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제주지역 전체 230개 투표소 중 90개 투표소 조사
90개 투표소 중 19개소(21%)만 적절, 71개소(79%)는 부적절

1층 주차 시, 출입구에 경사로가 없어 지하 엘리베이터로만 이동이 가능한 투표소.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제주지역 투표소가 장애인이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오는 15일 실시되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관련, 제주지역 230개 투표소 중 90개 투표소의 장애인 접근성을 조사한 결과 79%(71곳)가 ‘부적절’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달 5일~13일까지 8일간 장애인 당사자 5명으로 구성된 모니터링단을 비롯해, 제주 선거관리위원회, 제주도장애인부모회, 제주도장애인총연합회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조사대상 투표소는 제주도 전체 투표소 230개소 중 90개소이며, 지난 2018년 제7대 전국동시지방선거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편의시설이 미비하거나 잘못 설치된 36개소 ▲장소가 변경된 14개 투표소 ▲사전투표소 34개소 ▲사전투표소이면서 장소가 변경된 투표소 6개소를 조사했다.

조사항목은 △주출입구 접근로 △주출입구 높이차 제거(경사로) △주출입구(문) 총 3가지이며, 각 항목에 대해 ‘적절’, ‘부적절’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조사결과, 3가지 기준에 따라 적절히 설치된 투표소는 19개소에 불과했고, 나머지 71개 투표소는 조사항목 3가지 중 한 개라도 불편사항이 있어 장애인의 정당한 권리 행사에 불편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주출입구 접근로 항목에서는 부적절한 곳이 48개소(53%)에 달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해당 투표소 대부분에는 주출입구 접근 시 잔디구장과 보도가 분리된 부분에 단차가 있어 휠체어 이동에 방해가 되고, 바닥 표면이 블록으로 울퉁불퉁하는 등 접근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2018년 제7대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운영됐던 투표소의 대부분이 이번 선거에서도 투표소로 활용됐는데도 불과하고, 사람 중심의 사용 편의성 보다는 형식적으로 모양만 갖추는데 급급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투표소로 많이 설치돼있는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의 경우 출입구 내부에 턱이나 계단이 설치돼 접근이 어렵고, 계단에 간이경사로를 가파르게 설치해 투표 지원인력의 도움이 있어도 급경사로 인해 낙상의 위험성이 높았다.

이밖에도 학교에 설치된 투표소의 경우 잔디밭을 가로질러가야 하는 문제가 있어 장애인 당사자가 투표소에 접근하는데 불편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 김성완 대표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선거관리위원회에 개선을 요청하고, 앞으로 장애인의 선거참여 활성화와 참정권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감시의 역할과 환경조성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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