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애인 안마사 ‘무죄’ 판결한 법원, 거센 비판 이어져
비장애인 안마사 ‘무죄’ 판결한 법원, 거센 비판 이어져
  • 정두리 기자
  • 승인 2020.09.24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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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의원 “사회적 합의와 질서 무너뜨린 매우 부당한 판결”
한시련 “헌법재판소 결정에 정면 도전한 판단… 끝까지 책임 물을 것”
대한안마사협회 “천인공노할 판결… 모든 수단과 방법 동원해 강력 대응할 것”

법원이 비시각장애인의 안마업을 무죄로 판결하면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최창석 부장판사는 의료법 위반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비시각장애인 안마업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시각장애인 만을 안마사로 인정하고 있는 현행법과,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에 반대되는 판결이 나온 것.

의료법 제82조에서는 안마사는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시각장애인 중 자격을 인정받은 사람으로 정하고 있다.

해당 조항과 관련한 헌법소원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2008년·2010년·2013년·2017년 모두 4차례에 걸쳐 ‘합헌’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비장애인의 안마업에 대해 무죄를 판결했고, 장애계 단체와 장애인 당사자 국회의원이 나서 문제를 제기하며 강력한 규탄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예지 의원 “무자격 안마시술자에 대한 법원의 부당한 판결 규탄한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24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판결에 대한 강력한 문제제기를 했다.

김 의원은 “시각장애인 안마사제도는 법률로 정하는 바에 의해 국가가 장애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대한민국 헌법 정신과 함께, 시각장애인은 역사적으로 교육과 고용 등 일상생활에서 차별을 받아온 소수자로서 실질적 평등을 구현하고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그 정당성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 1심 법원의 잘못된 판결은 헌법에 명시된 법률과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부정하는 참담한 사례.”라며 “그간의 사회적 합의와 질서를 무너뜨리고 자격안마사와 비자격 안마사의 사회적 갈등 초래는 물론 우리 사회에 잘못된 시그널을 줘 큰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매우 부당한 판결로 기억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구조적인 차별과 사회적 배제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사회에서 소수자를 외면한 법원의 판결을 규탄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김 의원은 “법원의 무지한 판결에도 불구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과, 장애인들 또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외침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시련 “시각장애인 가슴에 대못 박아”… 안마사협회 “안마사제도의 지위 부정한 것”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한시련) 역시 24일 성명을 발표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을 항해 ‘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1심 재판부의 판결이 ‘안마나 마사지 시장의 수요에 비해 자격 안마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미명아래 시각장애인의 생명권 보장을 위한 유보직종인 안마업에 대한 국가적 책무를 외면하는 무책임한 처사라는 주장이다.

한시련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안마사에 관한 규칙이 ‘안마사의 업무 범위를 너무 넓게 해석해 비시각장애인은 아예 안마업을 하지 못하게 했고, 나아가 국민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마저 침해했다’는 이유로 엄연히 의료법에서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무자격 안마행위를 저지른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했다.”며 “이는 판사가 법을 무시하고 자신의 생각에 근거해 독단적으로 내린 판결이고,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판결이며, 판사로서의 직권을 남용한 판결.”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법률은 공동체를 구성하는 다수가 합의해 지켜야 하는 약속인데 이번 판결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공동체의 약속 보다 시장의 수요가 더 중요하다는 그릇된 정의를 보여 줬다.”는 비판도 이어갔다.

또한 “우리나라 50만 시각장애인과 그 가족을 대표해 한시련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원심 판단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며 “항소심법원은 잘못된 판결을 바로잡고 상처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3일 대한안마사협회(이하 안마사협회) 역시 성명을 발표했다.

안마사협회는 “불법 무자격 마사지사에게 무죄라는 천인공노할 판결을 했고, 헌법재판소에서 수차례 합헌 판결이 난 안마사제도의 독점적 지위를 부정했다.”며 1심 재판부를 향한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대한민국의 안마사제도는 우리 시각장애인의 사회적 활동과 경제적 자립을 보장하기 위해 법적 보장을 받아 온 독점적 지위로써 우리의 자립기반이자 정당한 권리.”라며 “이 땅에서 불법무자격 마사지가 근절되고, 이번 사건의 항소심에서 합당한 법의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며 강력 대응 의지를 밝혔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정두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