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성명]재난보도, KBS 등 방송사들의 적극적인 수어통역을 요구한다

상당한 재산과 인명피해를 낸 이번 집중호우와 관련한 재난보도에 수어통역이 없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시행한 모니터링(8.11)에 의하면, 재난보도로 호우소식을 다루기 시작한 8월 1일부터 8월 9일까지 한 방송사도 저녁종합뉴스에 수어통역을 진행하지 않았다. 이는 지상파 3사, 종편 4사, 보도전문채널 YTN 등 8개 방송사 8개 방송사의 저녁종합뉴스를 분석한 결과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모니터링 기간 동안 “방송사들의 저녁종합뉴스에서 약 850건에 가까운 보도를 방송했지만, 한 건의 보도에서도 수어통역은 등장하지 않았다.”고 하고 있다.

지난 해 4월 강원도산불 당시 우리는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상파를 비롯한 재난방송을 실시했던 방송사들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진정 했었다. 재난방송에 수어통역 등 장애인 서비스를 제대로 안 했기 때문이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도 재난보도의 문제점을 거론하여 재난방송의 장애인 접근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장애인의 접근을 보장하기 위한 예산(2020년)도 확보되었다.

이 예산을 바탕으로 올해 3월부터 KBS에 재난방송 대기인력(야간) 4명이 채용되었다. 대기인력은 하루 2인씩 야간(저녁 6시~다음 날 9시)에 대기를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재난방송 전문 수어통역사를 양성하기 위한 지역별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해 강원도 산불이후 재난방송 장애인 접근환경은 나아졌다. 그럼에도 이번 집중호우에서와 같이 필요한 때 수어통역을 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 크다. 더욱이 KBS의 경우 야간대기 인력이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수어통역을 할 수 있었음에도 말이다.

재난으로 인한 피해는 한순간이다. 재난은 국민의 생명이나 재산과 연결된다. 재난상황에서 누구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올바른 정보이다. 그래야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방송사들이 재난보도에 수어통역 등 장애인 서비스를 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럼에도 이번 집중호우에서 방송사들이 수어통역을 하지 않았다. 이는 방송으로서 역할을 망각한 것이다. 특히 KBS는 대기 수어통역 인력까지 있었음에도 수어통역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비판받아야 할 지점이다.

따라서 우리 단체는 요구한다. 재난과 관련한 보도에 있어서는 무조건 수어통역 등 장애인의 접근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

또한 서비스 제공 유무를 방송인의 시각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의 시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런 입장에서 방송사들이 재난보도에서 적극적으로 수어통역 등 장애인 서비스 시행을 요구한다.

2020년 8월 12일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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