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시각장애인 거소투표 시 점자투표용지 제공 권고
인권위, 시각장애인 거소투표 시 점자투표용지 제공 권고
  • 정두리 기자
  • 승인 2020.09.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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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관위원장에게 권고… “공직선거에 있어 시각장애인의 참정권 확보돼야”

시각장애인의 참정권 확보를 위한 권고가 나왔다.

23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에게 시각장애인이 장애인이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거소투표를 할 수 있도록 점자투표용지 등을 포함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A씨는 중증 시각장애인으로 지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해 매번 선거 때마다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아 투표해 비밀이 보장되지 않으니 이번 거소투표 시에는 시각장애인이 혼자 투표할 수 있도록 점자투표용지 등 편의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거소투표용 일반투표용지를 보내와 비장애인의 도움을 받아 투표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A씨는 “이는 비밀투표를 해치는 것이며, 시각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니 정당한 편의가 제공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피진정인인 해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점자형 투표보조용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일괄 제작하여 투표소에 배부 및 비치하고 있고, 거소투표를 신고한 시각장애인 개인에게 배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역시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전국의 253개 지역구에 비례대표까지 후보자 수가 많아 후보자등록마감일 이후에 묵자를 먼저 인쇄하고 거기에 점자를 일일이 제작·배송하기에 시간적 제약이 있다. 특히 투표용지의 통일성 등을 기하기 위해 특정업체 한 곳에서 모두 제작되고 있어, 점자형선거공보 등과 한꺼번에 제작하기가 어렵다’고 답변했다.

해당 진정건에 대해 인권위는 정당한 편의가 제공되지 않은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에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와 공직선거후보자 및 정당은 장애인이 선거권, 피선거권, 청원권 등을 포함한 참정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다. 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 및 설비, 참정권 행사에 관한 홍보 및 정보 전달, 장애의 유형 및 정도에 적합한 기표방법 등 선거용 보조기구의 개발 및 보급, 보조원의 배치 등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함을 규정하고 있다(제27조 제1항 및 제2항).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선거권(참정권)은 헌법상의 국민주권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기본적 장치로서 다른 기본권과 비교해 우월한 중대성을 갖는 권리이기 때문에 시각장애인도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후보자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위해서는 선거정보에 대한 접근은 매우 중요하다.”며 “선거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며 비장애인과 동등한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진정인이 시각장애선거인에게 거소투표를 할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7조 제1항 및 제2항의 관련 규정을 위반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거소투표를 신청한 시각장애인에게 점자투표용지 등 투표보조용구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투표권 제한에 해당하는 점 ▲피진정인은 장애인 차별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 및 정당한 편의 제공에 관한 각종 지원을 할 의무가 있는 점 ▲점자투표용지 등의 제작을 위한 기간 부족은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한 판단이다.

한편 앞서 인권위는 시각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을 위한 권고를 한 바 있다.

지난 2018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에서 후보자 자료를 내려 받아 읽어보려고 했으나, PDF 파일이 이미지 형식으로 제공돼 읽을 수가 없었다’는 진정이 접수됐다. 이에 인권위는 ‘시각장애인이 피진정위원회 누리집과 정책·공약 알리미에 있는 공직선거 후보자 등에 대한 정보를 장애인이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또 ‘관외사전투표를 하기 위해 사전투표소를 방문했으나, 점자투표 보조용구가 비치돼 있지 않았거나 불완전한 점자투표 보조용구를 제공 받아 투표할 때마다 투표소 직원에게 정당과 후보자 이름을 물어봐야 했으며 표기 후 제대로 기표했는지 스스로 확인할 수 없었다’는 진정도 접수됐다. 이에 인권위는 ‘시각장애인이 장애인이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전국 어디서든 사전투표소에서 관외사전투표를 할 수 있도록 점자투표 보조용구 등을 포함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인권위는 “장애인 참정권의 옹호와 신장을 위해 인권위는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보장하는 모든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더 나아가 우리사회가 장애인 참정권에 대해 한층 더 관심을 가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정두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