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장애인 탑승예약제’,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
에버랜드 ‘장애인 탑승예약제’,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
  • 정두리 기자
  • 승인 2020.07.3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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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이동과 대기의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에게 보장돼야 할 ‘우선탑승제’”

이동과 대기에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을 위한 우선탑승제 시행에 대한 장애계의 요구가 나왔다.

지난 30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하 장총)은 성명을 통해 최근 에버랜드가 ‘우선탑승제’를 ‘탑승예약제’로 변경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대기와 이동의 제약이 있는 장애이과 가족을 세심히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장총에 따르면 지난 4월 에버랜드는 기존 장애인 편의제도의 일환인 ‘우선탑승제’를 ‘탑승예약제(대기하다가 예약된 시간에 기구에 탑승하는 제도)’로 변경했다.

이와 관련해 장총은 우선탑승제가 담고 있는 취지를 강조했다.

우선탑승제는 대기 또는 신체적으로 제약이 있는 사람이 제약 없이 놀이기구를 즐기기 위해서 생긴 제도로, 비장애인을 차별하거나 특수한 이익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생긴 제도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장총은 “이를 테면 발달장애를 가진 아동은 특성상 한 장소에서 오래 기다리기 힘들고, 경우에 따라 시설을 바로 이용하지 못하면 도전적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존재한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경우에는 놀이공원 내 그늘진 곳이 거의 없고 경사진 곳도 많아 대기할 장소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탑승시간까지 당사자가 원하는 다른 공간에서 자유롭게 대기하라는 말은 마치 장애인을 배려한 공간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모순적.”이라며 “심지어 예약한 놀이기구의 탑승종료까지 다른 기구 예약이 불가한 점은 대기의 어려움을 악화시킨다. 장애인이 비장애인처럼 놀이공원을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대기시간이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장애인화장실과 장애인전용주차장의 경우 ‘우선’의 개념이 적용돼 있다는 점을 꼽았다.

장애인도 비장애인들처럼 제약 없이 활동해 이동과 접근권을 보장해주기 위해 존재하며, 이는 매우 중요하기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법으로 명시돼 있다. 나아가 놀이공원에서도 ‘우선’의 관점을 갖고 접근권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해외 사례를 통해 개선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일본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의 경우 게스트 PASS 티켓으로 예약한 후 시간에 맞춰 가면 우선 이용이 가능하지만, 홈페이지를 통해 장애유형별로 어트랙션을 이용할 수 있는 범위를 알려주는 추가적인 배려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디즈니랜드는 코끼리 열차에 전동휠체어 2대가 들어갈 정도로 넓은 좌석을 마련하고, 휠체어를 탄 채로 이용 가능한 놀이기구가 수십 가지가 되는 등 대부분의 놀이기구가 장애인들의 탑승이나 참여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 장총의 설명이다.

장총은 “해외 놀이공원은 우리나라보다 제도가 잘 갖춰져 있으며, 오히려 설계 단계에서부터 장애인의 접근성을 고려한다는 점에서 본받아 마땅하다.”며 “국내에서도 롯데월드에서 장애인을 대상으로 우선탑승제를 실시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동반자에 대한 배려도 언급됐다. 에버랜드의 공지 내용을 보면 이용 대상 장애인 본인과 동반자를 최대 3명 까지로 제한한 데 따른 입장이다.

장총은 “동반자는 탑승을 보조하는 사람이기에 앞서 함께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다. 경우에 따라 동반자가 있거나 없을 수도 있고, 동반자의 수가 1명이나 5명이 될 수도 있다. 여행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함께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배려와 존중이 필요하다.”며 “혹자는 이에 대해 불만을 표하거나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이 부분은 해당 이용시설을 운영하는 곳에서 충분히 공지하고 안내해 이해시키도록 노력해야하는 부분.”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 24조 2에서는 관광활동에 참여함에 있어 차별을 금지하고 있으며, 장애인이 관광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며 “다시 한 번 장애에 대한 이해가 깊게 반영돼있는 ‘우선탑승제’를 복원시킬 것을 요구한다. 이는 비단 장애인에 대한 문제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춰나가는 과정의 문제.”라고 촉구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정두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