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2021년 장애인차별철폐 투쟁선포 기자회견’ 개최
“코호트 격리로 장애인 방치되고 있어”… 입소자 긴급 분산 조치 등 촉구

4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2021년 장애인차별철폐 투쟁’을 선포했다.

광화문 해치마당에 코로나19 속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투쟁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4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2021년 장애인차별철폐 투쟁’을 선포하며, 코로나19 집단 확진이 발생한 장애인거주시설에 대한 ‘긴급 분산 조치’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장연은 “아직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공약 이행은 요원하기만 하다. 장애등급제 폐지는 장애인 차별과 낙인을 강화하는 ‘가짜 폐지’로 이어졌고,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경우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추진하지 않아 가난의 사슬 속 사회적 참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장애계는 실질적인 탈시설 정책 마련을 요청했다. 탈시설 정책에 대한 선언만 있었을 뿐, 여전히 거주시설 중심의 장애인복지가 우리 사회에 공고하다는 것. 

코로나19로 시설 장애인의 집단 감염과 사망이 이어지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의 중요성이 부각됐다는 설명이다.

전장연은 “시설 수용 장애인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자립 장애인까지 각종 코로나 방역 정책에서 노골적으로 배제되는 참사를 전 국민이 지켜봤다. K-방역의 위대함을 앞세우는 정부의 방역정책에 장애인과 장애인가족의 지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포스트 팬데믹 시대 장애인의 존엄성이 호혜의 대상으로, 차별의 낙인으로 정의되는 것을 거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언에 나선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경석 이사장.

코호트 격리된 장애인거주시설… “대책 마련은 언제쯤” 질타

최근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이에 방역당국은 즉각 집단 거주시설을 폐쇄하는 ‘코호트 격리’ 조치를 실시했다.

전장연에 따르면 해당 시설 입소자 144명 중 5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 중 50명이 전국 병원으로 이송됐다, 확진자 5명과 비감염자 59명은 시설에 남아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장애계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해당 조치가 비인권적일뿐더러, 정책의 효과성도 담보할 수 없는 구시대적인 방법이라는 것. 이로 인해 많은 장애인들이 시설 내에서 집단 감염되도록 방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경석 이사장은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는 긴급 조치에 대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지자체에서는 중대본의 허락 없이는 비감염자에 대한 조치를 할 수 없다고 하고, 중대본에서는 보건복지부에 책임을 떠넘긴다. 보건복지부는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무책임하게 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이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현실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을 당시, 우리들도 지역사회에 살아갈 수 있다는 꿈을 꿨다. 하지만 다시 물거품이 됐다.”며 “우리는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투쟁할 것이다. 지역사회로의 완전한 통합과 자립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장연은 코호트 격리 중인 장애인거주시설의 ‘정보폐쇄성’, ‘집단시설의 코호트 격리 속 감염 확산 방치’, ‘외부 소통 차단’ 등의 문제를 제기하는 진정 서신을 제라드 퀸(Gerard Quinn) 등 유엔 특별보고관에 전달할 계획이다. 

또한 코로나19 집단 확진자가 발생한 장애인거주시설 입소자 전원에 대한 긴급 분산 조치를 실시하도록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세균 본부장과의 면담을 요청할 방침이다. 

이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해당 시설 입소자에 대한 긴급 분산 조치를 요청하는 행진을 이어갔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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