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의 날 맞아 훈맹정음 육필원고, 점자관련 기록물 등 복원
결실부 보강 등 보존성 강화… 국가기록원 누리집에서 공개 예정

국가기록원은 오는 4일 점자의 날을 맞아 송암 박두성 선생이 창안하고 보급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6점식 한글점자 ‘훈맹정음’ 육필원고와 점자관련 기록물을 복원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공개되는 점자관련 기록물은 ▲우리나라 최초의 6점식 한글점자(훈맹정음) ▲박두성 선생이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발행했던 주간 회보 ‘촉불88호:영결김구선생(국가등록문화재)’ ▲점자에 대한 표준안을 마련하고 최초로 제정·공포했던 ‘한국점자규정제정’ 등이다. 

한글점자 육필원고 복원 전(왼쪽)과 복원 후. ⓒ국가기록원

먼저, 이번에 복원된 한글점자는 박두성 선생이 창안한 훈맹정음의 사용법을 기록한 육필원고다. 사용법과 원리, 구성을 시각장애인뿐만 아닌 비장애인들도 알 수 있도록 서술한 자료다. 

당시 시각장애인 교육에는 평양점자라 부른 4점식 뉴욕점자가 사용되고 있었으나, 자음의 초성과 종성이 구별되지 않아 자모가 두 칸으로 만들어져 문자로는 큰 결함을 갖고 있었다. 

이에 박두성 선생은 4점식 점자가 아닌 6점식 점자를 토대로 한글점자를 만들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이를 위해 배우기 쉽고, 점 수효가 적고, 서로 헷갈리지 않아야 한다는 3가지 원칙에 기초해 만들어진 한글점자는 지난 1926년 11월 4일 훈맹정음이란 이름으로 반포됐다.

특히, 훈맹정음은 소리가 나는 대로 쓰고, 쓴 대로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 것이 특징이다. 시각장애인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칙적이고 체계적이며, 배우기 쉽게 만들어졌다.

촉불(위쪽)과 한국점자규정제정 복원 전·후. ⓒ국가기록원
촉불(위쪽)과 한국점자규정제정 복원 전·후. ⓒ국가기록원

이와 함께 국가기록원은 유관기관과 협업해, 지난 7월부터 약 4개월에 걸쳐 송암점자도서관 소장 한글점자와 촉불88호, 국가기록원 소장 한글점자규정제정 관련 기록물을 복원했다. 

촉불은 사용 후 폐기하는 장부에 점자를 찍어 재활용한 기록물로, 박두성 선생이 시각장애인들에게 세상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제작했던 주간 회보다. 광복이 되자 박두성 선생은 인천에서 6년간 촉불을 200여 호 발간했다. 

한글점자와 촉불은 오랫동안 전시, 열람 등에 활용되면서 기록물의 산성화가 심해져 가장자리의 바스라짐과 결실, 변색 등의 훼손으로 복원처리가 시급한 상태였다. 

이에 기록물의 훼손상태를 정밀하게 진단하고, 세척(클리닝)을 통해 표면 오염물질을 제거해 기록물의 가독성을 향상시켰다.

이와 함께 원본과 유사한 한지로 결실부를 보강하고, 탈산처리를 실시해 기록물의 보존성을 강화했다.

복원이 완료된 한글점자와 촉불88호(점역 후 소리 서비스 제공), 한국점자규정은 국가기록원 누리집(www.archives.go.kr)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단국대학교 특수교육대학원 김두영 교수는 “박두성 선생은 점자 창안뿐만 아닌, 직접 점역한 책과 해설서를 전국에 있는 시각장애인에게 우편으로 보내 점자 통신교육과 보급을 위해 일생을 바쳐 노력했다.”며 “그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기록물들이 복원돼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은 무엇보다 뜻 깊은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송암점자도서관 박명수 관장은 “국가기록원의 노력으로 박두성 선생의 육필원고와 귀중한 자료가 원상태로 복원돼 기쁘다.”며 “무엇보다 한글점자와 관련된 기록물이 함께 복원되고 공개된 것은 소중한 성과다. 앞으로 기념관은 복원된 기록물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으며, 함께 협력한 국가기록원에 감사를 전한다.”고 전했다.

국가기록원 최재희 원장은 “특수교육의 개척자였던 박두성 선생의 한글점자와 관련된 기록물이 복원돼 잘 활용될 수 있게 된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국가적으로 중요한 정책과 관련된 기록물들이 발굴돼 활용될 수 있도록 유관기관들과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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