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활동지원 시간 보장하라” 밧줄로 엮은 장애인들의 호소
“우리의 활동지원 시간 보장하라” 밧줄로 엮은 장애인들의 호소
  • 박성용 기자
  • 승인 2020.08.06 21: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장연, ‘장애인활동지원 산정특례 보전자 대책 마련’ 밧줄 매기 투쟁 선포
“새롭게 바뀐 조사로 활동지원 시간 줄어들어… 실질적 구제방안 마련하라” 촉구
6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새롭게 바뀐 종합조사로 인해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이 줄어든 산정특례 보전자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계가 변화된 ‘장애인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이하 종합조사)’로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이 감소된 장애인 당사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밧줄 매기 투쟁을 이어갈 것을 선포했다.

6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이 줄어든 현실을 규탄하고, 정부를 향해 ‘누구도 남겨둘 수 없다’고 외치며 산정특례 보전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투쟁에 들어갔다.

이들은 “활동지원급여의 산정 방식이 기존의 인정조사에서 종합조사로 변경되면서 약 19.52%의 급여 하락자가 발생했다.”며 “급여하락자에게 최초 1회(3년) 동안 인정조사 당시의 급여를 보정하는 '산정특례(급여보전)' 조항으로 인해 아직은 종합조사 문제점이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이 기간이 지나면 활동지원 급여가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 발표된 바에 따르면 산정특례 기간이 종료된 뒤 급여 하락자에 대한 구제방안은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으며, 개인별로 이의제기를 통해 구제신청을 해야 한다.”며  “지급도 부족한 활동지원서비스 이용시간을 줄어든다는 것은 장애인에게는 사형선고와도 같다. 대책과 함께 장애인서비스지원 종합조사표를 개선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복지부 “평균 활동지원서비스 시간 확대할 것”… 장애계 “오히려 시간 떨어져” 규탄

지난해 7월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가 시작되고, ‘일상생활지원 분야’에 장애인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이하 종합조사)가 실시되면서 큰 변화가 일어났다.

이를 통해 기존 장애등급으로 대상을 제한했던 활동지원서비스 신청대상을 모든 장애인으로 확대하고, 1~15구간으로 나눠 서비스 신청인의 일상생활 수행능력, 인지·행동특성, 사회활동, 가구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대 16시간까지 지원토록 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새롭게 바뀐 종합조사로 인해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이 줄어드는 일이 발생하게 된 것.

지난 2월 25일 종합조사 고시개정전문위원회 제3차 회의자료에 따르면, 하루 최대 16시간을 부여하는 1구간에 해당되는 장애인 당사자는 단 한 명조차 없었다. 심지어 전체 58.43%가 5시간 이하를 제공받는 12~15구간 또는 구간 외로 분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문제는 갱신조사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지난해 7~11월 4개월간 종합조사를 통해 갱신조사를 받은 19.52%, 총 2,473명에 달하는 장애인 당사자들의 활동지원급여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조사 고시개정전문위원회 제3차 회의자료

이에 대해 복지부는 급여 하락자에게 최초 1회(3년) 인정조사 당시의 급여를 보전하는 산정특례를 통해 이들을 구제하고 있으나, 산정특례 기간이 종료 후 구제방안은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 장애계의 설명이다.

전장연은 “지금도 부족한 활동지원서비스 이용 시간을 더 삭감한다는 것은 장애인에게는 사형선고와도 같다. 활동지원서비스 시간 하락을 앞둔 장애인은 그야말로 교수형의 위기에 처해 있는 셈.”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우리는 밧줄을 목에 걸고 투쟁을 이어간다. 목에 건 밧줄은 장애인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지금의 상황을 상징한다.”며 “그 누구도 남겨두지 않기 위해 우리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목놓아 외쳤다.

활동지원 산정특례 보전자 대책을 촉구하며 밧줄 매기 투쟁에 나선 참가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3년의 유예기간은 미봉책에 불과해”… 실질적 대책 마련 ‘촉구’

이날 갱신조사를 받고 활동지원서비스가 줄어든 장애인 당사자들의 호소가 광화문 해치마당을 매웠다. 이들은 산정특례는 단순한 미봉책에 불과할뿐더러, 기간이 끝나는 3년 이후를 위한 대책이 없다는 점에 대해 거세게 질타했다.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이 431시간에서 360시간으로 하락한 근육장애인 김진우 씨는 “하루에 수십 번 에크모(인공심폐기)를 해야 살아갈 수 있다. 숨조차, 자는 것조차 돈을 내서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서 활동지원서비스 시간마저 하락한다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부는 산정특례를 통해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이 줄어드는 어려움을 해소하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다르다. 이제 나에게 남은 시간은 2년 9개월뿐이다. 우리의 생존권을 위해 조속한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장애인 당사자 홍성훈 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인 당사자 홍성훈 씨는 “지금으로부터 한 달 전,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됐다. 바로 3년 뒤부터는 하루에 제공되는 활동지원서비스 시간 중 5시간이 없어진다는 결과를 듣게 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가 대안으로 내놓은 3년이라는 산정특례 기간은 기만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장애인 당사자들은 존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더 많은 시간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산정특례 기간이 끝나도 우리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어야한다. 이를 위해 계속해서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은 “산정특례를 통해 단순히 3년이라는 시간을 유예해줄 것이 아닌, 그 이후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질적인 대안을 만들지 않는 상태에서 이렇게 문제를 풀어나가서는 안 된다.”고 질타했다.

이어 “활동보조가 필요한 장애인은 받지 못하는 것이 지금의 문제다. 필요한 만큼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3년 이후에도 적합한 서비스를 받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전장연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정부서울청사 앞으로 자리를 옯겨 활동지원서비스 산정특례 보전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밧줄 매기 투쟁을 이어나갔다.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투쟁을 이어가는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경석 이사장(가운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보건복지부에 산정특례 보전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피켓을 든 참가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