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이동권 “공급 확대 없는데 보장은 언제쯤”
장애인 이동권 “공급 확대 없는데 보장은 언제쯤”
  • 박성용 기자
  • 승인 2020.08.1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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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이동권과 장애등급제 폐지에 따른 이동지원 대책’ 토론회 개최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2년차… 이동지원 종합조사 도입되지만 여전히 ‘의학적 손상’에 묶여
“필요에 맞는 종합조사, 이동지원수단 양적·질적 부족해… 법 개정 통해 개선책 마련해야”
13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계단체들은 국희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실질적인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장애인 당사자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고, 나아가 이동지원 서비스 지원책 마련을 논하는 토론의 장이 열렸다.

13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계단체들은 국희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실질적인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오욱찬 부연구의원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애린 대표의 발제를 시작으로 국토교통부 교통안전복지과 강상진 주무관, 서울시 택시물류과 김기봉 과장, 경기도 택시교통과 남길우 과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의학적 기준에 머무른 이동지원 서비스 조사… “구시대적 접근 벗어나야”

지난 2001년 오이도역에서 발생한 휠체어 리프트 추락사 사고와, 이를 계기로 한 '장애인 이동권 쟁취를 위한 연대회의'가 결성되면서 '장애인 이동권'이 우리 사회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후 지속적인 투쟁의 결과로 지난 2005년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 제정돼 장애인 이동권을 법률상 장애인의 권리로 명문화했다.

이전보다 많은 변화가 이뤄졌지만, 아직까지 장애인 이동권은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애인 당사자의 필요와 욕구에 맞는 서비스 제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

이는 지난해 7월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로 올해 도입되는 ‘장애인 이동지원 서비스 종합조사(이하 종합조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종합조사를 통해 장애인의 욕구와 필요에 맞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현행 제도는 이를 의학적 손상 정도로 판단하고 있어 장애등급제 폐지 방향성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오욱찬 부연구의원.

이날 발제를 맡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오욱찬 부연구의원은 “우리나라의 19개 장애인 이동지원 서비스 중, 실제 장애인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특별교통수단’과 ‘장애인자동차 주차가능 표지’이다. 하지만 두 서비스를 판단하는 기준은 ‘보행상 장애 기준’이라는 의학적 손상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기준은 사실상 장애등급 기준과 다를 것이 없다. 기존 의학적 기준에서 벗어난 새로운 종합조사를 만들고, 당사자를 위한 탄력적인 개별 서비스를 마련해 획일적인 서비스에서 벗어나는 노력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며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지 않는 것을 차별로 규정하고, 법을 통해 이를 명문화할 것.”을 주장했다.

저상버스, 장애인콜택시 등 도입률 저조… 법 개정 통한 양적·질적 확대 ‘촉구’

특히, 장애계는 부족한 장애인 이동수단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부족한 저상버스와 특별교통수단 도입률, 중앙 정부의 재정지원 부족 등 많은 과제들이 산적한 것.

장애계에 따르면, 지난 6월 26일 제1차 고시개정전문위원회 회의자료인 ‘수요자 중심 장애인 지원체계 개편 2단계 추진방안’에서 ‘보행상 장애인 107만 명, 장애인주차표지 52만 명, 장애인사용자동차(주차불가) 51만 명, 특별교통수단 51만 명으로 장애인 주차면 확대 등 서비스 추가 확대 여지 거의 없음’이라고 기술됐다. 즉, 수요에 맞는 공급이 이뤄질 여지는 없다는 것이다.

2019년 저상버스 도입 현황. ⓒ제1차 고시개정전문위원회 4차 회의자료

이뿐만이 아니다. 국토교통부는 제3차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계획에서 저상버스 도입 목표를 2021년까지 전국 시내버스의 42%로 정했다. 반면, 저상버스 보급률은 지난 2017년 22.4%, 2018년 23.4%, 2019년 26.5% 밖에 미치지 못했다.

2019년 특별교통수단 도입 현황. ⓒ제1차 고시개정전문위원회 4차 회의자료

또한 특별교통수단(장애인콜택시)에서도 특별교통수단 의무도입 대수가 200명당 1대에서 150명당 1대로 상향됐으나, 지난해 기준 전국 도입률은 82.6%에 불과하고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의무도입률이 지켜지고 있는 곳은 경기와 경남지역 단 두 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애린 대표.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애린 대표는 “서비스 공급 확대 없이 수요만 확대한다는 계획은 조삼모사에 불과한 계획.”이라며 “이동지원 분야에서 질적·양적 확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선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 개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저상버스와 특별교통수단 등에 대한 도입을 지자체에만 전가시켜선 안 된다. 법률 속에 정부가 재정지원 책임을 다할 것을 명시해 부담을 줄여주고, 나아가 장애인 당사자를 위한 서비스 도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국토교통부와 지자체 담당자들은 장애계의 주장에 공감하며,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위해 앞장서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국토교통부 강상진 주무관은 “장애계가 주장한 내용에 대해 대부분 공감하고, 실질적으로 필요한 이동수단에 대해 미흡한 부분에 대해 수치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국회와 논의를 통해 이를 제도화하고, 정부의 지원이 마련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택시물류과 김기봉 과장은 “서울시의 경우 올해 장애인콜택시를 183대 추가 투입하고, 2023년까지 저상버스 도입률 목표를 100%로 설정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장애인 당사자의 편의 증진을 위한 노력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택시교통과 남길우 과장은 “현재 960억 원의 예산을 장애인콜택시에 투입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며 “이동은 장애인의 생존권 문제인 만큼, 앞으로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