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창단 이후 첫 공식 경기… 수원무궁화전자 상대로 20점 차이 뒤집고 64대63 ‘짜릿’ 역전
지휘봉 잡은 전 하나은행 조동기 감독, 이치원·김상열·김철수 선수 포진해 ‘다크호스’로 부상

춘천시장애인체육회 이치원 선수(오른쪽). ⓒ한국휠체어농구연맹
춘천시장애인체육회 이치원 선수(오른쪽). ⓒ한국휠체어농구연맹

2020 KWBL 휠체어농구리그를 통해 데뷔 경기를 치른 춘천시장애인체육회가 첫 승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창단한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대회가 모두 취소·연기되면서 8개월을 훌쩍 넘겨 첫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21일 오후 2시 30분 개막경기로 수원무궁화전자를 만난 춘천시장애인체육회는 3쿼터에서 20점까지 벌어진 점수 차이를 뒤집고 64대6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1·2쿼터에서 근소한 차이로 수원무궁화전자를 추격해오던 춘천시장애인체육회는, 3쿼터에서 상대의 몰아치는 득점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35대55까지 뒤쳐졌다.

하지만 4쿼터가 시작되고 맹추격에 나섰고, 경기 종료 30여 초를 남기고 이치원 선수가 쏘아 올린 슛이 성공하며 64대63, 1점차이로 첫 승을 확정지었다.

전 하나은행 여자농구팀 조동기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관심을 모았고, 여기에 이치원(전 수원)·김상열(전 고양홀트)·김철수(전 서울시청) 선수가 포진해 다크호스로 예측됐던 춘천시장애인체육회.

조동기 감독은 “첫 경기에 선수들이 당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점수 차이를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해줘 마지막에 엎을 수 있는 기회가 온 것 같다.”며 팀을 격려했다.

큰 점수 차이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들에 대한 고마움의 반면, 모든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나타냈다.

“잘해줬지만 첫 경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50점 정도.”라고 냉정하게 평가한 조 감독은 “점수 차이가 벌어지면서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이 있었고, 조급한 마음에 슛을 시도하다 보니 점수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농구는 패스가 원활하게 돌아가고 슛이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 팀 스포츠다. 점수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정이 중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부족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사실 춘천시장애인체육회 팀이 완벽하게 합을 맞추기에 쉽지 않은 시간들이 있었다.

지난해 12월 창단했지만 코로나19로 중간 3개월 여 훈련을 중단해야 했고, 다시 몸을 만들고 경기력을 끌어올리기에도 빠듯한 시간이었다.

여기에 실제 경기를 해볼 수 있는 기회도 없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4월 고양시장컵 대회가 그들의 첫 경기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지만, 코로나19 여파는 올해 단 한 번의 휠체어농구 대회도 열리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조 감독은 “어려운 경기와 실수도 쌓이면 실력이 된다. 선수들이 기죽지 않고 연습한 플레이를 해낼 수 있도록 다독일 것.”이라며 “일단 부상 없이 즐기는 경기가 되길 바란다. 현실적인 목표는 3위지만, 즐기면서 하다보면 더 높은 성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기대를 나타냈다.

특히 프로농구 감독의 휠체어농구 감독 데뷔에 대한 관심에 대해서는 “춘천시에서 먼저 제안이 왔고, 고심도 됐지만 새로운 도전이 좋았다.”며 “거창한 목표는 없다. 휠체어농구 발전에 작은 도움이 된다면, 나로 인해 휠체어농구에 이슈가 생기는 것도 즐거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1일 개막경기에 이어 두 번째 경기로 진행된 제주특별자치도와 서울특별시청의 경기는 68대60으로 제주가 첫 승을 먼저 올렸다. 두 팀은 2015년~2018년까지 챔피언 자리를 지켜온 제주와, 지난해 첫 챔피언 자리에 오른 서울의 팽팽한 챔피언 쟁탈전을 예고하고 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정두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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