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별 장애인정책공약 “단조롭고 협소해… 구체적 이행안 마련해야”
정당별 장애인정책공약 “단조롭고 협소해… 구체적 이행안 마련해야”
  • 박성용 기자
  • 승인 2020.04.0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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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점 만점 기준 ‘평균 32.5점’… ‘단편적·시혜적 접근 벗어나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이하 장총련)가 9일 제20대 총선에서 발표된 장애인정책공약에 대한 매니페스토 조사 결과와 함께 제21대 총선 각 정당의 공약을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지난 총선 공약에 대한 매니페스토 조사 결과는 평균 10점 만점에 4.5점, 제21대 총선 공약 평가는 55점 만점에 32.2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제20대 총선 공약의 이행정도를 평가한 매니페스토 조사는 ▲이동권 ▲교육권 ▲건강권 ▲접근권 ▲법·제도 ▲자립생활 ▲소득 ▲예산 등 13개 분야로 나눠서 실시됐다.

조사에 따르면 소득보장 분야가 10점 만점에 6.43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 1월부터 장애인연금의 기초급여가 인상되고, 수급 대상도 확대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접근권(3.79), 법·제도(3.81), 참정권(3.93) 등이 낮은 평가를 받았는데, 이는 시각·청각장애인 등의 정보접근 전달체계 미구축, 장애인권리보장법의 입법화 실패, 투표소 및 선거정보 접근성이 개선되지 못한 점이 낮은 점수의 이유가 됐다는 설명이다.

4개 정당 장애인정책공약 55점 만점에 평균 32.5점 ‘저조’… “구체적인 이행 로드맵 마련해야”

장총련은 이번 제21대 총선 장애인정책공약에 대한 평가 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SMART 공약평가 지표의 평가항목인 공약의 구체성, 측정가능성, 달성가능성, 적절성, 시간적 계획성 등을 토대로 이뤄졌으며, 55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했다.

평가 결과, 더불어민주당의 총합은 55점 만점에 34점, 미래통합당과 정의당은 각각 35점, 36점, 민중당은 25점에 불과해 대체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장총련은 모든 정당의 평가 점수가 낮은 이유로 “제21대 총선에 장애인 당사자들의 현실정치 참여가 늘어나 장애계의 장애인정책공약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오히려 지난 총선에 비해 정량적 양이 현저하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시행되고 있는 서비스의 대상을 확대하거나 대상의 기준을 완화하는 등의 매우 단조롭고 협소한 내용의 공약들만 발표됐기 때문이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전 선거 공약 되풀이해… 장애인 당사자 위한 정책 고민 필요”

더불어민주당의 장애인정책공약에 대해 “이미 각종 선거에서 공약화 된 정책을 다시 되풀이하거나,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제도의 대상이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만 65세 이상 중증 장애인 서비스 공백 해소’처럼 모호하게 표현하거나, 이미 정부에서 추진방향으로 결정된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에 대해 장애인 당사자를 위한 정책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평가항목별 지표.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

미래통합당 “재난안전 공약 특징적… 공약의 범위가 한정적인 한계”

미래통합당의 장애인정책공약에 대해 “장애인 당사자의 재난안전에 필요한 수단을 공약화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증 장애인의 응급상황을 알리는 스마트 밴드 보급, 시청각장애인 재난알림시스템 연구 개발, 뇌전증 장애인에 대한 체계적 지원 등에 대해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을 위한 공약이라고 밝혔다.

반면 공약의 범위가 한정적이어서 장애인 당사자의 포괄적인 접근이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공약의 범위가 이동권, 접근권, 자립생활, 재난안전 등 매우 한정적인 범위에 해당하고, 장애인 재난안전에 대한 공약도 단순히 보급과 개발에 국한됨으로써 실질적인 제도개선으로 나아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미래통합당 평가항목별 지표.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

정의당 “장애계 요구안 대부분 담아”… 공약의 실현가능성 ‘물음표’

정의당의 장애인정책공약은 “현재 장애계에서 요구하는 대부분의 장애인정책들을 공약화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감염병 예방과 관리를 위한 종합대책, 재난안전기본법 개정 등 장애인 당사자의 감염병 예방 관리와 재난안전에 필요한 법·제도적 대책을 위한 공약이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소수정당이라는 한계와 복지 포퓰리즘적 요소가 있어 공약의 실현 가능성 여부가 한계로 제기됐다.

정의당 평가항목별 지표.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

민중당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초등학교 대상 수어교육 의무화공약 내용 모호해

민중당의 장애인정책공약에 대해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통한 장애의 포괄적 정의와 범주를 확대, 수어를 초등학교에 의무교육에 포함, 저상버스 100% 도입 등이 특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소수정당이라는 한계와 공약 내용의 모호성, 복지 포퓰리즘적 요소에 대해 낮은 평가를 내렸다. 

특히 “수어의 초등학교 의무교육이 장애인 복지향상에 효과가 있는지 의문스럽고, 저상버스 100% 도입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지원 예산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중당 평가항목별 지표.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

장총련은 이번 평가를 통해 “각 정당의 공약 모두 구체적인 이행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은 ‘장애인 당사자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정책적 목적을 위한 고민의 결과가 아닌, 선거 당시 이슈만을 해결하려는 매우 단편적이고 시혜적인 복지정책 개선 문제로만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우려했다.

특히 “단순히 복지서비스의 양을 늘리고 서비스의 대상과 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임시방편이 아닌, 근본적인 법·제도의 개선을 통한 복지시스템의 구축, 정책이행에 필요한 예산의 확보 방안 등 포괄적이고 실천 가능한 내용과 이행 로드맵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공약이 필요하다는 점을 정치권도 깊게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총련은 이번 평가를 토대로 장애인 당사자의 권리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장애인정책안을 개발해, 제21대 국회가 구성되면 각 정당에 제안할 계획이다.

이번에 발표한 ‘제20대 총선 매니페스토 결과 및 제21대 총선 장애인공약 평가 결과 보고서’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누리집(www.kofod.or.kr)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