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감염 거주시설 지원사업 집행 0.2% 불과, 예산 24억원 중 600만 원 집행
최혜영 의원 “시설 각자도생으로 내몰 것 아니라 국가가 분산 조치 적극 독려·지원해야”

장애인거주시설의 집단감염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보건복지부 ‘장애인거주시설 집단감염 대응 한시지원 사업’ 실집행률은 0.2%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은 “2020년 10월부터 장애인거주시설의 68%, 정신요양시설 35%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으나, 복지부는 이를 지원하는 예산 약 24억 원(518개 지원 편성) 중 600만 원(1개소 지원)만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장애인집단거주시설의 코로나19 집단감염 발생률이 높고, 518개소 지원을 기준으로 예산이 책정돼 있음에도 1개소만 지원한 것은 복지부의 시행 의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장애인거주시설 집단감염 현황과, 집단감염대응 지원 사업 실적. ⓒ최혜영 의원실
코로나19 장애인거주시설 집단감염 현황과, 집단감염대응 지원 사업 실적. ⓒ최혜영 의원실

최 의원에 따르면 이에 대해 복지부는 ‘세부지원 기준에 맞는 대상 시설이 없어 집행실적이 부진’하다고 답변했다.

보건복지부는 사업 대상을 ‘관할 보건소의 판단’하에 ‘다른 이용자들까지 시설 밖으로 분산조치’한 시설로 한정하고 있다.

문제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시설이 분산을 위한 임대처, 분산으로 인한 추가 식비와 인건비, 임대처 방역 등을 개별적으로 준비하기 어려움에도 정부가 방관했다는 것.

최 의원은 “주무부처와 지자체가 분산 조치를 적극 독려하고 관련 예산을 지원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10인 이상 집단감염이 발생한 장애인거주시설 8개소 중, 6개소가 코호트격리로 대처해 지원 신청조차 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신청을 통과하더라도 기초·광역지자체와 복지부를 모두 거쳐야 지원이 이뤄져 시설 입장에서는 적시에 지원받기 어려운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유일하게 지원을 받은 향기마을의 경우 확진자 발생일부터 교부금 지급까지 4개월이 소요됐다.

특히 정신요양시설의 감염관리 환경개선 지원사업 역시 집행률이 저조했다.

감염취약시설이기 때문에 개별 화장실 설치를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집행률은 23.1%로 전체 59개 정신요양시설 중 10개소만 지원을 받았다.

최 의원은 “장애인거주시설과 정신요양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은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코호트격리하기 쉬우나, 이는 내부감염 확산 위험이 높을 뿐 아니라 인권침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분산조치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원이 필요한데, 예산이 편성돼 있음에도 시설이 알아서 대응하라는 것은 책임 방기이자 각자도생하라는 무책임한 태도.”라며 “감염병 확산 시 국가가 직접 나서서 분산조치를 적극 독려·지원해 장애인과 정신질환자의 기본권을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정두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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