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학생들이 전 과정 참여해 눈높이 맞춘 콘텐츠 제작

‘눈으로 듣는 한양’ 프로젝트 워크숍 운영(국립서울농학교). ⓒ서울시
‘눈으로 듣는 한양’ 프로젝트 워크숍 운영(국립서울농학교). ⓒ서울시

코로나19 장기화로 현장에서 직접 관람하는 전시가 축소되고 도슨트가 들려주는 전시해설도 유튜브 등을 통한 비대면 방식이 새롭게 시도되고 있지만 청각장애인들에겐 여전히 문턱이 높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청각장애인들의 박물관 접근성을 높이고 문화향유 장벽을 낮추기 위해 국립서울농학교와 수어 전시해설 영상 공동 제작에 나선다. ‘눈으로 듣는 한양’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청각장애 학생들이 영상 제작 전 과정에 참여해 청각장애인의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를 함께 만든다는 점에서 기존의 수어해설영상과는 차별화된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만드는 첫 번째 수어해설영상으로, 청각장애 학생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는 것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유례가 없는 새로운 시도다.

기존에 전시관이나 박물관 등에서 제공하고 있는 문화 콘텐츠 수어해설은 보통 전문기관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전문 수어통역사가 해설하는 방식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올 연말까지 진행된다. 올 초 새롭게 개편해 선보이고 있는 상설전시 ‘조선시대 서울’(1존)을 소개하는 수어해설영상을 제작하게 된다.

참여 학생들은 지난달~오는 12월까지 매월 1회 워크숍을 통해 전시 내용을 학습하고, 수어해설영상을 통해 소개할 유물을 선정하는 것부터 시나리오 작성, 수어 번역, 수어 해설까지 전 과정에 참여한다.

이 프로젝트는 국립서울농학교의 역사 교과 및 청각장애 학생 진로체험 과정(수어이야기꾼)과 연계해 진행된다. 실질적인 역사학습과 미래 직업탐색의 기회를 통해 보다 깊이 있는 교육참여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공동 제작한 전시 수어해설영상은 오는 12월 서울역사박물관 유튜브 채널(youtube.com/c/seoulmuseumofhistory)을 통해 공개된다. 청각장애인 단체 등에도 배포해 박물관에 오지 않아도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박물관 내 서비스도 검토 중이다.

서울역사박물관과 국립서울농학교는 지난 8일 이런 내용으로 ‘청각장애인의 서울 역사에 대한 이해 증진 및 박물관 접근성 향상을 위한 상호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이 특수학교와 처음으로 맺는 협력이다.

국립서울농학교 김은숙 교장은 “박물관과 특수학교 간 협력 사례가 전 사회로 확대돼 문화시설의 문턱을 함께 낮추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역사박물관 배현숙 관장은 “지난해 유니버설디자인을 주제로 한 ‘모두를 위한 박물관’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공공박물관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오고 있다.”며 “이번 협약 체결을 계기로 서울 역사 교육 네트워크를 다각적으로 확대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박물관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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