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에 의존하는 장애인, 목적지 하차 어렵게 만들어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 서울교통공사에 ‘안내방송 데시벨’ 규정 마련 촉구

작은 소리의 지하철 안내방송으로 시·청각장애인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일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작은 소리로 인해 안내방송에 의지하는 시각장애인이나 저청력 청각장애인 등의 목적지 하차를 어렵게 한다.”며 서울교통공사에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지하철과 도시철도는 목적지에 적시에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표적인 교통수단이다. 정차역에 도착할 때 전동차승무원업무예규에 따라 도착역과 환승 안내를 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지하철 열차별, 열차 내 칸별 소음, 스피커 상태에 따라 안내방송 소리 크기가 작은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이로 인해 시각장애인이나 저청력 청각장애인 등이 제 때 내리지 못하는 불편함이 나타나 문제가 되고 있다. 

‘철도차량의 소음권고기준 및 검사방법 등에 관한 규정’에서는 권고 주행소음 기준을 최대 92dB(데시벨)로 규정하고 있다. 소음이 심하면 90~100dB 이상으로 시끄러워지기도 하며, 이는 국가소음정보시스템에서 언급하는 난청 증상 발현 구간이다.

이에 대해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이는 안내방송에 의지하는 시각장애인이나 저청력 청각장애인 등 장애인의 목적지 하차를 어렵게 만든다.”며 “비단 시각장애나 청각장애만의 문제가 아니다.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앉은키가 작아 스크린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소리에 집중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내방송에 대한 민원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나, 실질적인 문제 해결은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라며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전동차 냉·난방, 열차 내 질서 저해 등 지하철 이용 시 나타나는 대부분의 문제가 전년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안내방송 관련 민원은 다른 민원들의 감소폭(2,500~1만5,800건)에 비해 소폭 감소(17건)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실제 사례에서도 나타난다. 시각장애인 A씨는 “지하철 안내방송이 너무 작아 가려던 방향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40분을 간 적이 있다. 도대체 어딘지 몰라 메트로나 코레일에 5번 넘게 전화해 소리를 키워 달라 요청했으나,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답변뿐 결국 소리크기는 그대로였다.”고 토로했다.

이번 문제에 대해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서울교통공사 산업안전처에 ▲지하철 호선별 심각한 소음(92dB) 구간·시간대 전수 조사 ▲승무지원처에 지하철 소음 대비 안내방송 데시벨에 대한 규정 마련 ▲육성방송 시 발음·발성에 대한 기관사와 승무원 교육 ▲차량운영처에 지하철 열차 내 스피커 정기 정검·수리 관련 규정 마련을 요청했다.

해당 안건에 대한 진행 경과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누리집(kodaf.or.kr) 제도개선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