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 종목 77개국 선수단 출전… 대한민국 148명 선수단 파견

개회식장 입장하는 대한민국 선수단. 사진제공/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개회식장 입장하는 대한민국 선수단. 사진제공/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우리는 소리없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피스(We can change the world without noise. Peace).”

전세계 청각장애 스포츠인들의 대축제, 2021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이 지난 2일 오전 6시(한국시각) 개회식을 통해 지구촌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청각장애 선수들의 올림픽 데플림픽은 패럴림픽보다 36년 앞선 1924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시작됐다. 남미 대륙에서 최초로 열리는 이번 제24회 카시아스두술 대회는 총 20개 종목에 전세계 77개국 선수단 42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날 브라질 카시아스두술 세지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개회식, 대형 스크린엔 ‘영혼의 눈과 귀를 가졌다는 건 멋진 일(It's wonderful to have ears and eyes in the soul)’이라는 헬렌 켈러의 명언과 함께 ‘우리는 소리없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피스(peace·평화)’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데플림픽 대회기가 무대에 게양된 후 대회 마스코트 니노(코아티·긴코너구리)의 유쾌한 댄스 공연이 이어졌다. 

데플림픽의 역사 및 국경을 뛰어넘는 우정, 이해, 평등, 연대, 페어플레이의 가치가 소개된 직후 각국 선수단이 개회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데플림픽 초대 개최국 프랑스가 가장 먼저 입장했고, 알파벳 순서에 따라 각국 선수단이 차례로 국기를 흔들며 경기장에 들어섰다. 

전쟁의 포화를 뚫고 데플림픽 도전에 나선 우크라이나 선수단의 등장은 이날 개회식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이에 동조한 벨라루스의 참가를 금지한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이번 대회 259명 최다 선수단을 파견했다. 

‘STOP WAR(전쟁을 멈춰주세요)’라는 문구를 새긴 국기를 든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하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과 선수들이 일제히 기립했다. 뜨거운 박수로 인류 평화를 향한 지구촌의 연대와 지지를 전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태권도 -80㎏급에서 3연패 위업에 도전하는 이학성 선수(27, 김포시청)를 기수로 77개국 중 38번째로 입장했다. 노란 상의에 쪽빛 하의, 개량한복 차림의 선수들은 저마다 태극기를 든 채 관중들과 호응하며 개회식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역대 최다 규모인 148명(선수 81명, 경기임원 22명, 본부임원 45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육상, 수영, 사격, 배드민턴, 태권도, 유도, 탁구, 축구 등 8개 종목에서 금메달 9개 이상, 종합 3위 수성을 목표 삼았다. 

한국은 198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15회 데플림픽에 처음 참가한 후 2009년 타이베이, 2013년 소피아, 2017년 삼순 대회에서 3회 연속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3위를 달성한 바 있다. 가장 최근인 삼순 대회선 금메달 18개, 은메달 20개, 동메달 14개를 획득했다.

이날 개회식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부인 미셸 보우소나루가 참석해 유창하고 열정적인 수어 연설로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국가적 관심과 지지를 표했다. 2019년 1월 남편의 대통령 취임 당시 수어 통역을 위해 직접 무대에 올라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퍼스트 레이디가 데플림픽 현장에서도 전세계 청각장애인들과 자유롭고 평화롭게 공존하고 소통하는 모습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선수, 심판 대표의 선서에 이어 개회식의 피날레 성화가 경기장에 도착했다. 대회 성화는 국제농아인스포츠위원회(ICSD)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에서 출발해 데플림픽이 시작된 성지 프랑스 파리로 이동, 26명의 브라질 성화봉송자의 손을 거쳐 개최지 카시아스두술에 도착했다. 브라질 청각장애 수영 금메달리스트 기렐미 카바치 선수와 지역 어린이가 손잡고 건넨 성화를, 최종주자 브라질농아인스포츠연맹 설립자 겸 전 회장 마리오 피멘텔이 이어받아 성화대에 불을 붙였다. 관중들의 함성과 함께 불꽃이 경기장을 환히 밝히며 공식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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