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고법 “휠체어 이용자만 장애인콜택시 이용은 차별”
수원고법 “휠체어 이용자만 장애인콜택시 이용은 차별”
  • 박성용 기자
  • 승인 2020.12.14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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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미이용으로 장애인콜택시 승차 거부당해… 성남시에 손배소 제기
재판부 “정당한 사유 없이 택시 제공 거부… 장애인차별금지법 규정 위반”
성남시에서 운영 중인 장애인콜택시. ⓒ성남시
성남시에서 운영 중인 장애인콜택시. ⓒ성남시

휠체어 이용자만 장애인콜택시 이용이 가능한 것은 차별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지난 3일 수원고등법원 제4민사부는 휠체어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장애인콜택시 탑승을 거부당한 임 씨에 대해, 성남시가 손해배상금 300만 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어지럼증으로 휠체어 이용 어려움 多… “휠체어 없이 택시 이용은 불가능” 승차 거부   

임 씨는 2001년 유전성 운동실조증과 파킨슨병을 앓게 돼 가정에서도 자주 넘어지며 외출시에도 보호자나 활동보조인의 부축을 받아야 보행이 가능하다. 지난 2016년에는 장애인복지법상 뇌병변장애 5급 판정을 받았으며, 2017년에는 뇌병변장애 3급으로 재판정 받았다.

이후 지난 2017년 6월 성남시 장애인콜택시 위탁 업무를 맡고 있는 성남시내버스에 보행장애로 휠체어 사용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를 첨부해 장애인콜택시 이용대상자로 등록됐다.

이에 임 씨는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려 했으나, 휠체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승무원으로부터 택시 승차를 거부당했다. 

이에 대해 “휠체어를 타면 어지러워 휠체어를 탈 수가 없다.”고 직접 밝히며 민원을 제기하자, 성남시내버스는 원고의 고객정보를 장애 3급에서 2급으로 임의로 수정하는 방법으로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몇 차례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었으나, 성남시내버스는 “뇌병변장애 3급인 이상, 휠체어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이용대상자에 해당하지 않아 택시를 제공할 수 없다.”고 밝히며 장애인콜택시를 제공하지 않았다.

임 씨는 장애등급제 폐지로 지난해 8월 30일부터 장애인콜택시 이용이 가능하게 됐으나, 지난 2017년 7월 24일~지난해 8월 30일 사이에 택시 이용신청을 거부하며 입은 피해에 대해 성남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임 씨가 지자체에 제출한 의사소견서. ‘중증의 보행장애로 보호자의 부축이나 휠체어가 필요하며, 대중교통의 이동이 불가능해 이동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포함돼 있다. ⓒ웰페어뉴스DB
당시 임 씨가 지자체에 제출한 의사소견서. ‘중증의 보행장애로 보호자의 부축이나 휠체어가 필요하며, 대중교통의 이동이 불가능해 이동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포함돼 있다. ⓒ웰페어뉴스DB

항소심 재판부 “정당한 사유 없는 서비스 제공 거부는 장차법 위반” 원고 승소 판결

지난해 8월 29일, 1심 재판을 맡은 수원지방법원 제5민사부는 임 씨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해당 사건이 장애인차별금지법에 해당하는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 적극적 조치의 대상자 범위가 한정되면서 발생하는 장애인과 장애인 사이의 불평등은, 관련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의 의미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1심 재판부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은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관계에서 그와 동등한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어 발생하는 차별을 의미한다고 판단되고, 장애인에 대한 적극적 복지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극적 조치의 대상자 범위가 한정됨에 따라 발생하는 장애인과 장애인 사이의 불평등 등을 포함하는 의미라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어 “장애인콜택시의 이용 허가는 교통약자법에 따라 적극적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특별교통수단인 장애인복지콜택시에 대하여 다른 장애인들과 사이에서 발생하는 불평등에 대한 것인데, 이는 앞서 본 판단에 비추어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임 씨는 항소심을 진행, 지난 3일 재판부는 성남시에 손해배상금 300만 원을 원고인 임 씨에게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을 맡은 수원고등법원 제4민사부는 “원고는 2001년경부터 유전성 운동실조증과 파킨슨병을 앓고 있어 2017년 무렵에는 이로 인한 중증의 보행장애로 자주 쓰러지기 때문에 보호자나 활동보조인으로부터 부축을 받거나 휠체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이동이 어려운 상태에 있던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는 2017년 구 교통약자법 시행규칙 및 피고 조례에서 정한 이 사건 택시의 이용대상자에 해당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고가 어지러움 등으로 휠체어를 사용할 수 없는 상태임을 직접 밝혔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단지 뇌병변장애 3급인 원고가 휠체어를 사용하지 않고 이 사건 택시를 이용하려고 한다는 이유만으로 원고의 택시이용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원고는 교통약자법 및 그 시행규칙과 피고 조례에 따라 특별교통수단인 이 사건 택시의 이용대상자에 해당하므로 교통사업자인 성남시내버스는 장애인으로서 그 이용대상자인 원고가 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을 거부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택시의 제공을 거부함으로써 장애인차별금지법의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결 취지를 밝혔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