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인 배제한 장애인복지법 “제한규정 삭제하라”
정신장애인 배제한 장애인복지법 “제한규정 삭제하라”
  • 박성용 기자
  • 승인 2020.07.09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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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법 내 정신장애인은 ‘제외’… 주거편의·상담, 취업알선 등 제한
“복지서비스 막는 악법 개정하고, 정신장애인의 권리 보장하라”
9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는 ‘장애인복지법 제15조 제한규정 삭제 이행요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신장애인을 복지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는 장애인복지법 제15조에 대한 개선이 촉구되는 가운데, 정부에 조속한 시정을 요청하는 외침이 국회 앞에 울려 퍼졌다.

9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이하 한자연)는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신장애인의 복지서비스 지원을 가로막는 ‘장애인복지법 제15조 제한규정 삭제 이행’을 요청했다.

한자연은 “장애인의 정의로 정신장애인을 명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건강복지법을 적용 받기 때문에 장애인복지법의 제도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없는 모순적인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고 질타하며 제한규정 삭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장애인복지법에서 배제된 정신장애인… 장애인복지시설 이용, 직업훈련 등 ‘제외’

정신장애인은 현행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복지서비스 지원이 제한돼왔다.

장애인복지법 제15조는 ‘제2조에 따른 장애인 중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과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다른 법률을 적용 받는 장애인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 법의 적용을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제한되는 서비스는 어떤 것이 있을까.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제13조 2항은 ‘법 제2조에 따른 장애인 중 정신건강복지법의 적용을 받는 장애인에 대하여는 법 제15조에 따라 법 제34조제1항제2호 및 제3호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정신장애인은 국가와 지자체가 설치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주거편의·상담·치료·훈련 등의 서비스와, 공공직업능력개발훈련시설 내 직업훈련시설의 직업훈련·취업알선을 받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장애인복지법 제15조 제한규정 삭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참가자.

정신장애인 가로막는 제한규정… “조항 삭제 건의안 수용하라” 촉구

최근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하는 건의안이 통과되면서 장애계는 다시금 기대를 품고 있다.

지난달 30일 장애인복지법 제15조 제한규정 삭제 내용을 담은 서울시의회 이정인 의원의 ‘정신장애인의 사회통합을 가로막는 장애인복지법 개정 촉구 건의안’이 서울시의회 제295회 정례회 본희의를 통과한 것. 건의안은 국회와 보건복지부로 이송될 예정이다.

이에 한자연은 국회에 조속한 건의안 수용과, 정신장애인을 위한 정책 수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람희망금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정지영 팀장.

사람희망금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정지영 팀장은 “지난 2016년 정신보건법이 정신건강복지법으로 개정되면서 많은 기대를 했다. 하지만 법 제정이 되면서 장애인복지법도 함께 개정됐다. 바로 우리가 이 자리에 나온 이유인 제15조 때문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의 정신장애인의 삶은 어떠한가. 정신건강복지법 내에 서비스 조항이 있지만, 우리가 실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며 “이번 서울시의회에서 개선안이 통과된 것을 계기로, 정신장애인에 대한 많은 개선과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안티카 임대륜 활동가는 “정신장애인으로 등록된다고 해도 취업에서 제약을 받는 등 어려움이 많다. 그런데 우리가 어떠한 법률에도 명확히 해당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디서 권리를 찾아야 하는가.”라며 질문을 던졌다,

이어 “우리도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삶을 꿈꾸고 싶다. 정신질환자로 취급받는 것이 아닌, 정신장애인으로써 당당히 사회에서 살아가고 싶다. 우리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해당 법 조항에 대한 개선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한자연은 기자회견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실에서 해당 사안에 대한 정책 간담회를 진행했다. 현장에서 최혜영 의원은 장애인복지법 제15조 제한규정 삭제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자연 황백남 상임대표는 “우리가 요구하는 사항에 대해 적극 공감하는 등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이제 우리의 역할은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공론화를 하는 것.”이라며 “이번 답변이 희망고문이 되지 않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