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개학 연기 “청각장애 학생 수어·자막 등 지원해야”
코로나19 개학 연기 “청각장애 학생 수어·자막 등 지원해야”
  • 박성용 기자
  • 승인 2020.03.1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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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사이버 캠퍼스 등 동영상 내 수어통역 등 서비스 부족
장애계, 수어통역·자막 제공 관련 ‘구체적 기준 마련’ 촉구
제안서
9일 청와대 앞에서 장애벽허물기 등 8개 장애계 단체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청각장애 학생을 위한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고, 관할 부처인 교육부에 제안서를 전달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들의 개학이 연기됨에 따라, 동영상 강의를 활용한 원격수업 등의 대책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일 교육부는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개학을 오는 23일로 연기했다. 대학도 코로나19가 안정될 때까지 원격수업이나 과제물을 활용한 재택수업을 하도록 권고했다.

하지만 원격수업에서 활용되는 동영상 강의에서, 청각장애 학생을 위한 수어통역 등 서비스 지원책이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 3일 해명자료를 통해 “장애대학생이 원격 강의를 듣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장애대학생이 자택에서 원격강의를 듣는 경우에도 원활하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속기, 수어통역 등을 ‘교육활동 지원 사업’을 통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이하 장애벽허물기)는 “교육부에 해명과 달리, 코로나19에서 청각장애 학생의 교육권이 온전하게 보장되기 힘들다,”며 “코로나19만이 아닌 다른 사유로 학사운영의 연기는 언제든 재현될 수 있어 이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9일 청와대 앞에서 장애벽허물기 등 8개 장애계 단체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청각장애 학생을 위한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고, 관할 부처인 교육부에 제안서를 전달했다.

제안서에는 ▲코로나19 등 긴급 상황에서 농(청각장애)학생을 지원할 수 있는 기준 마련 ▲온라인 강좌에 단계적으로 자막 및 수어통역 제공할 수 있는 정책 마련 ▲EBS 등 초·중·고 공개강의에 자막 및 수어통역 제공할 수 있는 예산 마련 ▲초·중·고 농(청각장애)학생을 위한 수어로 제작된 영상도서 및 교육 콘텐츠 확대 보급 등이 담겼다.

동영상 강의 등 청각장애 특성 반영한 자막·수어통역 제공 촉구

이날 기자회견에서 동영상 강의 등에 자막과 수어통역이 제공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장애학생 당사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발언 중인 한국농교육연대 학생 대표 호예원 학생

한국농교육연대 학생 대표인 호예원 학생은 “교육부에서 온라인 공개강의를 하는 ‘Kocw’와 ‘k mooc’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강의에 자막과 수어통역이 없어 청각장애인에게 그림의 떡일 뿐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각 대학에서도 사이버 캠퍼스를 적극 운영하기 시작했지만, 대부분의 강의에서 자막과 수어통역이 없다.”며 “자막과 수어통역에 대한 구체적인 운영 지침이 없어 청각장애 학생들이 대학 현장수업에서 교수와 대학 측에 요구와 부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대학뿐만 아닌, 청각장애 청소년이 원격수업에서 겪는 불편함도 함께 지적됐다.

소리를 보여주는 사람들 김민경 교사는 “전국 모든 학교에 3주간 개학연기에 따른 후속조치로 온라인 학습자료 등을 활용할 것을 안내했지만 청각장애학생, 특히 수어를 사용하는 학생들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모든 청각장애 청소년들은 EBS 등의 교육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하지만, 대부분의 온라인 콘텐츠에는 일부만 자막이 있고 수어통역은 어디에도 제공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립특수교육원에서 제공하는 에듀에이블 내의 자료들 중 다수는 자막과 수어통역이 있지만, 이 자료들은 농학생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 아니며 고학년의 경우는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청각장애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구체적 서비스 제공 기준과 정책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발언 중인 한국농아대학생연합회 구윤호 사무국장

한국농아대학생연합회 구윤호 사무국장은 “나사렛대학교의 경우 유튜브 자막 설정을 통해 학습물을 보게 하고 있다. 자동자막의 오류가 생기면 실시간 문자통역을 카카오톡 채팅으로 지원하며. 수어통역도 카카오톡 페이스톡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다른 대학의 경우, 수어통역 서비스 등 관련 지침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청각장애 학생들을 위한 온라인 학습관리시스템 구축과, 수어통역과 자막 제공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농자녀가족회 김여수 대표는 “최근 교육부는 온라인 교육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쉽게도 지원되는 것은 대부분 자막이다. 농학생이 온라인 강의를 볼 수 있도록 의무적으로 수어통역을 넣는 등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장애벽허물기 등 8개 장애계 단체는 청각장애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제안서를 교육부에 전달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