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은 교통사고 위자료 반값?… “동등한 위자료 지급하라” 촉구
장애인은 교통사고 위자료 반값?… “동등한 위자료 지급하라” 촉구
  • 박성용 기자
  • 승인 2020.08.06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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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기왕장해’ 이유로 장애인 당사자 교통사고 위자료 ‘반값’ 책정
“보험사 위한 나쁜 판례로 남을 수 있어… 반드시 바로잡아야” 공정한 심리 촉구
6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대법원 앞에서 ‘교통사고 위자료 장애인 반값 판결에 대한 법원규탄 및 대법원의 공정한 심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애인 당사자에게 차별적으로 적용된 교통사고 손해배상 기준에 대해, 장애계가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6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추련)는 대법원 앞에서 ‘교통사고 위자료 장애인 반값 판결에 대한 법원규탄 및 대법원의 공정한 심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교통사고로 사망한 지체장애인 A씨에 대해 장애를 이유로 차별적인 위자료 기준을 판단한 법원을 규탄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대법원에 명확한 판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장애란 이유로 교통사고 사망 위자료 반으로↓… 명백한 차별금지 행위” 질타

지난 2017년 10월,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 A씨가 길을 건너다 화물차에 치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A씨의 유족이었던 자녀 B씨는 사고차량 보험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지난해 10월 1심 재판부는 사망한 A씨에게 위자료 5,000만 원을, 원고인 B씨에게는 1,000만 원을 지급할 것을 선고했다.

현재 법원은 사건의 효율적 처리를 위해 위자료를 정액화해 판단하고 있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8년부터 교통사고 사망 위자료 기준금액을 1억 원으로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A씨의 경우 기준금액의 반만 인정받았다.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위자료 판단의 근거 중에 ‘기왕장해(기존에 이미 가지고 있었던 장해)’ 등의 사정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위자료가 반만 인정된 것.

이에 유족 측은 단순히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준금액의 반만 인정한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했지만, 지난 5월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심에서도 재판부는 항소를 기각하고 같은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유족 측은 다시금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 지난달 22일부터 심리가 진행 중이다.

장추련은 “법원이 스스로 정한 위자료 기준을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다르게 적용하는 것은 명백한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행위.”라며 “법원의 이러한 차별적인 판결을 근거로 보험회사들은 장애인의 보상과 관련한 사건들에 대해 더 당당히 기왕장해를 들먹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갑작스런 죽음 앞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무엇을 근거로 고통의 무게가 다를 것이라고 계산한 것인지 재판부는 명확하게 밝혀야할 것.”이라며 “그 어떤 핑계와 변명도 장애인의 인권을 침해하고 차별받는 일에 사용되지 않도록, 마지막 법정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왕장해를 이유로 교통사고 위자료를 반값으로 판결한 재판부를 규탄하고 나선 참가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목숨의 무게 다르지 않아”… 대법원에 공정한 판결 ‘촉구’

이날 장애계와 원고 측은 대법원이 공정한 심리를 통해 장애인 당사자의 권리를 바로잡을 것을 요청했다.

사건법률대리인 박병철 변호사.

사건 법률대리인을 맡은 박병철 변호사는 “위자료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보상이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고통은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이 사건은 장애인의 목숨과 가치가 다르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밖에 설명되지 않는다.”며 “반드시 이를 바로잡는 판결을 하도록 엄중하게 살필 것.”이라고 촉구했다.

장추련 박김영희 상임대표는 “이번 문제를 알리고 싶은 것은 장애인이 사고로 사망했는데, 그것을 비장애인과 다른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는 장애인의 목숨은 비장애인과 다른 목숨이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사람에 대한 가치를 비장애인과 다르게 판결하고 결정하는 것은 비장애인과 장애인 모두가 똑같은 사람이라는 당연한 기본원칙을 배반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법원에서까지 이렇게 판단하는 것은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에 이러한 판단을 용납하지 않고, 앞으로 대법원에서 어떻게 심리할 것인지 분명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