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6일 오전 7시, 연속낭독-하벤 길마 편 통해 첫 인사
김기현 씨는 “나와 같은 여성 시각장애인 하벤 길마, 힘든 과정 겪은 부분에 감동”

장애인 전문채널 KBS 3라디오(수도권 104.9Mhz) ‘연속낭독’ 프로그램에 시각장애인 낭독자가 출연한다.

새롭게 낭독을 맡게 된 인물은 중도 시각장애인 김기현 씨다. 도서 낭독 콘텐츠에서 항상 소비자의 위치에 있던 사람이 이번에는 생산자가 돼 대중을 만나게 된다.

첫 방송은 오는 16일 오전 7시로, KBS 3라디오 ‘연속낭독 - 하벤 길마 편’을 통해 청취자를 만난다.

연속낭독은 3라디오에서 아침 7시부터 20분간 방송되는 오디오북 프로그램이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책읽기를 해오고 있다.

특히 정안인의 영역이었던 연속낭독의 낭독자에 시각장애인이 나서게 된 이유가 있다. 오는 16일부터 방송되는 도서가 알파미디어가 펴낸 ‘하벤 길마(옮긴이 윤희기)’이기 때문이다.

미국인 하벤 길마는 에티오피아 난민 출신 부모님에게서 태어난 중복 장애인이다. 시각과 청각을 모두 잃은 상태에서 하버드 로스쿨을 정복하고 변호사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하벤 길마는 장애인에게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옹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하벤 길마의 그런 활동에 경의를 표하며, 그녀를 백악관이 제정한 ‘변화의 챔피언’에 선정하기도 했다.

하벤 길마는 ‘헬렌 켈러 성취상’을 수상했으며, ‘포브스 30세 이하 리더 3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캐나다 총리 쥐스탱 트뤼도, 독일 연방 총리 앙겔라 메르켈 등 유명 정치 지도자들도 그녀에게 경의를 표하며 찬사를 보냈다.

아울러 파이낸셜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영국 BBC 방송,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국인 NPR 등 여러 언론과 방송에서 그녀의 활동을 특집으로 다룬 바 있다.

연속낭독 제작진은 “고립된 삶에서 나와 굳게 닫힌 세상의 문을 열어젖힌 놀라운 삶의 여정을 담담하게 이야기해 나가는 하벤 길마의 이야기를 접하고, 하벤 길마가 그랬듯 도서 낭독분야도 시각장애인이 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갖고 적합한 인물을 물색했다.”고 설명했다.
 
김기현씨는 1975년생으로 연세대학교 불문과 1학년 시절 턱 부정교합 수술 중 질식으로 실명하게 된 중도 장애인이다. 이후 대학을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해 보스턴대학교 대학원에서 재활상담학을 전공하고 현재 ‘좋은비전 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운영하며 헌신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오디오북 계의 새로운 도전인 만큼, 녹음실의 풍경도 평소와는 다르다. 문서파일로 된 자료들을 내장된 음성합성 엔진을 사용해 음성으로 읽어주는 인쇄물 음성변환 출력기의 도움을 받아 녹음하고 있다. 빠르지 않은 녹음속도지만 한 페이지씩 천천히 읽어나가고 있다고 한다. 

김기현 씨는 “하버드 로스쿨을 마치고 인권 변호를 하고 있는 하벤 길마씨의 책을 읽으며, 나와 같은 여성이고, 시각장애가 있고, 공부하느라 힘든 과정을 겪은 부분 등에서 큰 공감이 됐다.”며 “이런 좋은 책을 낭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쁘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KBS 3라디오 ‘연속낭독 - 하벤 길마 편’은 오는 8월 16일 아침 7시부터 첫 방송 된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정두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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