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 이유로 공무원 임용 ‘탈락’… 화성시에 행정소송 제기
정신장애 이유로 공무원 임용 ‘탈락’… 화성시에 행정소송 제기
  • 박성용 기자
  • 승인 2020.12.1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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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인 A씨, 공무원 면접시험 ‘불합격’ 판정… 장애계 “장애 이유로 불합격은 차별행위” 질타
16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광화문 광장에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행위로 공무원 임용 불합격 처분을 내린 화성시에 불합격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정신장애를 이유로 공무원 임용시험 과정에서 벌어진 차별에 대해, 장애계가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16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추련)는 광화문 광장에서 “정신장애 이유로 공무원 시험 탈락시킨 화성시를 규탄한다.”고 외치며, 화성시를 상대로 불합격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장추련은 “올해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지 12년이 되는 해다. 이미 법상으로 입사지원서에 장애를 표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면접과정에서 장애와 연관된 질문은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누구나 시험응시자로만 공정하게 평가받도록 규정돼 있으나, 시민의 평등한 고용환경을 만들어야하는 지자체에서조차 명백한 차별행위를 아무렇지 않게 반복하고 있다.”고 소송 취지를 밝혔다.

면접의원 “그런 질환도 장애 등록이 되나요?”… 장애계 “직무 관련 질문은 어디에”

A씨는 10년 전 우울증으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던 중 ‘Ⅱ형 양극성 정동장애’ 진단을 받아, 2012년 11월 정신장애로 장애등록을 했다. 

A씨는 우울과 조증이 나타나기도 하나, 정기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하고 약물치료를 받아 증상을 관리해왔다. 담당 의사 역시 성실하게 치료받고 있어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 장추련의 설명이다.

또한 과거 학원 강사와 건설회사 지적편집 작업 등의 직종에 종사했으며, 현재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정신장애인 동료지원가 양성과정 실습교육을 이수해 동료지원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A씨는 ‘2020년도 제1회 경기도 지방공무원 공개경쟁 임용시험’에 응시했다. 임용예정기관을 ‘화성시’로, 행정 9급(일반행정) 장애인 구분모집으로 지원했다. 선발예정인원 9명 중, 유일하게 필기시험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뤄 최종 면접시험만을 눈앞에 뒀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참가자들. 정신장애를 이유로 공무원 시험을 탈락시킨 화성시를 규탄하고 나섰다.

문제는 면접시험에서 발생했다. 직무와 무관한 장애 차별적 질문으로 최종 불합격 판정을 받게 됐다는 것이 A씨 측의 주장이다. 

A씨에 따르면, 이날 면접의원들은 ‘실례지만, 장애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 장애인지?’, ‘그게 무슨 장애인가요? 어떤 장애인가요?’, ‘그런 질환도 장애 등록이 되나요?’, ‘그게 혹시 약을 먹어서 이거나 질환 때문인가요?’ 라며 업무관련성이 없는 질문들은 쏟아냈다. 

이에 대해 A씨는 “면접장에서 장애 유형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도 내심 당황스럽고 불쾌했지만, 면접을 치르는 입장에서 성실하게 대답했다. 그런데 특정 장애의 유형을 이유로 채용에 불이익을 받을지 상상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후 A씨는 면접시험 ‘미흡’ 판정을 받았고, 추가 면접시험 대상자에 포함돼 응시했으나 최종 불합격 처분을 받았다.

“장애 관련 질문은 명백한 ‘장차법 위반’… 법원은 공정한 판단 내려야” 촉구

장애계는 면접과정에서 위법소지가 있다는 지적했다. 면접장에서 오간 질문이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정한 ‘직접 차별’에 해당한다는 것.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최현정 변호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최현정 변호사는 “면접시험은 필기시험 검정을 하도록 돼 있는 시간이다. 질문에 대해선 면접의원들의 재량이 인정되나, 직무와 상관없는 질문들은 재량권을 남용한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는 명백한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에 해당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0조 제1항에서는 ‘사용자는 모집·채용, 임금 및 복리후생, 교육·배치·승진·전보, 정년·퇴직·해고에 있어 장애인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법 제 4조 제1항 제1호에서는 ‘장애인을 장애를 사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배제·분리·거부 등에 의하여 불리하게 대하는 경우’를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즉, 장애를 사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불합격시켰다면, 이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금지한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장애계의 설명이다.

실제 A씨의 필기 점수는 경기도지역 행정 9급 일반행정 장애인 구분모집의 합격선 중, 3위에 해당할 정도로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 다만, 면접시험에서 ‘미흡’ 판정을 받은 응시자는 필기시험 성적순위와 관계없이 불합격 통보를 받게 되는데, A씨는 해당 판정을 받아 최종 불합격됐다는 주장.

최 변호사는 “불합격 처분은 명백히 위법한 사안이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당 사안이 단순히 A씨뿐만 아닌, 정신장애인들이 겪는 현실이라는 탄식도 이어졌다.

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 이정하 대표는 “공직사회에서 정신장애를 이유로 불이익을 준다는 것에 깊은 유감을 느낀다. 어쩌면, 정신장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우리의 무의식까지 파고든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그 사람의 강점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강점과 재능이 있음에도 정신장애라는 이유로 이를 외면하고 살아갈 수 없게 한다면, 그것은 대중의 폭력이기도 하다.”며 “이번 소송을 계기로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공정한 경쟁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