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방송, 청각장애인 수어제공은 'NO'… 인권위 ‘차별 진정’
개표방송, 청각장애인 수어제공은 'NO'… 인권위 ‘차별 진정’
  • 박성용 기자
  • 승인 2020.04.1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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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 전문가 좌담, 선거 설명 등 ‘수어통역 없어’
“청각장애인 유권자의 알 권리 보장해야”

지난 15일 제21대 총선 개표방송에 전 국민의 관심이 쏟아졌다. 실시간으로 집계되는 개표 상황에 집중하고, 전문가 대담을 통해 앞으로의 정세를 논하는 등 분석도 함께 이뤄졌다.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는 자리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정보 제공이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개표방송의 경우 전문가 좌담이나 음성을 통한 선거 설명이 이뤄지지만,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통역이 진행되지 않아 정보를 알 권리를 침해당했다는 것.

이에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이하 장애벽허물기)는 오는 17일 선거방송에서 수어통역을 실시하지 않은 지상파 3사(KBS, MBC, SBS)를 피진정인으로 하는 ‘개표방송 수어통역 미제공 차별 진정’을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제기한다고 밝혔다.

장애벽허물기는 “개표방송의 경우 지상파 3사 모두 개표 상황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도표나 이미지를 사용한 것은 문제가 없었지만, 전문가 좌담이나 선거 설명을 음성언어로 진행하는 시간대에 수어통역이 없어 방송 시청권과 참정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15일 진행된 지상파 3사의 개표방송에선 수어통역이 제공되지 않았다. 특히 진행자 또는 전문가가 발언하는 과정에서 수어통역이 제공되지 않아 문제를 제기하는 청각장애인 유권자들도 있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왼쪽부터) KBS, MBC, SBS 지상파 3사의 개표방송 화면에서 수어통역은 제공되지 않고 있다.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장애벽허물기는 “개표방송은 공직선거법 제11장 ‘개표’ 결과를 예측하거나 공표하는 것으로, 선거방송의 연장이다. 즉, 선거권이 있는 자는 누구든지 볼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며 “하지만 방송사들이 이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는 등 조치가 미흡했다.”고 질타했다.

이에 “헌법 제24조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 조항에서 국민으로서의 기본권인 참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수어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 유권자들의 올바른 참정권 행사와 알 권리를 보장해야한다.”고 진정 취지를 밝혔다.

한편 지난해 10월 인권위는 지방선거 등 선거에 관한 방송프로그램을 방영할 경우, 청각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자막 또는 수어 통역 등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인권위는 지난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ㄱ지역 군수 등 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방영하면서, 자막 또는 수어통역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청각장애인에 대한 참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A방송 대표에게 향후 지방선거 등 선거에 관한 방송프로그램을 방영할 경우, 청각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자막 또는 수어 통역 등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