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에서 배제된 장애인” 인권위에 긴급구제 진정
“K방역에서 배제된 장애인” 인권위에 긴급구제 진정
  • 박성용 기자
  • 승인 2020.12.1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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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 지원인력 부재… 가족이 방호복 입고 신변처리 돕기도
장애계 “코로나19 확산, 장애인 확진자 지원은 ‘물음표’” 긴급구제 진정
17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장애계단체들은 나라키움 저동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코로나19 장애인 확진자 긴급구제 진정'을 제기했다.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장애가 있는 확진자에 대한 지원책이 부재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장애계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K방역에서 제외된 코로나19 장애인 확진자를 구제하라.”며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긴급구제 진정을 제기했다.

이들은 “현재의 방역체계는 장애인이 자가격리나 확진됐을 상황에 전혀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반복될 수밖에 없는 전염병 상황에서, 강력한 시정권고를 통해 더 이상 장애인이 배제되지 않도록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나설 것을 요청한다.”고 진정 취지를 밝혔다.

장애인 확진자 위한 별도의 서비스 없어… “지원 없이 홀로 방치되는 상황” 질타

장애인 당사자를 위한 지원책 부재는 계속 반복돼 왔다.

장애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포항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당사자 A씨(뇌병변장애)는 지역 내 병원이 없어 안동으로 이송됐다. 왼쪽 팔과 다리에 장애가 있고 혈관청치매로 인지 장애를 동반하고 있는 A씨는, 지원자도 적절한 안전장치도 없는 사설 구급차에 탑승해 2시간 거리를 이동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병원에서도 어려움이 계속됐다. 해당 병원에서는 2시간에 한 번 방호복을 입고 의료진이 방문해 약품만 주고 갈 뿐, 별다른 지원이 없는 상황이다. 해당 병원 측은 A씨의 남편에게 연락해 '혼자서 신변처리가 불가하고 인지장애로 사람이 없을 때 복도에 나가서 CCTV가 없었다면 큰 사고가 났을 수도 있었다.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이렇게 통제가 안 된다면 신경안정제를 투입하거나 팔다리를 묶는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고 장애계는 전했다.

장애인 확진자 당사자와 전화 연결을 하고 있는 모습.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러한 문제는 한 명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16일 서울시에서 거주하는 B씨(근육, 지체장애)는 생활지원인이 있는 병상이 없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 하루가 지나도록 집에서 대기해야만 했다.  

활동보조인이 없어 음식과 물도 못 마시는 상황에서 관할 보건소와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은 '2주간 자가격리자에 대해선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나, 확진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는 마련돼 있지 않다'고 답변할 뿐이었다. 

결국 가족이 방호복을 입고 활동지원을 자처했다. 이에 대해 B씨는 “지금 가족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활동보조를 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병원에 가도 반복된다. 해당 병원은 생활지원인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며, 혼자 기저귀를 차고 생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몇 달 전 대구시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됐을 당시, 중증 장애인에 대한 활동지원 지침을 마련하고 실제 제공한 사례도 있다. 이처럼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매뉴얼을 마련하지 않는 것은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건 사각지대 여실히 드러나”… 인권위에 ‘대책 마련’ 시정권고 촉구

이에 대해 장애계는 장애인 당사자의 긴급구제 요청을 제기하는 한편, 보다 근본적인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

해당 사안이 일부 당사자의 국한된 것이 아닌, 코로나19 초기부터 계속 반복됐다는 것.

장애유형과 특성에 맞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는 주장이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은 “코로나19가 시작했을 때부터, 보건당국에 장애인을 위한 시스템 구축을 요청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당사자들은 보건 사각지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복지부와 보건당국이 제대로 된 방안을 찾고 있는지 의문이다. 단순히 기저귀를 차고 누워있는 게 어떻게 방역인가. 이것은 그냥 죽으라는 소리와 다를 것이 없다.”며 “하루라도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구체적인 지침을 통해 장애인 당사자의 생명권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