치판에 끌어들여 “부정입학”으로 매도하여 발달장애인 고등교육 확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어 안타깝기도 하다. 아울러 발달장애인에게도 교육의 수월성과 전문성이 보장된 장애인 고등교육 특별전형과 인재양성 로드맵을 구축해 주는 것이 복지국가를 염원하는 우리 모두의 책무가 아닐까 한다.

[*칼럼과 기고, 성명과 논평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