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횡단보도 보행 시간 “장애인 등 교통약자 위해 개선해야”
짧은 횡단보도 보행 시간 “장애인 등 교통약자 위해 개선해야”
  • 박성용 기자
  • 승인 2020.07.0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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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얼 지키지 않는 보행 신호시간… “필요한 곳에 적용하지 않아” 지적
한국장총, 전국 17개 시·도 경찰청에 보행 신호시간 준수 여부 등 ‘요청’
코엑스로 가기 위해 돌아가는 길을 택했을 경우, 8번 출구로 이동해 승강기를 탄 후, 8차선 도로에 놓인 횡단보도 3개를 건너, 6번 출구 쪽 승강기에 탑승해야 코엑스에 도착할 수 있다.
횡단보도 자료사진. ⓒ웰페어뉴스DB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매번 신호 시간 내에 다 건너지 못합니다. 차들도 휠체어가 횡단보도를 다 건넜는지 확인도 하지 않고 지나가려고 해서 보기에도 위험한 장면을 여럿 목격했습니다.”

장애인 등 교통약자에게 턱없이 부족한 보행 신호시간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하 한국장총)이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을 통해 움직임에 나섰다.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장애인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15개 장애인단체가 모여 솔루션 회의를 진행, 이를 통해 관련 기관 및 부처에 개선과 해결을 요구해 나가는 협의체다.

한국장총에 따르면 교통약자 보호구역임에도 불구하고 보행 신호시간을 지키지 않거나, 교통약자들의 통행이 잦음에도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지 않는 등 횡단보도 이용 시 보행 신호시간이 부족해 장애인·노인 등 교통약자들이 위험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에서 발표한 조사결과, 최근 5년(2015년~2019년) 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0%에 달한다. 이 중 2016년~2018년까지 3년 간 교통사고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인 53.6%가 65세 고령자로 밝혀졌다.

한국장총은 “현재 관련 통계는 없으나 어린이·노인·장애인과 같은 교통약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고율·사망율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현행 관련법은 어떻게 규정하고 있을까. 정부는 도로교통법 제12조 및 제12조의2에 근거한 ‘어린이·노인 및 장애인 보호구역의 지정 및 관리 규칙’을 통해 보호구역을 지정·관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에서는 매뉴얼을 제작해 세부지침을 마련, 각 지역 경찰청은 이를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해당 매뉴얼에서는 보행 신호시간은 1초에 1m를 걷는다고 가정해 산정하고 있다. 보행속도가 느린 어린이·노인·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많이 이용하거나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1초에 0.8m를 걷는다고 가정해 보행 신호시간을 정한다.

하지만 보호구역 내 보행시간이 이를 지키지 않고 더 짧게 설정되거나, 보호구역 외 지역이나 장애인 등 교통약자 통행이 잦아 보행 신호시간을 늘려야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적용하지 않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한국장총은 솔루션 회의를 통해 지난 2일 전국 17개 시·도 경찰청에 ▲보호구역 내 보행 신호시간 준수 여부 ▲보호구역 외 민원처리 현황 등을 요청했다. 앞으로도 한국장총은 지속적인 개선 요구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