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한 탈시설 로드맵… 정부의 이행의지 담보돼야”
“무책임한 탈시설 로드맵… 정부의 이행의지 담보돼야”
  • 박성용 기자
  • 승인 2021.08.05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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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탈시설 중장기 로드맵’ 발표… 전장연 “예산, 법률적 지원 근거 등 부족해”
발달장애인 등 자립 지원책 ‘의문’… “탈시설지원법 제정으로 실효성 높여야”
지난달 29일~2일까지 5일간 장애계는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탈시설 로드맵 촉구 컨테이너 옥상 투쟁'을 펼치며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br>
지난달 29일~2일까지 5일간 장애계는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탈시설 로드맵 촉구 컨테이너 옥상 투쟁'을 펼치며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계가 정부의 ‘탈시설 로드맵’에 대해 정부의 책임을 명확히 할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또한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 등을 통해 로드맵 이행을 위한 실효성 담보를 강조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탈시설 로드맵에서 활동지원서비스와 자립정착금을 얼마나 확보할 것인지, 어떠한 유형의 주택을 얼마나 확보해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등 예산이 수반돼야만 하는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탈시설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명시된 인권기준이며,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한 실체적 권리.”라며 “지역사회에서 장애인 당사자들이 자신의 선택과 주거결정권이 보장되는 것이 기본 조건이다. 기본이 지켜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발달장애인 등 지역사회 자립 예산 ‘물음표’… “맞춤형 지원 예산 수반돼야”

앞서 지난 2일 정부는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제23차 장애인인정책조정위원회’를 개최, 장애인정책 국정과제를 위한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2024년까지 3년간 시범사업을 통해 탈시설, 자립지원 기반 인프라를 구축하고, 2025년부터 매년 740여 명의 자립을 지원해 2041년까지 지역사회 전환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특히, 장애인거주시설 신규 설치를 금지하고, 기존 거주시설에 대해선 ‘주거서비스 제공기관’으로 명칭을 변경해 전문서비스 제공 기관으로 기능을 변화시킬 계획이다.

지난 2일 보건복지부 양성일 1차관이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e브리핑
지난 2일 보건복지부 양성일 1차관이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e브리핑

이번 발표에 대해 전장연은 ‘무개념한 탈시설 로드맵과 권리’라고 질타했다. 의미 있는 변화의 시작인 점은 분명하나, 지역사회 자립을 위한 예산은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것.

이번 변화로 발달·중증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양육부담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서비스 확충에 대한 보장이 없다면 현장의 혼란과 어려움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전장연은 “자식을 장애인거주시설에 보낸 부모들과, 지금도 가족의 부담이 버거워 자식을 시설로 보내려고 대기하는 부모들이 ‘탈시설은 사형선고다’라고 외치는 진실은 무엇인가.”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지금까지 한국사회에서 시설에서든 지역사회든, 발달·중증 장애인들이 처해있는 생활여건은 용납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탈시설 로드맵은 용납할 수 없는 발달·중증 장애인들의 현실을 외면한 무책임한 내용들로 발표됐다.”며 “지역사회에서 24시간 개인별지원서비스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원받으며, 안전하고 평범하게 살아갈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 등 근거 마련 강조… “정부 차원의 책임성 높여야”

이에 대해 장애계는 ‘탈시설’에 대한 개념을 법률로 담을 것을 강조했다. 탈시설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명시된 인권기준인 만큼, 이를 법안에 담아 정부의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발의된 ‘장애인 탈시설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이하 장애인탈시설지원법)’을 통해 탈시설 로드맵에 대한 실효성을 높일 것을 강조했다.  

전장연은 “탈시설을 권리로 인정하고 법률적 용어로 명시하라는 요구는 ‘시설을 기반한 서비스’를 ‘지역사회에 기반한 개인별서비스’로의 대전환을 정부 책임으로 명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탈시설의 역사는 시작됐다. 문재인 정부의 계획이 그 변화의 역사에 힘이 되는 시작이길 바란다.”며 “그것을 증명하는 것은 국회에 발의된 ‘장애인탈시설지원법’을 함께 통과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왼쪽)과 정의당 장혜영 의원(오른쪽)은 국회 소통관에서 '장애인 탈시설 로드맵' 관련 기자회견에 나섰다. ⓒ장혜영 의원실<br>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왼쪽)과 정의당 장혜영 의원(오른쪽)은 국회 소통관에서 '장애인 탈시설 로드맵' 관련 기자회견에 나섰다. ⓒ장혜영 의원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과 정의당 장혜영 의원도 힘을 보탰다.

지난 3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 나선 최혜영 의원은 “그동안 민간과 지자체 주도의 장애인 탈시설은 이미 시작됐음에도 정부 차원의 구체적 계획은 부재했다.”며 “이러한 정부의 방관 아닌 방관으로 불필요한 논란과 정책 혼동, 이해관계자들의 갈등, 지역 간 지원 격차로 인한 탈시설 기회의 형평성 문제 등이 발생해왔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이제 정부 로드맵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적극적 탈시설 정책 추진을 위해 남은 과제는 ‘장애인탈시설지원법안’의 시급한 통과.”라며 “앞으로도 관련법 제정을 비롯해 정부의 책임 있는 역할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함께 자리에 나선 장혜영 의원은 “정부의 탈시설에는 권리가 없다. 로드맵에서의 시설은 여전히 장애인이 선택 가능한 주거형태처럼 제시됐고, 지원 대상을 탈시설 욕구가 있는 장애인 당사자로 한정했다.”며 “탈시설은 주거의 선택이 아니라 자유롭게 살아갈 권리다. 정부는 탈시설을 권리로서 명확히 법제화하는데 함께해야 할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이어 “이제는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시민들이 지역사회에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탈시설 정책을 책임감 있게 추진할 때.”라며 “정부는 한시라도 빨리 로드맵을 보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